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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외국인 매도세, 과거에 비하여 약해진 파괴력

by lovefund이성수 2015. 10. 7.

외국인 매도세, 과거에 비하여 약해진 파괴력

외국인의 매도는 우리 증시에 방향성을 만들다보니, 투자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으로 비추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가까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의 대량 매도는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던 악몽이 생생히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그 당시 규모의 매도는 아니지만, 올해 4월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가 매달 이어지면서 6월 이후 9조원 감소하였다는 소식은 투자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외국인의 매도에 의한 시장 파괴력은 과거에 비해서는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ㅇ 외국인, 올해 순매수한 물량 거의 대부분 매도하였다.

 

 

[2015년 올해 외국인 순매매 추이]

 

올해초만 하더라도, 외국인의 매수세와 더불어 중소형주/코스닥 랠리 여기에 중국증시의 광풍 분위기가 섞이면서 우리 증시는 상승 분위기에 한껏 취하였습니다. 그리고 5월 말 외국인은 10조원이 넘는 2015년 누적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시장에 모멘텀을 제공하였습니다.

그러던 외국인이 금리인상 시기가 임박했다는 부담감이 생기던 6월부터 매도세로 전환하였고, 그 이후 올해 초에 매수한 대부분의 물량을 매도하면서 여름증시를 암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외국인이 6월 이후 매도한 금액 9조원은 올해 봄 주가지수 상승폭을 원점으로 되돌리게 됩니다.

 

 

ㅇ 생각보다는 양호한 조정, 외국인 무언가 변했다.

 

이번 여름장에서의 외국인의 9조원대 매도로 인하여 종합주가지수는 15%수준의 조정세가 나타났습니다.

크다면 클 수 있습니다만, 거의 10조원에 가까운 외국인 매도세에 비하면 충격정도는 생각보다 양호하다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복싱에서 상대방에게 카운터 펀치를 맞기는 하였지만 잠시 휘청만 했을 뿐인 것입니다.

 

지난 2011년 여름장에서 8조원의 매도세에 25%수준의 조정폭이 나왔던 것을 감안 해 본다면, 이번 외국인의 대량매도의 파괴력이 생각보다는 약했었음을 가늠케 합니다.

 

특히나 과거 10년 전에는 외국인 매매 동향이 하루단위로 시장을 웃게도하고 울게도 하는 절대적인 지표였던 시절을 생각 해 본다면, 외국인 매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체질적 변화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ㅇ 과거에 낮아진 외국인의 영향력

[외국인 시가총액대비 보유 비중 추이]

 

IMF사태 이후, 외국인이 한국증시에서 공격적으로 매수하면서 외국인의 시가총액대비 보유비중 추이는 2004년에 45%수준까지 올라서기에 이릅니다.

이 당시 주식시장은 그야 말로 외국인 마음대로 움직이는 시장이었습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과 연계하여 현물시장에 삼성전자를 가지고 당일 주가지수를 좌지우지하였고,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웩더 독(Wag the Dog)"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기도 하였습니다.

 

2000년대 35%~45%에 이르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레벨다운 되고 예전 수준까지 올라서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잠시 2009년~2012년 증가하기는 하였습니다만, 오히려 최근 2~3년 감소하면서 30%미만으로 내려오기에 이릅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비하여 외국인의 매도 파괴력은 크게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외국인의 낮아진 시총비중은 과연 어디로 갔을까를 생각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ㅇ 국민연금의 지속적인 매수 : 유통물량을 흡수하다.

 

최근 국민연금의 국내주식투자 금액은 95조원대로 시가총액대비 6.4%에 이르렀다는 자료를 접할 수 있습니다.

상전벽해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과거 10여년전만하더라도 국민연금은 거의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에 투자를 하였고, 국내주식투자 비중이라고 해봐야 2007년에 전체 운용자산 중 13.6%에 불과하였습니다. 그 5년 전인 2002년에는 전체 기금 자산 중 5%수준에 불과할 정도였습니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은 매년 늘려가고, 국민연금 자산규모가 들어나면서 2007년 시가총액에서 3%를 차지하던 국민연금 보유 비중이 최근 국내 증시 시가총액대비 6%에 이르게 됩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에서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외국인이 비중축소한 물량 중 많은 부분을 흡수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국민연금의 주식투자가 없었다면 국내 유통주식수가 늘면서 증시에 매물 부담을 자주 만들었겠지만 유통주식수를 흡수하면서 시장에 물량부담을 줄이고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올해 여름처럼 외국인의 대량매도가 나오더라도, 큰 시장 충격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ㅇ 외국인 → 국민연금으로 힘이 넘어가는 과도기

 

10년전인 2000년대는 외국인이 좌지우지했던 시장이었습니다. 외국인의 매매만 바라보는 시장이었습니다만 이제는 그 힘이 국민연금으로 넘어가고 있는 과도기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이 30%수준에 이르고, 국민연금은 6%에 불과하기에 힘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추세는 국민연금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점점 시간이 갈 수록, 과거 외국인 자금이 공룡처럼 보였던 것처럼 국민연금은 점점 커가는 공룡이 될 것입니다.

그 규모는 2015년 국내주식보유 규모는 100조원 수준에서 2020년에는 168조원 수준 2030년에는 350조원 수준에 이를 것을 감안 해 본다면, 시장 파괴력은 국민연금으로 넘어가고 있는 과정임을 상상 해 볼 수 있습니다.

 

그 과도기에 외국인 매도에 의한 충격은 계속 약해 질 것입니다만, 반대로 외국인 매수는 적어진 유통주식으로 인하여 오히려 강한 상승모멘텀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2015년 10월 7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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