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같았던 2월 증시를 되돌아보며...
4년마다 찾아오는 2월 29일은 마치 2월에 하루가 덤으로 더 생긴 듯한 날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내일 삼일절 휴일에 맞추어 오늘 휴가를 내는 직장인도 많은지 아침 출근길은 여느 때보다 여유 있는 출근길이었습니다.
그런 여유 속에 창밖을 보니 지난 겨울 꽁꽁 얼어있던 한강에 얼음이 서서히 녹아가는 지금, 2월 증시를 잠시 뒤돌아보며 투자자들에게 힘들었던 2월 증시를 보내고자 합니다.
ㅇ 설명절 이후 몰아닥친 악재들... 그리고 붕괴된 투자심리
이번 설명절 연휴는 제법 길었습니다. 그 제법 긴 명절 기간 글로벌 증시와 금융시장은 매일 같이 급락하였고 악재성 재료들은 연일 쏟아지면서 설명절 이후 한국증시에 대한 우려가 컸었습니다.
결국 설명절 이후 그 주에 남은 이틀간에 거래일에 시장은 크게 하락하였고, 설명절 연휴가 있던 그 주 금요일에는 코스닥시장이 8%이상 폭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하는 심리적 패닉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연휴기간 연이어진 악재들]
그 당시, 시장에 악재들은 그 한주 동안에 일시에 쏟아졌었지요.
유가의 끝없는 폭락, 유럽은행(특히 도이치뱅크)의 파산 가능성 대두, 일본 엔고에 따른 증시 폭락, 홍콩증시의 폭락.... 등의 악재가 연휴 기간 내내 쏟아졌었습니다.
악재들은 단순히 금융시장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홍콩H지수 관련 ELS는 낙인이 연이어 발생하였고, 원유관련 ELS 또한 낙인이 발생하는가 하면서 한국 금융시장 전체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되었습니다.
이러한 악재들이 일시에 몰아닥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는 농담반, 우려반 섞어 이런 말들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다 종합주가지수 1525p, 원달러 1525원, 국제유가 15.25$ 가겠네..."
ㅇ 보름사이에 변한 시장 분위기..
이번 2월 초 증시 불안을 만든 요인은 크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유가하락에 따른 유럽은행 불안감
두번째는 중국 경제 침체와 헤지펀드의 위안화 약세 베팅 → 중국 위기론 점화
그런데, 이 중에서도 유가하락이 금융시장 하락에 가장 큰 부담요인이었는데, 이달 중순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유가 턴어라운드가 나타난 2월 중순]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하려는 노력이 나타나면서 유가는 반등세로 전환되었고, 비록 여러 합의들이 의구심을 가지게 하긴 하였지만 유가 하락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그 이후 글로벌 증시는 반등세가 이어졌고, 종합주가지수는 플러스 반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설명절 이후의 끔찍했던 하락 공포가 많이 가라앉으면서 보름 사이에 시장 분위기는 크게 변하였습니다.
ㅇ 주식시장은 편했던 시기가 없다...
이번 1~2월 증시를 보내면서, 투자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게 된 말은
"시장이 암울한데, 올라가기 힘들겠지요?"라는 질문입니다.
암울한 전망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다시 미국이 금리를 조만간 올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중국의 부실채권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계속 제기되고, 유럽국가들의 CDS프리미엄은 되려 올라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독일의 CDS프리미엄은 직전 고점을 뚫고 올라가고]
자칫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질 것 같은 불안감이 언제든지 다시 커져서, 시장에 하락 압박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이러한 불안감은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도, 하락할 때도 모두 있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99년 초 IT버블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외환 위기 재발설"은 계속 이어져서 갈헐적으로 시장을 뒤흔들었고, 2000년대 초반에는 신용카드 위기로 국가 경제가 붕괴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 2004년 차이나쇼크로 인한 글로벌 위기 가능성, 그리고 자주 등장했던 대북리스크, 2006년에 또 다시 일었던 차이나쇼크 가능성 뿐만 아니라 2009는 상승시기에도 양적완화가 유동성 함정을 만들 것이라는 위기감 2010년 양적완화 종료 후 세계 경제 위기 가능성, 2011년 동일본대지진, 2012년 이후 계속 이어진 중동 정세 불안, 미국 양적완화 중단에 따른 위기론,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불안 등 시장은 위기론이 계속 이어졌고, 주식시장은 편했던 시기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중요하게 보아야할 점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의 과열여부와 시장 버블 여부입니다. 시장이 버블이 만들어지고, 과열국면이 만들어졌을 때, 악재는 심각한 하락을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증시는 버블도 아니며 투자심리가 과열도 아닌 오히려 냉랭하게 침체된 국면입니다.
이런 조건에서는 주식시장은 모두가 염려하는 붕괴가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집니다.
혹한의 날씨와 같았던 2월 증시, 이제는 다가오는 봄처럼 온화하게 풀여가길 기대 해 봅니다. 간혹 어제 오늘처럼 꽃샘추위와 눈보라가 몰아닥칠 수 있지만, 이는 잠깐 일 뿐입니다.
2016년 2월 29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꽃샘추위 #시장은강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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