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에서의 은밀한 정보, 과연?
종종 일반인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증권시장에 오래있었기에 여러 루트를 통하여 "은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좋은 정보 있으면 공유 해주세요~" 이런 식의 무의미한 부탁을 자주 듣게 되는데 과연 그 은밀한 정보가 투자에 도움이 될지는....
ㅇ 2000년대 초 어느날 있었던,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
IT버블이 한참 일고 꺼져가던 2000년 어느날이었습니다.
그 당시는 증권사HTS가 급속히 보급되던 때였지요. 그런데 HTS안에 컨텐츠들은 매우 취약하였고 뉴스라고 해봐야 일부 대형 언론사 뉴스들이 간간히 들어올 정도였습니다. (이 당시 온라인 뉴스매체로 등장한 이데일리,머니투데이 등이 비약하던 시기이기도 하였지요)
요즘처럼 공시가 뜨면 실시간으로 수십개의 기사가 나오는 구조가 아니라 일일이 수작업으로 기사를 HTS에 올려야하다보니, HTS에 나오는 뉴스기사들 수도 적을 수 밖에 없었고 가끔 올라오는 뉴스기사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곤 하였습니다.
그런던 중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뉴스를 최종적으로 증권사HTS에 전송해야하는 언론사 직원이 [전송]을 하기 전에 자신의 주식계좌로 주식 매매를 했던 것입니다. 호재성 뉴스가 나온 종목을 미리 매수하고, [뉴스를 전송]하여 주가가 일시적으로 크게 오르면 재빨리 팔았던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이 적발된 이후 언론사들과 증권사HTS는 뉴스에 관한 여러가지 제도와 시스템이 강화되었습니다.
그 만큼 미공개정보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기에 그 것을 미리 이용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 뿐만 아니라 공공연하게 "너만 알아고 있어"라는 루머를 개인투자자들은 갈망하고 간혹 그런 루머로 대박을 누군가 내었다는 말을 들으면 배가 아프기도 하지요.
ㅇ 내 손에 들어온 은밀한 정보, 가치가 없다?
"구하면 열리리라"는 말처럼, 개인투자자가 은밀한 정보를 찾으려하면 어느 순간 "너만 알고 있어"라면서 정보가 은밀히 들어옵니다. 정보의 내용도 귀에 솔깃합니다. "조만간 대규모 수주 발표", "어마어마한 연구 개발 발표", "실적 대박" 등등 당장에 주가가 튀어오를 것처럼 은밀한 정보는 자극적입니다.
내 손에 그 정보가 들어왔다하더라도, 과연 정보의 가치가 있는지 생각 해 보는 이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당장에 "매수!!!"라는 마음만 급할 뿐이지요.
그런데, 이 정보가 내 손에 들어왔다하면 몇 단계를 거쳤을까 생각 해 보신적은 있으신지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은 6명만 거치면 서로 모두 이어져있다"는 6단계 분리이론을 제시하였습니다. 요즘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발달하여 4단계까지 줄었다 하지요.
즉, 은밀한 정보가 있다하더라도 첫 단계가 아닌 몇단계를 거치면 전 세계 모두가 알 수도 있는 정보가 되어버립니다.
[그림참조 : 시간을 이기는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 이성수 저]
한단계에서 10명씩에게 정보가 퍼진다고 가정한다면, 1단계에서 10명, 2단계에서는 100명, 3단계에서는 1000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1명이 1000만원씩 투자한다하더라도 3단계 정도만 되어도 100억원이라는 거대한 투자금이 되게 되고, 단계가 늘어날 수록 매수세는 급격히 유입되어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게 됩니다.
문제는 내 자신이 받은 정보가 몇단계까지 퍼졌을 때 받았는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회사CEO에게 직접 정보를 받았다하더라도, 몇달전부터 이야기하던 정보였다면 6단계가 아닌 10단계도 넘어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정보는 모두 주가에 반영되어 있고, 오히려 "은밀한 정보"로 주식을 매수하였다가는 상투에 매수하는 격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ㅇ 전문투자자에게 들어온 정보, 오히려 역정보일 수 있다.
필자는 누가 은밀한 주식 정보라며 알려주며 하면 "사양합니다"라고 말합니다.
필요하지도 않은데 굳이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꼭 있습니다. 전문투자자들에게 정보를 던지는 이들이 있는데 그런 정보의 경우 "역정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번에 OOO기업에서 엄청난 공시가 곧 나올거다"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 은밀한 정보의 주인공인 OOO기업들은 왜 그렇게 재무구조가 취약한지 상장폐지할 수도 있는 재무적 리스크를 안고 있기도 하고, 주가는 다락같이 올라서 오히려 상투를 만들기 직전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보통 이런 역정보를 "뒷설겆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즉, 오히려 매물을 떠안게 하려하는 악의적 정보인 것입니다.
[은밀한 투자 정보 하지만, 사진참조 : pixabay]
ㅇ CEO본인도 정보의 가치를 모를 수 있다.
회사를 경영하는 CEO가 회사 정보가 가지는 주가 파급 정도를 모를 수 있습니다.
CEO도 사람입니다. 그러하기에 회사 사업은 잘 하고, 사업에만 매진하다보면 자신의 기업에서 나오는 정보가 주가에 얼만큼 큰 힘을 발휘하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무적인 상황을 보고는 받더라도, 실제 자세한 상황을 모르는 경우도 많아 회사 내부에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우연히 회사 CEO에게 정보를 받았다하더라도, 투자 가치가 없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런데 종종 CEO가 주가만 신경쓰는 이도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회사CEO가 주가를 좌지우지하려하고, 주가를 부양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곤 합니다.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회사들은 기업 재무 상태가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무언가 내부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ㅇ 은밀한 정보를 받았다면, 오히려 냉정해 지시라.
아이러니 하게도, 은밀한 정보(사실은 전혀 아닌)를 받고 기뻐하며 투자를 한 분들의 경우 매우 감정적인 심리상태에 빠져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간"만 보겠다고 하던 분이 어느 순간에는 전 재산을 몰빵하기에 이르고, 주가가 심각하게 빠지거나, 회사에 문제가 발생하였어도 냉정하게 매도하지 못하여 큰 낭패를 보게 됩니다.
만약 은밀한 정보를 받았다면, 오히려 더 냉정 해 지십시요.
그리고 참고로, 자본시장법이 강화되어 2,3차 정보 수령자가 이를 이용 주식투자를 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 상식으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은밀한 정보 멀리하는게 상책입니다.
2016년 3월 23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루머 #투자에도움안돼
'주식시장별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SDS를 보며, 신규상장주 허니문 이후의 모습 (0) | 2016.03.25 |
---|---|
코데즈컴바인에서 보이는 기계적 주가 왜곡 (0) | 2016.03.24 |
다시 봐도, 한국증시는 변화의 임계치에 서있다. (2) | 2016.03.22 |
상장법인 실질주주 현황에서 보이는 투자 단상 (2) | 2016.03.21 |
개인투자자의 잘못된 투자습관, 통계적 의미를 찾아보다 (2) | 2016.03.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