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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일본 공적연금 손실 뉴스, 그에 대한 반응을 보며...

by lovefund이성수 2016. 4. 6.
일본 공적연금 손실 뉴스, 그에 대한 반응을 보며...

일본의 공적연금을 운용하는 GPIF(연금적립금 관리 운용 독립행정법인)의 2015년 회계년도 운용 결과가 5조1천억엔(한화 약 52조원)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뉴스로 나왔습니다.

이로 인하여, 2014년부터 주식투자 비중을 높여서 일본 연금이 망(亡)해 간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는가하면, 투자위험이 높은 주식에 비중을 높인 것에 대한 사회적 논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 그리고 군중의 반응들을 보다보면, 전형적인 "인간"의 군중심리를 그대로 느끼게 됩니다.

 

 

ㅇ (5조1천억엔) 52조원 손실...이라는 숫자, 자연스럽게 공포감을 만들어..

 

억원정도까지의 금액은 사람들의 심리에 익숙한 숫자로 받아들여지지만, 아직까지는 조 단위의 금액에 대해서는 한국이든 일본이든 하늘 높은 숫자로 인식되기에 천문학적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조단위의 손실이라는 수치를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조엔(원) 그리고 손실"이라는 점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손실규모라하니 일본인들 입장에서는 분노감을 일으키게 할 것이고, 이 때문에 7월에 있을 일본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주식 비중을 높였기 때문에, 손실이 커졌다"는 평가로 논리가 전개되는 것은 어찌보면 사람의 자연스러운 평가일 수 있습니다.

 

 

ㅇ 일본 공적연금에서 주식비중이 어떻기에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공적연금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었습니다. 안전지향 주의인 일본인들 입장에서는 채권비중 70%는 마음을 편하게 했을 것입니다. (특히 일본 자국 국채 보유 비중은 50%였지요)

그런데 아베총리가 집권한 이후 2013년부터 일본공적연금의 주식비중이 단계적으로 높아지면서, 현재는 전체 자산에서 채권비중이 50%까지 낮이졌고 ,주식 등의 위험자산이 50%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일본 공적연금의 자산배분 정책, 원자료 : GPIF]

 

 

하필이면 이런 때, 2015년에 공적연금이 손실이 발생하였으니, 일본 국민들 심리는 불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말입니다. 단편적으로 2015년만 보면 손실로 인한 우려가 느껴지지만 2015년 이전 성적표를 같이 보면 새삼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ㅇ 몇년동안 주식덕분에 수익률이 높은건 망각?

 

 

[일본 공적연금의 연도별 총수익률, 자료 : GPIF 및 뉴스추정치]

 

 

위의 표는 일본공적연금의 연도별 총수익률입니다. 2015년 추정치는 5조1천억엔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이지만 손실률로 따지자면 총 자산 140조엔에 비하면 3~4%수준의 심각하지 않은 손실임을 볼 수 있습니다. 돈 단위로만 볼 때는 일본공적연금이 망해갈 것처럼 보였지만 수익률로 평가하게되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2012년 이후 일본공적연금은 3년 연속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단 점입니다. 2015년만 보면 주식투자로 연금을 망가트리고 있다고 일본 여론에서는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그 이전에는 주식투자 확대 덕분에 수익률을 크게 레벨업 시켰던 것입니다. 주식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았던 2010년과 2011년에 한자리수 수익률과는 너무도 차이 납니다.

 

주식비중이 낮았던 2012년은 왜 수익률이 높았느냐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GPIF자료에 따르면 그 해 국내외 주식투자에서 2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전체 수익률을 크게 높였습니다. 만약 현재와 유사한 비중이었다면 2012년 일본 공적연금 수익률은 17%수준까지 올라갔을 것입니다.

 

즉, 올해 뉴스에서는 주식 때문에 수익률이 나빠졌다고 평가하지만 그 이전에는 오히려 몇년 연속 덕을 보았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투자자에게 던져줍니다.

 

 

ㅇ 인간은 단기 성과만 집착한다 : 비이성적 판단을 만들어..

 

일본 공적연금의 2015년 손실에 따른 여론의 반응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사람은 단기 성과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매년 꾸준한 결과를 만들어야하고, 한번이라도 손실이 발생하면 과거의 성과를 모두 무시한채 "질책"만 쏟아지게 되지요.

 

이는 인간 진화 역사에서 야생에서 살기 위해서는 적절했을 수 있는 본능입니다.

식량을 구할 때, 야수에게 쫓길 때 눈앞에 보이는 현상들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대응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에 있어서는 이런 눈앞에 보이는 결과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비이성적인 판단을 만들게 됩니다.

 

작년 한국에 국민연금이 운용사들을 "단기평가"하는 지침을 마련했다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결국 그 안은 시행초기에 폐기되었지만 이 또한 대표적인 군중심리가 반영된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단 1년, 아닌 한달도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결국 금융시장에 반영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ㅇ 자산배분전략, 세웠다면 공고히 지키시라!

 

자산배분 전략은 이제 투자에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내 인생은 올인!"이라며 주식에 모든 자산을 투자하거나 안전자산에 모든 자산을 묶어두는 시대가 아닌 자산을 투자 성향에 맞추어 배분하는 것이 큰 그림에서 세워져야합니다.

최근 투자자분들은 무의식중에 이런 자산배분전략을 실전에 사용하고 계십니다.

(예, 은행에 1/3, 주식에 1/3, 부동산 1/3 등등등)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은 50vs50전략(일본 공적연금이 주식성 자산에 50%, 채권형에 50% 설계한 것처럼)입니다. 주기적으로 비중만 조절하여도 장기적인 성과를 안정적으로 만들 수있습니다. 기대수익률을 높이고자 한다면, 주식비중을 높여 70vs30전략으로 세팅하여도 되고,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주식30% vs 안전자산 70%로 세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 위험 선호도와 성향에 달렸습니다.

 

그런데 자산배분 비율을 결정하셨다면 굳건히 지키십시요.

우연히 주식비중을 높였는데 하필이면 그 때가 주식시장 고점이었다하더라도 그 비율을 장기적으로 지키셔야만 합니다. 주가가 빠졌다가 주식비중을 낮출 경우 오히려 "고가매수 저가매도"라는 악순환만 만들게 됩니다.

최소한 처음 세팅한 비율만 지켜도 주가가 빠졌을 때는 저가에 일부 주식을 매수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주가가 상승하였을 때 일부 매도하는 간접적인 저점매수 고점매도 효과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절대! 주변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마십시요. 기준을 세웠다면 강하게 지켜야만 합니다. 휘둘려봐야 남는 건 줏대 없는 운용 결과 뿐입니다.

 

 

2016년 4월 6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손실 #자산배분전략 #단기평가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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