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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횡보장이 1년 더 지속된다면? 어떤일이 증시에 나타날까?

by lovefund이성수 2017. 2. 20.

횡보장이 1년 더 지속된다면? 어떤일이 증시에 나타날까?

2010년대들어 횟수로 7년이 되어가는 횡보장이다보니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도는 상당합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하여 상승장을 만들지 못하고 너무도 오랬동안 억눌린 한국증시. 만약 이런 횡보장이 1년 더 연장된다면 시장에서는 어떤 현상이 나타나게 될까요?

오늘 글에서는 만약의 상황을 가정하여 시나리오를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ㅇ if... 만약에...

 

개별 종목이 오랜 기간 횡보한 경우는 왕왕 있습니다.

예를들어 동방아그로라는 개별주의 주가 차트를 장기간으로 놓고보면 미록 2015년에 잠깐 박스권을 이탈하긴 했지만, 2007년 이후 6000~7000원대 박스권에 가두어져 있는 듯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주가지수가 이렇게 오랜기간 횡보세를 이어온 경우는 글로벌 증시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적어도 크게 빠졌다가 올라오거나 크게 올랐다가 제자리로 내려오는 급등락은 있을 지언정, 국가의 대표지수가 1800~2200p라는 가는 박스권에 5년을 넘어 횟수로 7년째 횡보하는 경우는 없다시피 합니다.

그래도 그 좁은 박스권에서도 작은 시장 등락이 있어왔었고, 투자자들은 그 때마다 잠시 흥분했다가도 실망감에 빠지는 일이 1년에 한두번 씩 반복되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답답함을 느끼면서 높은 피로감에 휩쌓여있습니다.

만약 이런 좁은 박스권이 1년 더 연장된다면, 과연 한국증시 참여자와 한국증시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ㅇ 현상 1 : 박스권을 당연시하는 투자 문화가 심화되다.

 

최근 증시 참여자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종합주가지수 1800~2200p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곤 합니다. 주가지수가 올라봐야 2200p일터인데, 그 즈음에서 매도하겠다고 계획 세우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 그런 경향이 짙습니다.)

그러다보니 증시가 반등세가 나올 때마다 펀드환매가 증가한다거나, 개인투자자의 매도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곤 합니다.

 

만약 1년 더 박스권이 연장된다면 이런 박스권 매매가 공식화되다 못해, 절대공식처럼 신격화 될 것입니다.

종합주가지수가 박스권에 상단부에 이르면, 꼭 매도를 해야하고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 투자자는 바보투자자로 취급받는 투자문화가 지금보다도 더 심화될 것입니다.

 

마치, 좁은 우리에서 자라난 송아지가 좁은우리 밖에 나가면 큰일이 날 것처럼 생각하면서 그 안에서만 맴돌듯 말이죠.

 

이런 현상은 88년~2005년까지 17년간의 500p~1000p 박스권 장세에서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타났었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p를 넘어가면 매도하고, 500p에서 재매수하면 큰 수익률을 만들것이라는 공식이 해를 거듭할 수록 고정관념화 되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거의 신격화 되었었지요.

 

하지만, 그 공식은 2005년에 깨지고 맙니다. 결국 박스권만 생각하던 투자자들은 종합주가지수 1000p에서 모든 주식을 매도하고, 저 멀리 날라가는 주식시장을 멍하니 쳐다보고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못하였지요.

 

[이렇게 오랜 기간 국가 대표지수가 횡보한 역사는 없기에...]

 

 

ㅇ 현상 2 : 더 작은 변동성에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2009년 이전에 주식투자를 시작하신분들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만, 2010년대 들어 주식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한 투자자들은 낮은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래도 주식시장이 등락이 컸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과거 2009년 이전에 비하여서는 시장 변동성은 참으로 고요한 수준이란 점을 필자는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과거에는 주가지수가 1년간은 100%폭등 다음해엔 반토막 폭락이라는 급등락이 매해 반복되었습니다. 요즘 장세는 기껏해야 지수 등락이 20%하락, 상승하는 정도일 뿐이지요.

그러다보니 주식시장에 작은 등락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10년전만 하더라도 3%정도 주가지수가 급등락 해야, 폭등/폭락장이라 표현하곤 하였는데, 요즘은 주가지수 1%만 움직여도 폭등/폭락이라는 수식어가 붙곤합니다.

만약 1년 더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이어간다면, 아마도 더 작은 등락폭은 0.5%수준의 등락에도 시장참여자들은 폭등 혹은 폭락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ㅇ 현상 3 : 극단적인 겁쟁이가 되거나, 무모한 투자자가 되거나.

 

위에서 언급드린바와 같이, 횡보장이 더 이어지면 더 작은 변동성에도 투자심리는 휘청거릴 것입니다. 그렇단 얘기는 투자자들이 극단적으로 겁쟁이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주식시장이 조금만 상승해도, 수익을 확보하기위해서 매도하려한다거나 조금만 주식시장이 하락해도 폭락한다면서 투매에 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도 많은 수의 투자자들은 이런 투자심리에 빠져있을 공산이 큽니다.

 

그에 반하여, 반대로 극단적으로 무모한 투자자들도 늘어날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낮다보니 그 낮은 변동성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하여 레버리지투자(빚을 내어투자)를 하는 이들이 크게 늘 것입니다. 이와 함께 나름대로 최근 몇년간의 표준편차 등의 변동성을 이용하여 파산확률을 계산하여보면, 레버리지를 최대한 써도 된다고 나올터이니 어떤 이유에서든 극단적으로 무모한 투자를 하는 부류도 크게 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심리가 서로 섞일 경우에는 최악의 조합이 되고 말 것입니다.

좁은 박스권에서 나름대로 수익률을 높이고자 레버리지를 최대한 쓴 투자자가 주가변동이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새가슴이 되어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면서 패닉심리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레버리지를 사용한 거의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케이스이기에 필자는 큰 우려와 함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스권이 좁다하여, 무리하게 빚내어 투자하지는 마시길"

 

 

ㅇ 현상 4 : 시장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높아지고, 외국인/연기금 매수는 강화될 것

 

[만약 박스권 장세가 1년 더 이어질 경우, 시장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 높아져...]

 

자주 언급드리는 이야기입니다만,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2008년 금융위기나 2000년대 초반 수준까지 높아져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기업들의 4분기 실적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 1,2월 수출이 증가했다는 소식등은 기업 밸류에이션이 더욱 높아졌음을 암시합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외국인과 연기금은 그 매수세를 지금처럼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특히 이 두 매매주체는 투신권보다 개인보다도 더욱 매매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시장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좁은 박스권이 만약 1년 더 이어진다하더라도 시장이 조금이라도 하락하면 반발매수세를 이 두 수급주체들이 주도할 것이고, 결국 주가지수는 저점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을 것입니다.

 

 

ㅇ 종합 : 횡보장은 역사를 만드는 과정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여 본다면, 만약 1년 더 증시가 박스권이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은 횡보장을 당연시하는 투자심리에 빠져있을 것입니다. 이 때 주가지수가 빠진다면 작은 등락에도 겁을 먹은 개인 투자자들은 매도를 이어갈 것이고, 이 물량은 연기금과 외국인이 저가 매수로 흡수 해 갈 것입니다. 그리고 조정이 반복되더라도 저점은 점점 더 올라오고 있겠지요.

그러다 그 어느날 박스권의 상단부를 뚫을 때에도 개인투자자는 박스권 매매신념을 지우지 않고 2200p부근에서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후의 모습은 2005년 투자자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날라가는 주가지수를 먼 산보듯 멍하니 바라보다가 뒤늦게서야 개인직접투자도 늘고, 펀드로 뒤늦게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신권의 힘이 한참뒤에 살아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증시의 작은 등락을 두려워해야할까요?

 

2017년 2월 20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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