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부회장의 구속, 과거 대기업 총수 구속과 주가 영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오늘 새벽 5시 35분에 결정되면 새벽부터 뉴스가 쏟아지고 있는 지금, 삼성그룹 역사상 총수의 첫 구속이란 점에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생각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대기업 총수들이 구속되었을 때, 어떤 주가 반응이 나왔을지 과거를 되짚어 봅니다.
ㅇ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2003년과 2013년
2003년 2월 최태원 회장은 분식회계 혐의등으로 구속기소되었습니다. 그 당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었고 SK그룹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 크게 일었습니다. 2003년 당시 그 사건으로 인해 SK주가는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하였습니다만, 오히려 헤지펀드 소버린에 의한 지분 공격이 발생됩니다.
적정주가에서 크게 하락한 SK(주)의 주식을 15%가까이 확보하고 경영진 퇴진 등을 요구하였고 SK그룹 내에서도 지분 경쟁에 나서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그리고 2013년 1월 또 다시 계열사 자금을 횡령 혐의로 구속되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2003년과 달리 주가는 일정 기간 무거운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상승으로 전환되는데에는 1년가까운 시간이 필요하였습니다.
ㅇ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2006년
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차,위아 등 계열사를 통해 1000억원대의비자금을 조성 및 횡령 혐으로 2006년 구속기소된 정몽구 회장. 정회장의 구속도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그 수년전에 SK그룹 사태가 있었기 때문인지 충격정도는 약했지만 3년 만에 국내 최상위권의 대기업 총수가 구속되었다는 것 자체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당시 현대차의 주가는 2005~2007년의 상승장 분위기 속에도 불구하고 오랜기간 약세흐름을 이어갔었습니다. 2005년까지는 화려한 랠리를 이어가던 현대차의 주가는 2006년 초부터 꺽이더니 그 후 상승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됩니다.
이런 현대차의 주가가 부활하는데까지는 3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였습니다.
ㅇ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2013년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2013년 6월 조세포탈 및 횡령/배임 등의 혐으로 구속기소되었습니다.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2015년 12월 징역이 확정되었었습니다.
당시 이재현 회장의 건강 악화는 심각했어서, 그 이전 다른 대기업총수들이 마스크 착용하고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던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게 하였습니다.
CJ의 주가도 다른 대기업 총수들의 구속 때처럼 수개월간 부진한 흐름을 보입니다.그리고 1년가까운 시간이 지난 뒤에야 주가는 제자리를 찾아갔었습니다.
ㅇ 대기업 총수들의 구속 후 일시적 주가 하락은 불가피
위의 일련의 과정을 보면, 대기업 총수의 구속 후 수개월 정도는 주가 약세가 나타났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SK소버린 사태의 경우는 차후에 주가가 크게 올라가긴 하였습니다만, 최태원 회장 구속 후 2~3개월은 주가 약세가 나타났었지요.
이런 대기업총수의 구속 시 주가 약세는,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주주들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기업 경영이 불투명 하다!"
"경영진의 도덕성이 의심스럽다"
등 투자자들은 실망하고 매도세를 보였던 것입니다. SRI펀드(사회책임투자)들의 경우는 기업 재무 요소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 등의 윤리적 요인들까지 고려하기에 대기업 총수가 구속되는 이슈가 발생 시 자연스럽게 그 주식을 매도하게 됩니다.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세계SRI펀드 규모는 한국돈으로 1경570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합니다. (삼성전자 편입 SRI펀드는 152조6000여억원)
그렇다면 이번 이재용회장 구속 결정은 삼성그룹 주가에 일정기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투자자, 기관,외국인 투자자 중에 실망감을 느낀 이들이 늘어날터이니 말입니다.
이 충격이 가시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삼성그룹의 기업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있기에 그 기간 회사의 존립이 위험 해 지거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SRI펀드의 부정적인 수급요인 그리고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겹치면서 주가는 한동안 무거운 행보가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단, 이런 주가흐름이 있고 1년이 되기 전에 턴어라운드 되었던 과거 선례를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대기업 총수의 구속은 그 그룹사에 비이성적인 주가를 만들 것이고 오히려 기회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서울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만 부정적인 이미지도 1년 정도 지나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점점 희미 해져 갑니다......
2017년 2월 17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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