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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화끈한 증시 vs 온화한 증시, 어느 쪽을 원하시는지요?

by lovefund이성수 2016. 9. 23.

화끈한 증시 vs 온화한 증시, 어느 쪽을 원하시는지요?

미국 나스닥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합니다. 글로벌 증시는 화끈하게 오르는 듯 한데 한국 주가지수를 보면 왠지 모르게 답답한 느낌을 투자자들은 느끼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근래 6년여간 이어진 행보장이 마무리 되고 시장이 뜨거워졌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화끈한 증시와 온화한 증시 중에서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매력을 느끼시는지요?

 

 

ㅇ 예전처럼 시장이 화끈했으면 좋겠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시장 변동성은 그게 줄어들었고 그 이전에 비하면 순한 양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비록 2008년 금융위기로 큰 충격이 있긴 하였습니다만, 그 전에 1년 걸러 한번씩 나타난 급등락 장세를 생각 해 본다면, 최근 10여년간의 장세는 과거에 비하여 너무도 고요할 정도이지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화끈한 장세라면 2009년에 전 종목이 급반등하며 2008년 위기를 넘기는 시기 하나만이 과거 급등장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상승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2005년, 2007년 묻지마 랠리,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이어진 랠리, 2001년 911테러 이후 다음 해 봄까지 이어진 100%에 육박하는 지수 상승장, 1999년 IT버블, 1998년 IMF사태 극복과정, 92년~95년까지의 500p에서 1000p까지의 랠리, 1980년대 후반 트로이카 랠리 속에 만들어진 증시 광풍 등이 있을 것입니다.

 

이 화끈한 장세 때에는 주가지수가 1년도 안되어 100%이상 상승하였고, 이 시기에는 공통적으로 증권사 남자 직원들은 증권사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1등 신랑감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지요.

투자자들은 흥분에 휩쌓여있고, 오늘 주식을 매수하면 내일 상한가로 치고 올라가니 자연스럽게 상한가 따라잡기와 같은 전략들을 너도나도 사용하였고 하루아침에 큰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을 부러워하는 일반인들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습니다.

 

[폭등장 이후에는 폭락장이 꼭 뒤따랐다]

 

이런 장세... 마치 땅집고 헤엄치고 싶어하는 장세 모두가 원하고 그리워합니다.

하지만 이런 화끈한 장세는 그 후에 심각한 후휴증을 남겼음을 기억해야만 할 것입니다. 80년대 후반 폭등 장세 이후 2년간의 폭락장이 발생하면서 한국 증시에 "깡통계좌"라는 용어를 만들었을 정도로 투자자들을 파산지경에 몰아넣었으며, 90년대 중반 랠리 후에는 치욕적인 IMF사태 그리고 99년 IT버블 이후에는 2000년 IT버블 붕괴로 수많은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일순간에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화끈한 장세에서 수익 내고, 미리 빠져나오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폭등장에서 큰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 중 대다수는 더 큰 투자수익을 거두기 위해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더 큰 투자금과 레버리지 투자로 베팅을 키워가다 결국 폭락장을 만나 재기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손실에 빠지고 맙니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주변지인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폭등장보다는 완만하고 온화한 장세가 오히려 좋다..."

 

 

ㅇ 2011년 이후 횡보장? 폭락이 없어 기회가 꾸준했던 시장

 

종합주가지수는 2011년 8월 유럽위기로 20%수준의 하락을 만든 이후 6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10%수준의 주가지수 하락은 매년 한번 정도씩은 발생하였습니다만, 이는 과거 폭등 후 폭락장 때 나타나던 -50%지수 하락률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요.

 

그러다보니 온화했던 시장에서 은근히 수익의 기회는 예상외로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특히 가치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2010년대는 평온하게 제법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좋은 시장이었습니다.

지수 자체는 횡보흐름이었지만 투자자들은 관과했던 부분이 많았던 것입니다.

 

종합주가지수의 경우는 2011년 말 이후 최근까지 12% 상승하였는데 이는 매년 2.4%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배당수익률 1%중반 수준을 감안한다면 비록 횡보장이었지만 2011년 말 이후 주식시장에서 주가지수만 볼 때, 2.4%수준의 시세차익과 1% 중반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거두어 총투자수익률 3%후반~4%의 성과가 나타났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은근히 많이 올랐지요? 지수만 볼 때, 2011년 말 이후 현재까지 37%상승하였고 이는 매년 6.8%의 수익률을 올렸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코스닥의 낮은 배당수익률이지만 이 또한 감안하면 대략 7%수준의 연간 투자수익률이 코스닥 시장에서 발생했습니다.

 

소형업종지수의 경우는 2011년 말 이후 71%상승하였고, 이는 매년 12%의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투자자들은 느끼지지도 못하는 사이에 은근히 높은 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 횡보장에서 나타났던 것입니다.

 

[지난 5년간 나타난 가치주의 성과, 자료 : lovefund연구용 가치포트폴리오]

 

 

가치투자 포트폴리오는 최근 5년여는 엄청난 기회의 시기였습니다.

2011년 말 이후, 누적수익률 125%를 기록한 저평가 가치주의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매년 복리로써 18.6%의 성과를 올렸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배당수익률은 따로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주가지수가 크게 요동치지 않았기에, 원칙이 명확했던 투자자들은 자신의 전략을 고수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조용히 횡보하던 종합주가지수처럼 조용히 그리고 제법 큰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 것이 바로, 온화한 횡보장이 가져다 주는 매력입니다.

 

 

ㅇ 앞으로의 장세, 급하게 달리지 않기를...

 

그래도, 횡보장이 너무 지속되다보면 주가 잠재력이 계속 누적되고 쌓여 마치 꽉 누를 스프링처럼 갑자기 튀어 올라버릴 수 있습니다. 이 횡보장에 1년, 2년 더 지속된다면 매우 짧은 기간에 일순간에 튀어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경우 오히려 과거 08년 금융위기 이전처럼 주식시장은 1년 폭등, 1년 폭락이라는 심각한 후휴증만 남기게 되고 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 가능 종목만 날라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폭등시기에는 철저한 소외감을 맛볼다가 폭락장에서는 그대로 주가 하락을 그대로 손실로 떠안을 수 있습니다.

 

즉, 갑자기 치고달려간다면 주가지수만 올라가다보니 흥분된 투자심리에 일시적으로 기분 좋을 수는 있지만 마치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하고 시합에 나간 선수들처럼 심각한 후휴증을 경험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지금 시장이 완만하게 그리고 꾸준히 상승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야만 더 오래 그리고 더 멀리 시장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더 많은 투자자들이 그 상승의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시장을 보실 때 이를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급하게 달려간다면 마지막 D-day가 빨리 다가오겠지만, 천천히 시장이 상승한다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 후에야 D-day가 찾아올 것 이라고 말입니다.

 

2016년 9월 23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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