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별곡2017.07.13 11:59
대형주 차별화 장세가 애간장을 태우는데...

문든 이순신 장군이 남긴 여러 글들 중, 한산도가(閑山島歌)의 한구절이 요즘 머리 속에 맴맴 돌고 있습니다.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라는 글 귀로 시작하는 이 시의 말미에는 이런 글이 나옵니다. "어디선가 이는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는구나"... 애간장이 끊어지고 타는 듯한 심리적 고통을 표현한 것이지요.

어쩌면 요즘 지수만 오르고 가치주는 오르지 않는 대형주 중심 모멘텀 장세 속에 삼성전자만 상승했다는 일성호가는 가치투자를 하는 이들에게 혹은 스몰캡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애를 끊는 것과 같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합니다.

 

 

ㅇ 2017년에만 19%넘게 상승한 주가지수 그리고 40%넘게 오른 삼성전자.

 

오늘 아침 장중 종합주가지수는 2400p를 넘어섰습니다. 이를 주도한 종목은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입니다.

올해에만 19%넘게 거의 20% 상승한 주가지수 그리고 40%넘게 상승한 삼성전자, 거의 60%가까이 상승한 SK하이닉스, 100%넘게 상승한 삼성전기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 섹터의 종목들의 주가 강세는 괄목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대형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 수익률을 그대로 향유하고 계시겠습니다만, 중소형 가치주를 선호하는 투자자 그룹과 스몰캡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애간장이 탈 수 밖에 없습니다.

 

필자의 경우는 필자 심리 내부가 아닌 외부 사람들이 투자심리를 긁는 것을 요즘 자주 경험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승승장구하는데 가치투자가 좋다지만 왜 이렇게 가치주가 올해 주가 상승률이 떨어지냐고 묻거나, 원칙은 원칙이고 지금 이 시점에 삼성전자를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일성호가를 울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이런 차별화 장세 속에서 무조건 시류에 편승해야만 할지는 다시 한번 생각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과거에 스몰캡 랠리와 가치주가 강세를 보이던 시기에는 무덤덤했던 투자자들이 지금은 아예 그 시기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ㅇ 박스권 장세에서 효자는 소형주였지만...

 

2011년 이후 주가지수 박스권 장세 지금처럼 주가지수가 상승추세에 있지 않고 1800~2200p라는 좁은 박스권에서 머물렀던 그 시기, 오히려 스몰캡은 투자자들에게 은근한 수익률을 안겨주었습니다.

 

[2009년 초 이후 박스권 장세 기간 소형주는 상대적 강세를 보여왔다]

 

 

위의 도표는 소형업종의 2008년 연말 이후의 누적수익률(적색선)과 종합주가지수의 누적수익률(청색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7년이 넘는 박스권 장세에서 소형주는 주가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성과를 보여주었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그 상승률이 예년에 비하여 주가지수에 뒤쳐지는 흐름이 보여지고는 있습니다. (2017년 7월 13일 오전 장 현재, 2017년 연간 종합주가지수 19.3%상승, 소형업종지수 2.7%상승)

투자자들은 이전 소형주들이 그나마 수익률에 기여했다는 것을 망각하고 오히려 최근 대형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에서 못난이 취급을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주가지수의 흐름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시장 상황을 판단하는데에는 결국 종합주가지수가 한눈에 보이는 기준 잣대이다보니 올해 이전, 박스권 장세에서 소형주로 수익을 만들었다하더라도 주가지수는 제자리 걸음이다보니 왠지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올해 상반기 이후 대형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로 주가지수가 랠리가 만들어지니, 투자심리로는 수익률이 주가지수 수준에 도달해야한다 생각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니 무언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마치, 오랜 기간 잘 대해준 이가 한번 쓴소리 했다고하여 삐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특히 이런 심리적 현상은 특히 중소형 중심의 가치투자 섹터에서 올해 더 노골적으로 관찰되어지고 있습니다.

 

 

ㅇ 가치투자는 꾸준히 성과를 이어왔기에 : 중간에 사이렌의 유혹을 이겨내야.

 

1954년 작, 영화 율리시스를 작년에 우연히 보았습니다. 옛날 영화라고 하기에는 정말 명작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영화 장면 중, 항해하는 이들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유혹하여 배를 난파시키는 "사이렌"과 율리시스가 조우하는 장면이 필자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율리시스는 자신의 선원들에게 밀납으로 귀를 모두 막아 노래소리를 듣지 말도록 명령하고는 자신은 귀를 막지 않고 대신 돗대에 자신을 꽁꽁 묵어두고 계속 노를 저어 나가라 명령합니다.

사이렌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과연 어떤 건지 겪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사이렌의 유혹에 괴로워하는 율리시스, 사진참고 : 영화 율리시스(1954년 작)]

 

사이렌의 영역에 들어서자 선원들은 담담히 노를 저어 그 해역을 통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율리시스는 사이렌의 유혹에 괴로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율리시스 여기서 내려요~~~, 율리시스 당신은 항해를 하지 말고 빨리 이 곳으로 와야해요" 등등등

그리고 선원들에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여기에서 나는 내려야한다! 배를 빨리 저쪽으로 돌려라!"라며 비이성적인 명령을 내리지만 밀납으로 귀를 막은 선원들은 그의 말을 무시합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율리시스의 배는 사이렌의 해역을 무사히 통과하였지요.

 

 

어쩌면, 최근 대형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는 이런 사이렌의 유혹이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좋은 투자 전략을 가진 이라도, 좋은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이라하더라도,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가진 투자자라하더라도 최근의 대형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를 경험하게 되면 귓속에서 "사이렌"의 유혹의 메아리가 울리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수하세요~~"

"당신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종목을 안사면 사람들은 당신을 비난할거에요"

"당신은 원칙을 지킨다 생각하지만, 고지식한 투자자일 뿐이에요" 등등등

 

심지어는 그 사이렌의 메아리를 옆에서 멍하니 듣고 있던 가족들에 의해 압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여보/당신, 올해는 수익률이 엉망이네? 수익이 났다지만 종합지수에 비하면 너무 초라하지 않아?"

 

[저PBR 종목과 종합주가지수 누적수익률 비교]

 

 

하지만.. 가치투자를 하시는 분이시라면 이 점은 꼭 기억하여주십시오.

가치투자의 항해 기간에 분명 차별화 장세라는 사이렌의 해역이 한두번씩 존재하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가치주의 차별화 장세가 펼쳐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위의 표는 단순 저PBR 종목 100선으로 꾸린 포트폴리오의 2000년부터 최근까지의 자 성과와 종합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한 도표입니다. 간간히 차별화 장세가 있었던 해는 있었습니다. 2003년 그리고 2010년 특정 기간 차별화 장세 속에 상대적으로 가치주가 뒤쳐진 시기가 있었습니다만 결국 가치포트폴리오는 시장을 넘어서는 수익률을 만들었습니다.

만약, 그 잠시 발생한 차별화 장세 기간 "사이렌"의 유혹에 넘어가 투자 원칙을 버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이런 수익률은 절대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짧막하게 결론을 내리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이 힘들게 취하신 투자원칙, 절대 차별화 장세라는 이유로 버리지 마십시오! 그 누가 유혹하더라도 ..."

 

2017년 7월 13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차별화장세 #가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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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ovefund이성수 lovefund이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