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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가치투자, 장세흐름에 따른 성과 차이가 있다.

by lovefund이성수 2017. 2. 27.
가치투자, 장세흐름에 따른 성과 차이가 있다.

합리적인 투자 방법이라 할 수 있는 가치투자, 2010년 이후 가치투자를 사용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음을 체감적으로 느끼곤 합니다. 적어도 기업의 회계장부를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의 증가는 긍정적인 투자 문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가치투자에 있어서 한두가지 중요한 특징을 기억 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가치투자가 유의미한 성과를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장세 분위기에 따라 기대와 다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단 점입니다.

 

 

ㅇ 한국 증시에서 장기적으로 가치투자는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었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만 18년간 가치투자의 성과를 추적하여보았습니다.

전략은 심플하게 PBR순서대로 종목을 정렬하여, 저PBR종목 100종목과 고PBR종목 100종목의 수익률을 비교하여보았습니다.

 

[가치투자의 장기 성과, 저PBR과 고PBR 100종목의 성과를 비교하다]

[자료 : lovefund오프세미나/lovefund연구자료]

 

 

전략 시뮬레이션 방식은, 1년에 한번 연말에 PBR순으로 종목을 정렬하여 상위 100종목과 하위 100종목의 수익률을 뽑아 연복리로 수익률을 누적한 결과입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저평가된 100종목과 그 당시 시장에서 Hot한 고평가 종목 100종목을 골라 1년간 투자한 후 매년 연말에 종목을 변경했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시기 편하시겠습니다.

 

그 결과, 18년간 저평가 종목으로 투자를 누적해온 결과는 1만6591%(약166배), 반대로 고평가된 100종목으로 투자를 반복해온 결과는 -95%(1/20토막)을 기록하였습니다.

저평가 종목으로 매년 반복하여 투자한 결과는 연복리 32.9%라는 놀라운 결과를, 고평가종목으로 매년 반복하여 투자한 결과는 연복리 -15.5%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성과가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가치투자를 했던 많은 분들이 큰 투자 성과를 만들어 부(富)를 일구었다는 것은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 은근히 알려지고 공감하는 사실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항상 승승장구할 것만 같은 가치투자.

그런데, 특정시기에는 가치투자자의 신념을 시험하는 구간이 있으며 이는 크게 2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습니다.

 

 

ㅇ 가치투자 실망시기 1 : 묻지마 상승 장에서는 가치투자가 소외된다.

 

상승장은 주가지수도 크게 레벨업 되면서, 투자자들 전체적으로 기분 좋은 수익률을 만들어 줍니다. 그런데 상승장도 천천히 상승하는 장이 있는가하면 폭등하는 묻지마 상승장이 있습니다.

이 중에 천천히 상승하는 장은 가치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분 좋은 수익률을 만들어 주면서 시장대비 아웃퍼폼하는 성과를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시장심리가 과열된 폭등장이 조성되면 가치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시험대에 올라서게 되지요. 그 이유는 차별화 장세 속에 저평가된 가치주의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오히려 상승하는 종목만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시기가 바로 1999년 IT버블 당시입니다.

 

[99년 IT버블 당시 PBR순위별 수익률 성과 추이]

[자료 : lovefund오프세미나/ lovefund연구자료]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전반적으로 1999년에는 고PBR에 있는 종목군들이 더 높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실제 투자에서는 고PBR군에 속했던 OO닷컴, OO테크와 같은 기술주들의 주가는 100배씩 올라간 경우도 많았으니 그 당시 저평가 가치주의 성과가 주가지수를 초과하는 수익률이었다하더라도 박탈감을 느끼기에 충분하였지요.

 

1999년에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런버핏도 뭇매를 맞았었지요.

당시 버크셔해서웨이의 자기자본 증가율은 0.5%였고, 버크셔의 주가는 -20%하락하였습니다. 그 시기 IT버블로 인하여 S&P500지수의 수익률이 2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가치투자의 성과는 초라하였고, 투자자들은 "워런버핏도 퇴물이 되었다"면서 조롱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 IT버블 붕괴 된 후 다시 버핏의 진가는 되살아 났습니다.)

 

이런 것처럼, 향후 어느 순간 한국증시가 묻지마 상승랠리가 나타나게 될 경우 일시적으로라도 가치투자의 성과가 뒤쳐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때 그 가치투자의 신념을 포기하느냐 혹은 지키느냐에 따라 장기성과에는 큰 차이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ㅇ 가치투자 실망시기 2 : 묻지마 폭락 장에서는 장사가 없다.

 

두번째로 가치투자자를 실망시키는 시기는 바로, 폭등장과의 반대인 폭락장입니다.

폭락장에서는 저평가된 가치주라하더라도 시장 분위기 속에 동반 하락세가 나타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투매가 벌어져 투자심리가 심각하게 훼손되기도 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PBR순위별 성과]

[자료 : lovefund오프세미나/lovefund연구결과]

 

이러한 결과는 2008년 금융위기에서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저평가 포트폴리오들이라하더라도 -40%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하였던 것이죠. 일반적인 투자심리에서는 -40%를 넘어간 순간부터 -50%,-60%,-70%와 똑같은 충격을 받게 됩니다. -40%이상부터는 "똑같이 폭락했다"는 심리에 빠지게 되면서 가치투자도 별수없다는 생각이 머리에 스쳐지나갑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치투자를 포기한 투자자들이 많이 발생하였는데 이런 -40%이상 손실에서는 심리적 충격이 똑같아지는 현상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 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저평가된 가치주들이 상대적으로 덜 하락하였단 점입니다.

고PBR종목군들은 70%가까운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40%수준으로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는 것은 차후 강세장이 찾아왔을 때 회복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0%손실률이 다시 원금으로 찾아가는데에는 66.7%의 수익률이 발생하면 가능하지만,

-70%손실률에서 다시 원금이 회복되는데에는 233%라는 엄청난 수익률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투자자들은 폭락장에서 신념을 버리고 투매에 동참하게 되지요. 차후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런 D-day가 찾아온다면 아마 가치투자를 표방했던 이들 중 대다수가 투자철학을 포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ㅇ 특히 2010년 이후 투자를 시작한 가치투자자에게...

 

2010년 이후 한국증시는 오랜 박스권에서 가치투자자에게 과거처럼 크지 않더라도 꾸준한 성과를 내어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2008년 금융위기와 99년, 2005년과 같은 묻지마 상승세를 경험하지 못한 2010년 이후 투자를 시작한 분들에게는 위의 이야기가 실감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 때가서 신념으로 이겨내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묻지마 상승장이 올 수도 있고, 묻지마 폭락장이 찾아올 것입니다.

(영원히 지금처럼 한국증시가 고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 때가 찾아온다면 과연 투자신념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보통 폭락장이든 폭등장이든 그 기간은 1~2년의 시간이 걸리기에, 필자의 직관적인 추정으로는 적어도 절반이상의 가치투자자가 포기하고 투자신념을 바꿀 것으로 봅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은 사람에게 너무도 긴 시간이기 때문이지요.

 

지금부터라도 계속 마음을 계속 다지실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시장이 폭락한다면 -50%는 각오한다는 신념

만약, 폭등장이 찾아온다면 폭등하는 업종을 배아퍼하지 않겠다는 신념

 

이중, 1번 폭락장에 신념을 조금이나마 지키기 위해서는 자산배분전략을 병행해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두번째 폭등장에서 다른 업종에 배아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의 수련이 무엇보다도 더 강하게 필요합니다.

 

2017년 2월 2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KCIIA, 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가치투자 #장세별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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