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오류, 퀀트 과최적화를 줄이기 위한 소고
최근 주식투자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이들이 크게 늘면서, 퀀트/로보어드바이저를 연구자료들이 SNS상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현상을 보면서 과거의 묻지마 투자와는 달리 성숙해진 투자문화가 확대되고 있다는데 의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SNS상에서 자료들을 보다보면 과최적화의 오류에 근접한 자료들도 심심치 않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를 "천재들의 오류"라 부르곤 합니다.
ㅇ 열정과 지식이 너무 과해서 발생하는"천재들의 오류"
과거에 비하여 주식에 관한 주가,재무 등의 로데이타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체계적인 투자 지식들이 논문과 책들을 통해 보급되면서 퀀트를 연구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재무데이타를 구하기 위하여 수작업으로 로데이타를 정리했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투자 연구 환경은 너무도 좋아져있습니다.
[과거 10년 전, 필자는 전종목의 재무데이타를 수집/정리하였었다]
과거 10년 전 재무데이타를 수집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 자동화 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기업마다 표준화되지 않은 전자공시 양식 때문에 수작업으로 소위 (노가다) 데이타 정리를 했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 오른쪽 어깨와 두통을 안게되엇지요.)
그런데 지금은 이런 데이타를 쉽게 재무 정보 제공 업체들을 통해 구할 수 있으니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새삼스럽게 실감하게 됩니다.
이런 환경 속에 투자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분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20~30대 초반 미혼인 분들이 밤을 새워 연구하는 모습을 보면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랍니다. 그런데 간혹 결과와 과정을 보면 과최적화의 오류에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보여 노파심에 작은 조언을 드리고자 오늘 글 주제를 잡았습니다.
ㅇ 첫번 째 : 현 시점에서 미래 데이타를 참고하는 오류
말이 조금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미래 데이타(시세,재무,회계 데이타)를 참고할 수는 없습니다만, 백테스팅(과거 시뮬레이션)을 돌리다보면 투자 판단 과거 특정시점에 미래데이타를 불러오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필자가 15년전 한참 선물시스템트레이딩을 연구하던 어느날 새벽(그 때는 미혼이었기에 밤새 연구 자주 했습니다.) 그렇게도 시스템트레이더들이 원하는 궁극의 시스템을 발견하였습니다.
마치 절대 반지와도 같은 궁극에 매매 시스템을 발견했다는 생각에, 다음 날 실데이타 검증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매매신호가 발생해야할 시점에 매매신호가 발생하지 않고 있던 것입니다. 왜 그럴까 논리를 다시 생각 해 보니 미래의 시세를 알아야지만 매매신호가 발생되는 오류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오류는 가치투자 퀀트 시스템을 백테스팅할 때 손익계산서 상의 데이타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회계보고 기준 상, 결산보고서는 결산일 후 90일, 분기보고서는 45일 이내 공시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연말기준 재무데이타와 연말 기준 주가로 매매로직을 만들게 되면, 미래에 공시될 그 시점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데이타로 백테스팅하는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즉, 백테스팅 상에서 2015년 12월 연말 기준 주가와 연말 기준 순이익으로 PER를 계산하거나 할 경우 이는 미래에 공시될 재무데이타를 끌어오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되는 것입니다.
ㅇ 두번 째 : AND논리의 연속, 극소수의 케이스에 투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양한 투자 지식들이 보급되어있다보니, 이 논리들을 종합하여 궁극의 투자전략을 만들려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노력은 당연히 투자문화를 성숙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이 과정은 AND 논리를 이용하여 재무비율,투자지표 등 다양한 로직들을 결합시키게 되지요.
이렇게하여 백테스팅을 하다보면 특정시기에는 수십개의 포트폴리오로 운영되는 시뮬레이션이 적용되지만 특정시기에는 한두종목으로만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발생됩니다.
소수의 종목으로 만들어진 백테스팅 수익률을 과연 신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그저 복불복의 상황일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투자 방식이 실전에 사용된다면 어느 특정 시기에는 포트폴리오에 한종목만 몰빵투자 되어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자칫 투자 결과를 심각하게 만들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ㅇ 세번 째 : 투자규모에 의한 오류
주식시장에는 "Price Maker"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금 규모가 작을 때에는 현재 가격을 수용하는 입장이지만, 자금 규모가 커지게 되면 현재가격을 본인이 만들게 되는 입장이 되기 때문에 거대자금들을 Price Maker라 부르곤 합니다.
가치투자 퀀트이든, 선물 시스템트레이딩이든 시뮬레이션 상에서는 자금규모에 의한 가격 충격을 감안하지 않습니다. 슬리피지라는 개념을 적용하긴 하지만 거대 자금이 될 경우에는 조금 더 생각 해 볼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들어 퀀트로직에서는 1년에 30~50%씩 엄청난 수익률을 만드는 로직이라하더라도 실제 투자에서는 1억원 미만의 자금만 수용하능한 로직일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이 되면 가격을 훅 밀어올리거나 밀어내리기에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무리 완벽한 논리와 검증과정을 커졌다하더라도 실전 기대수익률을 백테스팅 결과치보다 훨씬 낮게 예상하시는 편이 마음을 편하게 할 것입니다.
ㅇ 마지막으로 : 수익이 안난다하여 기존 전략을 쉽게 용도폐기하지 마시라.
사람의 마음이란게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지금 사용하고 있는 투자전략을 아무리 공들여 만들어놨다하더라도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2016년 이후 최근 가치투자 전략 퀀트를 연구하는 분들 사이에서 이런현상이 간간히 목격되는 듯 합니다.
기존에 잘 만들어진 로직이 수익률이 안난다하여 새로운 투자 방식을 급하게 연구하고 제대로 검증도 안한 상태에서 전략을 교체하는 현상 말이죠.
이렇게 성급하게 기존 전략을 용도폐기하고 새로운 전략을 실전에 사용한다하더라도 수익률이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수익률이 잠시 뒤쳐졋던 전략이 뒤늦게 자기 수익률을 찾아가게되고 오히려 바꾼 전략 때문에 속상해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다보면 또 전략을 급하게 만들고 급하게 교체하면서 투자전략과 원칙은 모두 무너지고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이도 어찌보면 행위적 과최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찌보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천재이기에 발생되는 오류일 것입니다. 어쩌면 전략을 완벽하게 만들려하지 말고 살짝 여유를 두고 전략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 과최적화의 오류가 없는지 다시 생각 해 볼 시간을 가지면서 말입니다.
2017년 3월 3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KCIIA, 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퀀트 #과최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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