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국예탁결제원은 "상장법인 주식투자자(실질주주) 현황"이라는 자료를 보도자료로 공개합니다. 지난 3월 9일에 보도자료가 나왔고, 그 즈음 관련 뉴스들이 쏟아졌지요. 그 자료를 보다보니 여러가지 주식시장에 대한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시대 단상을 보여주는 상장법인 주식투자자 현황 자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ㅇ 늘어난 20대 투자자, 취업난 때문은 아니다.
올해 발표된 예탁원 자료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젊은 주주수가 크게 늘었단 점입니다. 특히 20대의 경우 2014년 34만5천명이었던 주주수가 2015년에는 45만5천명으로 31.9%나 급증하였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포세대, 취업이 안되어서 주식투자 한다"는 제목으로 뉴스를 뽑기도 하였지만, 이는 아전인수격 해석이라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취업난을 이기다 못해 전업투자를 선언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20대 뿐만 아니라 20세 미만과 30대에서도 괄목할 만한 주주수의 증가가 있다는 점을 예의 주시해야하겠습니다.
20세 미만 주주수의 경우 2014년 9만6천명에서 2015년 11만8천명으로 23%나 급증하였고, 30대 주주수도 2014년 106만명에서 2015년 117만명으로 11%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작년에 젊은 투자자가 늘어난데에는 두가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넓은 시각에서는 주식투자를 재테크의 중요한 방법으로 젊은 층이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단 점입니다. 워낙 낮은 저금리 기조하에서 굳에 예금에 돈을 썩힐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저축이 미덕이라고 하던 시대는 과거의 일 뿐 저금리 하에서 투자에 대한 욕구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미시적으로는 2015년의 시장 특성이 영향을 주었다고 보입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스몰캡 장세, 특히 2015년에 나타난 코스닥 랠리는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불러들이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과거 2005년과 1999년 코스닥 랠리 기간에도 유사한 현상 나타났었습니다.
2005년 코스닥지수가 두배 가까이 상승했던 그 해,
그 당시 연말, 주주수는 2004년에 비하여 3만명가까이 감소한 286만여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 20대 주주수는 16만명으로 그 전해에 15만2천명에 5%이상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99년 IT버블 이후였던 2000년 말에는 10~20대 주주의 비중이 13.1%까지 늘어나기도 하였습니다. (cf : 2015년20대 미만 주주 비중 12.1%)
즉, 큰 그림에서는 젊은 층에서 주식투자가 재테크에 필수라는 인식이 늘어 난 것으로 보이며, 미시적으로는 2015년주식시장 상승이 젊은 혈기를 자극하면서 주식시장에 공격적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 해 볼 수 있겠습니다.
ㅇ 평균 보유 종목수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워낙에 다혈질이고 역동적인 한국 투자자의 성향상 단기간에 고수익을 거두기 위하여 한두 종목에 집중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주식시장에 만연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음이 예탁원 통계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도별 1인당 평균 보유 종목수, 원자료 : 한국예탁결제원]
2005년 말 기준 1인당 평균 보유 종목수는 2.77종목이었습니다. 점점 종목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나타나더니, 작년 2015년에는 3.71종목으로 늘어났습니다. 분산투자의 증가 보여지는 대목이기에 고무적이긴 합니다만 아직은 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평균 보유 종목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난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아직도 1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40%가 넘는다는 점은 아쉬움을 크게 남기는 대목입니다.
[보유종목수별 실질주주 분포현황, 자료 : 한국예탁원]
한국예탁결제원의 작년 2015년 상장법인 보유종목수별 실질주주 분포현황 자료에 따르면, 1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수는 42.7%로서 작년 44.9%에 비하여 2.2%p줄어들긴하였습니다만, 아직도 1~2종목만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비율은 합계 61.7%에 이른단 점에서 절반 이상의 투자자가 한두종목에 몰빵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목수가 많아지면 복잡하기에, 머리가 아파서, 신경쓸 수 없다는 이유로, 인생은 한방이라는 여러가지 핑계로 한 두 종목에 집중투자하게 되면 주식투자는 복불복이 될 수 밖에 없고, 10번 수익을 거두었다가도 단 1번의 실패로 모든 재산을 날리게 됩니다.
ㅇ 글을 마치며, 늘어난 젊은 투자자에게 조언...
IT버블 당시 정말 많은 20,30대 젊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필자도 그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많은 경우 주식시장(특히 코스닥)이 활황장일 때 뜨거운 혈기와 의욕을 가지고 주식시장에 뛰어들게 됩니다.
젊은 투자자의 장점은 의욕이 넘치고 열정을 가지고 투자에 임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의욕과 열정이 독으로 작용하면서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고자 "몰빵투자"를 하는 경향이 큽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자칫 치명적인 손실을 남길 수 있습니다.
20대 젊은 투자자에게 몇가지 조언을 남기고 오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첫번째, 절대 자만하지 마십시요.
인간의 본능상, 성공을 이루면 우쭐해져서 자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나는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 자만은 결국 모든 투자자산을 한 곳에 몰아넣어 위험에 빠트리게 됩니다.
특히 젊은 투자자에게 그런 경향이 크게 나타날 수 밖에 없기에, 마음 속에 경계심을 늦추지 마시기 바랍니다.
두번째, 트레이딩 보다는 투자로 방향을 잡으십시요.
동물적 감각으로 멋지게 트레이딩하는 모습, 보기에 정말 멋져보이지요?
마우스클릭 멋지게 클릭하는 트레이더의 모습, 모니터에서 시시 각각 변하는 시세들, 이에 반응하여 수익을 거두는 트레이더의 모습은 멋져보이고 다이나믹 해 보입니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 트레이딩을 하면 할 수록 건강이 나빠지게 됩니다.
30대 초반인데도 손이 덜덜 떨리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젊은 나이에 성인병을 안고 사는 이들도 부지기수고, 심지어 암에 걸려 투명하는 트레이더도 많이 보았습니다.
되도록, 마음편하게 할 수 있는 투자로 방향을 잡으십시요.
마지막으로, 절대 수익을 나더라도 남들에게 자랑하지 마십시요.
젊을 때 성공은 왠지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집니다만, 절대 자랑하지는 마십시요.
자랑할 수록 본인 스스로가 자만에 빠지게 되고, 자랑할 수록 투자 수익금을 허투루 쓰게 됩니다.
아마 최근에 시장에 들어오는 젊은 투자자분들은 잘 하시리라 생각됩니다만, 젊은 열정을 잘 통제하시기 바랍니다.
2016년 3월 21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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