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연구를 하다보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곤 합니다. 만약 귀여운 종목들로만 포트폴리오를 꾸린다면? 이라던가, 만약 무서운 종목들로만 포트폴리오를 꾸린다면? 등등등 다양한 가정을 하고 이를 시뮬레이션하고 분석하여 결과와 논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필자는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미공개 정보(100%정확하다면) 매매가 법적으로 처벌 받을 정도로 제한이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그런 미공개 정보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까? 그리고 만약 미공개 정보 자체보다도 4차원적인 아예 1년 후의 미래 정보를 미리 안다면 그 영향은 투자에 어느정도로 미칠까?
ㅇ 주가 정보는 모르지만... 재무정보를 과거/현재/미래를 안다고 가정
과거의 재무, 주가 데이타를 가지고 생각하다보면 과거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 있다는 가정하여 연구를 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필자의 글에서는 이런 전제를 깔고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첫째, 특정 시점은 12월 연말로 하자.
둘째, 그 특정 시점에서부터 미래 주가는 아직 모른다.
셋째, 그 시점에 Dart에 공개된 정보인 3분기 실적은 공시된 과거데이타라 하자.
넷째, 그 시점에 12월 결산자료는 현재(미공개데이타)라 하자. (회사 내부자는 알수 있어도 공시는 안되었으니)
다섯째, 그 시점부터 아예 1년 결산자료를 미래데이타라 하자.
이렇게 현실적인 과거공시데이타, 미공개데이타(현재), 아예 미래 데이타, 3가지 종류의 재무데이타 중 실적데이타를 활용한 PER를 계산하여 그 시점부터 1년간의 수익률을 추적하여보았습니다.
과연.. 그 성과의 차이는 어떠했을까요?
ㅇ 미래 정보일 수록, 의미있는 밸류프리미엄을 만들다.
이 계산을 위하여 저PER 100종목과 고PER 100종목을 특정시점인 12월 말 기준으로 계산하고 이후 1년 뒤 수익률을 계산하고 저PER에서 고PER의 수익률을 뺀 밸류프리미엄까지 계산하였습니다.
말이 길어지다보니 조금 어려우실 수 있을 듯 하여 바로 도표를 보여드리며 설명드리겠습니다.
[2007년 고PER와 저PER 그리고 밸류프리미엄]
[자료 : lovefund46차 오프세미나]
2001년부터 2016년까지 계산한 이 자료 중 2007년 자료를 도표로 만들어 뽑았습니다. 한눈에 봐도 당시 수익률 부럽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보아야할 것은 바로 노란색 막대인 밸류프리미엄입니다.
공시데이타 즉, 2006년 연말에 금감원에 공시된 기업들의 실적을 바탕으로 계산된 저PER종목들과 고PER 종목들의 수익률 격차(밸류프리미엄)는 19.5%p입니다.
이에 반하여 12월 연말에 실질적인 현재데이타이지만 공시되지 않은 미공개 데이타를 이용하여 PER를 계산하였을 경우 밸류프리미엄은 49.9%로 급증하고, 미래 1년뒤 데이타를 사용하게 되면 밸류프리미엄은 90.8%로 크게 높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경향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거의 대부분의 기간에서 고르게 발생하였습니다.
이 16년치 밸류프리미엄의 평균값을 계산하여 보면, 아래 도표와 같습니다.
[데이타 시점에 따른 밸류프리미엄의 결과, 자료 : lovefund 46차 오프세미나]
밸류프리미엄의 16년간 평균치를 보면, 과거(공시데이타)를 사용하여도 9.3%p라는 높은 수준의 어드밴티지를 저PER종목군들이 보였습니다. 나름 저PER종목군들이 고PER종목군들에 비하여 성과가 우수했던 것이죠.
그런데 데이타의 시점이 현재, 미래로 갈수록 밸류프리미엄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집니다.
즉, 현재(미공개데이타)를 사용했을 때 밸류프리미엄은 27.9%p, 미래 데이타를 사용했을 때는 65.5%p까지 높아졌던 것입니다.
ㅇ 정보 시점에 따른 밸류프리미엄이 시사하는 바 2가지.
이 자료를 통해서보면, 아예 1년 뒤 재무 성과를 우리가 알 수 있다면 밸류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음을 생각 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1년 뒤 미래 데이타는 현실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하지요. 타임머신을 타고 1년 뒤 미래로 다녀온 후에야 알 수 있는 자료입니다.
단,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것은 현재(미공개데이타)입니다.
첫번째로 이 현재 데이타를 사용했을 때 시사하는 바를 내부자거래 측면 혹은 효율적시장 측면에서 보겠습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회계관련된 팀은 12월 연말에 재무제표가 어느 정도 완성되어있고 감사와 공시만 안되었을 뿐입니다. 그러하기에 기업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투자하게 되면 초과 수익률을 거둘 가능성이 높음을 위의 자료를 통해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공개정보 매매를 막기 위하여 금융관련 법규에 내부자 거래 금지 조항이 있고 1차 정보 수령자 뿐만 아니라 2차,3차 정보 수령자 그 이상까지도 처벌 받게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우연히 100%확실한 내부자 정보를 입수한다하더라도 이를 통해 주식투자를 하지는 마십시요.
또한 기업입장에서도 미러한 미공개정보에 의한 잠재적 비효율적 시장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 잠정실적이라도 혹은 감사보고서를 최대한 빨리 공시해야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두번째로는 퀀트 방식을 이용하여 연구하는 투자자들 관점입니다.
종종 퀀트 방식으로 연구하는 투자자분들의 경우 이렇게 저렇게 기준을 조절하여 백테스팅을 하다보면 절대적인 수익률을 만드는 일을 왕왕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필자도 2000년대 초반, 선물시스템트레이딩을 연구할 당시 새벽에 이런 절대적 매매를 찾아내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기도 하였지요.
하지만...
이는 현실에서는 미래데이타를 사용해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현재 오늘 데이타이긴 하지만 아직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에는 공개되지 않은 데이타이다보니 실질적으로 최대 3개월 후에야 입수할 수 있는 데이타인 것입니다.
시점차이가 몇개월 안된다고 무시할 수 있지만, 위의 결과치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제법 그 차이는 크기에 연구를 하실 때에는 이러한 현실데이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미래에 공개되는 데이타를 사용하는 오류를 경계해야하겠습니다.
ㅇ PER에 따른 밸류프리미엄의 약화,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오늘 글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만 지금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글에선 밑줄 그은 부분이 중요한 곳이오니 그 것만 읽으셔도 핵심을 이해하시는데 어려움 없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오늘 글을 마무리 지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현실적인 과거데이타(공시데이타)를 사용할 경우 2010년 이전에는 밸류프리미엄이 크게 발생하였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비록 마이너스 손실이었지만 저PER종목군이 고PER종목군들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였을 정도입니다.
위에 도표에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과거(공시데이타)를 사용한 경우의 밸류프리미엄은 9.3%p로 나옵니다. 하지만 2011년이후 5년간은 -0.7%p로 그 밸류프리미엄이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2015년같은 헬스케어,제약주들이 유아독존하던 시기에는 밸류프리미엄이 -22%p까지 하락합니다.
대신 현재(미공개데이타)를 사용한 경우에는 2001년~2016년 기간 내내 높은 밸류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쉽지만, 우리는 미공개정보를 내부자를 통해 알아내어 활용할 수는 없습니다.(불법거래이지요)
대신, 우리가 기업들의 미래 실적을 추정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PER를 활용한 가치투자 방법은 계속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회귀적방법, 경쟁사 분석, 수출입동향자료 등 공개된 자료를 통해서 말입니다.)
그 외 몇가지 더 글에 살을 붙이고 싶습니다만 참고하실만한 자료로서 지난 토요일 기사 "울산 2월 수출액, 전년 대비 40%↑…5년래 최고치(연합뉴스)" 제목을 남기며 글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2017년 3월 2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KCIIA,증권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PER #밸류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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