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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시장도, 남들이 안가는 꽃길이 아름답다.

by lovefund이성수 2016. 4. 7.

주식시장, 남들이 안가는 꽃길이 아름답다.

봄꽃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한참인 요즘입니다. 여의도에도 윤중로에서 봄꽃 축제가 한참이지요. 인산인해를 이루는 봄꽃 축제... 하지만 사람을 보는건지 꽃을 구경하는 건지 알 수 없고, 여기저기에서는 음식냄새며 사람에 치이다 불쾌한 일들도 생기는 등 꽃놀이의 느낌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동네 벚꽃이 더 운치 있게 느껴지지요. 

그러한 것처럼, 주식시장에는 이런 격언이 있습니다.

"남들이 안가는 뒤안길에 꽃길이 있다"



ㅇ 꽃 놀이를 하러왔지, 사람구경하러 온것은 아닌데...


걸어서 퇴근하던 엇그제, 습관대로 서강대교를 건너기 위하여 여의도 순복음교회 길건너 편을 걷고 있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 윤중로에 벚꽃 구경가는 사람들이었지요. 점점 서강대교쪽(윤중로쪽)으로 다가갈 수록 사람들의 인파는 더욱 더 늘어나고, 길거리에 노점과 얽혀 걷기도 힘든지경에 이르게 되더군요.

봄꽃 구경 왔다가 사람들에 치이고 지쳐 집에 가자고 우는 아이들도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보이고 그 많은 인파가 윤중로를 향하여 몰리고 몰렸습니다. 겨우 200m가는데 20여분이 걸릴 정도로 인파는 대단하였습니다.

가까스로 서강대교 쪽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야 다시 속도를 내어 걸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들이 꽃놀이를 온 건지, 그냥 너도나도 가야한다는 군중심리로 온건지..."




[아수라장 된 진해군항제, 사진참조 : JTBC]



우연히 인터넷 글들을 보다, JTBC뉴스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수라장 된 진해군항제" 오랜 역사를 가진 벚꽃축제이지만, 사람들이 몰리면서 벚꽃놀이보다는 불편함이 컸다는 뉴스더군요. 전국 최대 벚꽃 축제이기에 한번은 가봐야한다는 심리에 몰리고 몰리는 사람들 꽃놀이보다는 여러 불편함에 피로만 쌓이게 됩니다.

여의도 봄꽃 축제도 윤중로의 벚꽃들은 아름답지만, 사람들에 치이고 한걸음도 옮기기 힘들 정도가 되면 꽃놀이에 대한 피로만 높아지고 "사람 구경"왔다는데 의를 두게 됩니다.



ㅇ 주식시장도 마찬가지, 사람들이 몰리는 때! 몰리는 곳!에는 수익률 구경 못한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년간의 횡보장세여서 사람들이 몰리는 때를 최근 몇년 사이에 볼 수는 없지만 상승장이 오래 이어진 후에는 사람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게 됩니다. 근래에 가장 대표적인 시기는 바로 2007년 장세이지요.



[2007년 증시열풍은 대표적인 과열 사례, 사진참조 : 2007년 11월 14일 MBC 뉴스]



사람들은 주식투자를 하기 위하여 그리고 주식형펀드, 중국펀드, BRICs펀드에 가입하기 위하여 증권사로 그리고 은행으로 뛰어갔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증권사 건물 앞에 장사진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증권사 직원이 번호표를 건물 밖에까지 나가 나누어 주었을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사람이 몰리던 그 후, 2008년 금융위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수익률은 보지 못하고, 투자자들의 절규만 주식시장에 남았습니다.


그 전인 1999년에도 IT버블이 피크를 이룰 때, 사람들은 벤처투자와 펀드붐에 편승하였지만 오히려 대세 상투를 잡고 말았고, 1988년에도 종합주가지수가 1000p를 향해 달려가던 그 때 소팔고 논팔은 돈을 들고 증권사로 시골농부들도 뛰어들었고 집에서 갖난아이를 업고 증권사에 가서 투자를 할정도였지요.그리고 그 후의 결과는 90년대 초반의 깡통계좌 정리 사태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 처럼 사람들이 몰리는 때에는 원하는 수익률 구경보다는 손실 구경을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게 되는 종목군들은 투자자들의 관심만큼 큰 수익률을 만들어주기 보다는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심리에 공포감을 안겨주거나 오히려 상투권을 만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대표적으로 2011년 봄, 차화정 장세가 막판으로 치닫던 그 때, 자동차/화학/정유주에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되었습니다. 기관에서는 자동차/화학/정유주를 편입하지 않은 펀드매니저가 질책을 받는가하면 압박을 이기다 못한 펀드들은 차화정 종목들의 비중을 대규모로 높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당시 차화정을 주로 운용하는 펀드,자문형 랩의 포트폴리오를 개인투자자가 따라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리고 그 후 수년간에 걸친 자동차,정유,화학 주의 약세장이 만들어 집니다.


더 이전으로 올라가면 2007년 M증권에서 조선,철강,해운 등 소위 중국관련주들을 집중매수하였고 당시 시대적 분위기와 함께 해당 종목군들이 폭등을 넘어 폭동수준의 상승이 이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의 관심은 집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주가는 무너졌고 그 때의 꿈같은 성장 기대감은 사라지고 아직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7년 화려한 랠리를 이어간 OOO조선주 하지만...]



ㅇ 남들이 안가는 길에 꽃길이 아름답다.


벚꽃 구경을 가기 위해 필자는 점심시간마다 여의도 윤중로가 아닌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벚꽃길을 걷습니다. 사람들도 많지 않아 벚꽃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고, 꽃들도 생기가 넘치니 꽃 구경하는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벤치에 앉아 햇볕을 느껴보는 여유도 가질 수 있으니 사람들이 북적대는 여의도 윤중로 벚꽃 축제에서 느낄 수 없는 평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어본 벚꽃, 사진 : lovefund이성수]



이처럼, 사람들이 잘 안가는 꽃길에서 제대로 꽃놀이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잘 안가는 종목군, 사람들이 주식시장을 멀리하는 시기는 투자에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고 최적의 시기가 될 것입니다.

당장에 가지고 계신 종목의 종목토론게시판을 한번 보십시요. 1시간만에 수십개의 글이  올라올 정도로 시끌벅적하다면 그 종목에는 벚꽃놀이에 몰려온 사람처럼 너무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있는 것입니다. 투자 수익률을 구경하기 보다는 오히려 다른 이유로 피로만 쌓일 뿐이지요.


그리고, 사람들이 주식시장을 멀리하고 위험한 곳으로 치부하는 지금 한국증시...왠지 여유롭다는 느낌을 필자는 받습니다.

좋은 종목들이 여기저기 피어난 꽃들처럼 흐드러지게 많은데 이를 가지려하는 투자자들은 그리 많지 않으니 말입니다.



2016년 4월 7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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