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장기 횡보장, 미국 증시에는 없었을까?

by lovefund이성수 2017. 4. 19.

장기 횡보장, 미국 증시에는 없었을까?

몇년 째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는 미국증시를 보다 한국증시를 보면, 횟수로 7년째 이어진 횡보장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미국증시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정도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승승장구하는 미국증시, 혹시 한국 증시처럼 답답한 가두리 장세를 겪은 적은 없을까요? 지금 상황만 봐서는 없을 것 같지만 과거에 여러차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답답했던 가두리 장세에서도 주식시장은 자기 갈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ㅇ 미국 증시도 10년 넘게 제자리 걸음만 하던 시절 여러번 있었다.

 

[20세기 미국증시 장기 횡보장의 사례들]

 

 

믿기지 않으시겠습니다만, 미국증시도 10년 넘게 제자리 걸음을 걸었던 시절이 20세기 이후 크게 4차례 있었습니다. 1900~1919년까지는 미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빅뱅을 하기 전이기 때문에 진정한 횡보장이라보기 어렵지만 그 시기에도 20년가까운 횡보장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역사적인 의미를 둘 수있는 횡보장은 1920년대 이후 3차례 발생합니다.

1920년대 호황 이후 찾아온 1929년 대공황은 이후 10년 뒤 2차 세계대전과 맞물리면서 16년가까운 횡보장을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횡보장의 마무리는 1950년대가 되어서야 끝났고 그 후 70년까지 장기 호황, 골디락스 장세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 호황의 끝자락인 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 미국의 대형주만 폭등하는 니프트피프티 장세가 나타났고 그 후 70년대 내내 그 후휴증을 겪다가 석유파동까지 겹치면서 80년까지 거의 10년가까운 횡보장이 지속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80년부터 2000년까지 IT랠리와 함께 화려한 골디락스 경제와 함께 호황장이 이어졌지요.

 

이 호황은 오히려 독이 되어 미국증시를 10여년간 장기 횡보장에 가두는 악순환을 만들게 됩니다.

2000년 초반의 IT버블 붕괴로 시작된 미국 증시의 약세장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비관적인 상황으로 치달았고 201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박스권을 탈피하게 됩니다. 10년이 넘는 장기 횡보장이었던 것입니다.

 

 

ㅇ 장기 홍보장에서 미국증시는 희망이 없었을까?

 

위의 일련의 횡보장 중 2000년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의 미국증시 횡보장은 가장 가까운 시기에 있었던 기간입니다. 

2000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 미국증시 횡보장 중, 2000년~2007년까지의 횡보 기간 미국증시는 다른 국가들에 비하여 철저하게 소외되었습니다.

(지금 한국증시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그 당시 미국증시 투자자들은 그대로 느꼈을 것입니다.)

 

2000년 초반부터 2007년말까지 만 8년간 미국 S&P500지수는 등락 끝에 결국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만, 한국증시는 당시 같은기간 84%상승하였었고 홍콩 항생지수는 64%상승, 러시아증시는 1062%상승, 브라질증시는 270%넘는 상승률을 기록하였었습니다.

 

미국 S&P500지수만 보면 희망이 없어 보였을 듯 싶은 그 장세 과연 횡보장에서는 답이없었을까요?

 

[미국 SP500지수와 러셀2000지수의 2000년대 초중반 주가지수 등락률 추이]

 

 

위의 자료는 미국증시가 횡보기였던 1999년 말(2000년 초)부터 2007년 12월 말까지 미국의 대표지수인 S&P500지수와 미국 소형업종의 대표지수는 러셀2000 지수의 추이입니다.

 

미국 S&P500지수(청색선)만 보면 미국증시는 장기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IT버블붕괴 등으로 큰 낙폭이 있었고 그 후에도 회복속도가 빨랐던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그에 반하여 미국증시의 소형주들의 지수인 러셀2000지수(적색선)는 낙폭도 적었고 회복기에 상승폭도 크게 나타나면서 만8년이라는 기간 51%상승을 합니다. 이는 연환산 5.4%수준의 상승률입니다.

(S&P500지수는 지수 자체만으로는 겨우 0.8%정도 상승한 정도였고, 배당수익률을 억지로 끼어넣었을 때 14%수익률이었을 뿐입니다.)

 

즉, 미국의 대표지수가 지지부진 했어도 미국증시의 대형주라는 표면 밑에서는 작은 종목들이 의미있는 상승세가 나타났던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워런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100%넘게 주당순자산이 증가했으니 장기 횡보장 속에서도 투자 성과는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증거입니다.

 

 

ㅇ 한국증시 10년 횡보장, 무조건 답답하지는 않다.

 

4월 들어 대북리스크로 주가지수의 2200p돌파가 실패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역시 횡보장은 피할 수 없어"라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신념화 되었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2007년 이후 2000p에서 크게 상단을 뚫고 올라가지 못한 10년간의 가두리 장세. 투자자들의 피로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횡보장 과연 비관적으로 보고 포기해야할까요?

위의 과거 미국증시 횡보장에서도 증시에서는 수익률이 만들어졌었음을 다시한번 되곱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10년간의 횡보장, 한국증시에서 본인의 투자원칙을 지키면서 큰 수익률을 거둔 분들 생각 외로 많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포기할 때, 자신의 투자원칙을 공고히 지키면서 말입니다.

 

2017년 4월 19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 KCIIA & 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미국증시 #과거_횡보장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