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을 떠나려는 동서, 코스닥에 남기는 의미
지난달, 동서는 코스닥을 떠나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한다는 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었고, 한국토지신탁 또한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안을 지난달 통과시켰습니다. 우량한 기업들이 속속 떠나는 코스닥 시장. 그렇다면 과거에 코스닥을 떠나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한 종목들은 어떤 주가 흐름을 보였는지 살펴보면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 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 글은 데이타 정리에 시간이 걸려,예정 시간보다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ㅇ 코스닥을 떠나 더 넓은 곳으로 떠난 종목의 추억
코스닥 시장을 떠나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한 종목은 1999년 이후 43개 종목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지금은 코스피 종목이라고 당연히 생각되는 종목들도 많이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코웨이, 교보증권, 강원랜드, 아시아나항공 등 왠지 코스닥과는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종목들이 과거에 코스닥에 있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하였습니다.
필자의 기억 속에 웅진코웨이(현재 코웨이)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여 가격을 제대로 받은 대표적인 케이스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2000년 웅진코웨이(당시 회사명)는 매달 대략적인 손익계산서를 회사 홈페이지에 올릴 정도로 주주 우선 정책과 투명성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배당수익률도 제법 높은 편이어서 코스닥 종목인가 싶을 정도 였지요. 하지만 웅진코웨이의 주가는 당시 IT버블과 붕괴로 몸살을 앓던 코스닥 시장에서는 제 값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2001년 봄 웅진코웨이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였고, 2001년 초 2~3천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단 1년만에 1만5천원대로 5배 이상 급등하게 됩니다.
[2001년 봄 유가증권시장 이전 후 화려한 상승이 이어진 코웨이]
ㅇ 유가증권 시장으로 떠난 종목들, 떠나길 잘했다...
2003년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난 24개 종목의 주가등락률을 추적하여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와 비교하여 초과수익률을 비교하여 보았습니다. (수정주가 기준으로 주가는 계산하였습니다.)
유가증권 시장 이전 후 현재 종가까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코스맥스로 860%대를 기록하였고, 상신브레이크 800%수준, 무학 660%대, 엔씨소프트 620%대, 인팩 580%대,유나이티드 450%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한 종목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한 종목들 대부분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다]
평균상승률은 240%수준이었고, 24종목 중 14종목이 100%이상의 상승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하락한 종목은 겨우 4종목에 불과하였습니다.
[유가증권시장 이전 종목 지수대비 월등히 아웃퍼폼]
이뿐만이 아닙니다. 각 종목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시기부터 현재까지 같은 기간 주가지수 대비 등락률을 보게 되면 종합주가지수 대비해서는 162%, 코스닥지수대비해서는 195%라는 월등한 초과수익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즉,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유가증권시장 대비해서도 높은 수익률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코스닥에 있을 때의 억울한 주가를 한풀이하듯 풀었다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전 상장 후 6개월, 12개월이 지났을 때의 시장대비 수익률을 추적한 자료 또한 아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괄목할만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05년 이후 거래소 이전한 종목들의 기간별 초과수익률]
ㅇ 어떻게 이런일이 발생하는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코스닥시장을 떠났다는 이유만으로 코스닥을 떠난 대부분의 종목들이 월등한 초과수익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요?
이는 코스닥 시장의 특성상 우량한 기업들이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성장성에 대한 꿈이 있는 기업(가시적인 성장률도 아닌 기대치만으로)들은 허무맹랑한 주가로 뻥튀기 되지만, 꾸준한 성장을 수치로 보여준다하더라도 허풍을 떨지 않는 기업의 경우는 주가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시장이 바로 코스닥입니다.
그러다보니 우량하고 튼튼한 코스닥 기업들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언제든지 떠나고 싶어합니다.
이 순간에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안에는 연속적자가 이어지는 종목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코스닥 시장에서 제대로된 밸류에이션 평가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러하기에 코스닥시장에서는 회사가치와 주가 사이에 괴리가 형성되어있고,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기업은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으면서 주가는 큰 상승을 만들게 됩니다.
ㅇ 다른 한편으론 : 코스닥에 숨겨진 흑진주가 많다는 증거
코스닥에 말도안되는 주가에 위치한 종목이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도 안되게 저평가된 종목들도 많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에는 "꿈"만 가득한 종목들이 차지하고 있고 그런 종목들에만 투자자들(특히 개인)의 관심이 몰리니 시가총액 중하위권에서는 주가가 올라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괄시받고 저평가된 종목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습니다.
물론 유가증권시장에도 그런 종목들이 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특히나 밸류에이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종목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량한 코스닥 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나려 하는 것이지요.)
오히려 이런 종목들은 강력한 플러스 알파 수익률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철저히 소외받았기에...
시장에서 소외받아 그 주가가 회사가치인 것으로 투자자들은 계속 착각하고 있기에..
이런 종목들을 찾아 매수해야할 것입니다. 이런 종목들 말이죠..
"이 종목은 코스닥 스타일 종목이 아닌데 말이야?"
2016년 4월 5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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