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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살생부 그 베일을 벗다...


드디어 살생부가 벗겨졌다. 판도라에 상자처럼 열리지 않기를 열리더라도 나와 관계 없기를 바라던 판도라의 상자 살생부가 열리고 말았다. 구조조정 16개사....
조선업체 3개사, 건설업체 13개사..

건설사 중 C등급 건설사는 경남기업, 풍림산업, 우림건설, 삼호, 월드건설, 동문건설, 이수건설, 대동종합건설, 롯데기공, 삼능건설, 신일건업등,C등급 조선사는 대한조선, 진세조선, 녹봉조선 등이다.
그리고 D등급(사실상 퇴출)해야할 업체는 2개사로 건설사는 대주건설, 조선사는 C&중공업이다.

어제 하한가로 밀렸던 건설사들이 그 이유가 있었다.경남기업,풍림산업,신일건업,삼호 등 상장기업 중 어제 하한가까지 밀렸던 종목들 중 대부분이 살생부 명단에 그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C등급은 회사의 존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 워크아웃과정에 들어가면서 힘든 고난의 행군의 시기에 들어서게 된다. 비록 기존주주는 "감자 및 출자전환"이라는 채권단의 강력한 조치를 받게 될 것이다.
IMF사태 이후 거의 5년여간에 걸쳐서 "감자"라는 단어가 먹는 포테이토가 아닌 주주의 자산을 송두리채 날리는 "감자"로 고정관념화 되었었는데, 그 뒤 5년가까이 잊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 "감자"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다시금 자주 듣는 단어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C등급은 나은편..

D등급은 사실상 퇴출로서.. 퇴출 대상이 된 건설사의 경우 채권금융기관의 지원 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통합도산법에 따른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가능성이 많아 분양 계약자들에 영향이 크다.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시행사업장은 사고사업장으로 분류, 대한주택보증이 분양보증을 이행하게 된다. 계약자들은 아파트를 끝까지 지어받거나 분양대금을 돌려받게 된다. 단순 시공만 맡고 있는 사업장은 시행사가 시공사를 교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D등급은 오늘 발표에 따르면 "대주건설"로 되었고 대주건설은 가장많은 현장을 가지고 있어 시행사업장 8곳(3649가구), 시공사업장 21곳(9239가구)이다.

C,D등급으로 살생부에 오른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에 경우, 브랜드이미지에 손상이 따를 가능성이 높아, 해당 아파트를 보유한 소유주 입장에서는 찝찝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살생부의 공개는.. 공개 후에도 여러 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첫째로 이번 평가 방법의 문제가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으며
두번째로 상장기업의 경우 주주들과의 갈등
세번재로는 분양현장에서의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의 이해관계

등등 여러가지 복잡한 일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일이 없었어야했는데...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다.

ㅇ 자업자득...

2007년으로 시간을 되돌려 보겠다.

그 당시 2008년부터 시행되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하여 많은 건설사들이 2007년에 대규모 분양을 하였다.
그리고 그 분양가는 일명 "배짱분양가"...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로 분양이 안되면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라는 마음으로 억지 분양을 하다, 결국 미분양되어 2008년 내내 "미분양 아파트 10만채 돌파"라는 기사를 우리 눈에 보이게 했던 건설사들.
그 건설사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자금을 대어주었던 많은 저축은행/캐피탈/은행들 또한 그 업보를 같이 가져가야할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가 관과하였던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가 미국에서는 개인차원에서 벌어졌다면 우리는 건설회사수준에서 터지고 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식견이 있던 건설사 CEO였다면, 아마 2008년 초중반에 재빨리 분양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었다면 미분양물량을 쉽게 처리했겠지만, 시기를 놓힌 상황은 어쩌하리...

비록 살생부는 공개되었지만, 어쩌면 온몸이 미분양아파트로 병든 한국 경제에 "항생제주사"한방 맞은 정도는 아닐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수술이 필요한 병에...

ㅇ 지난 여름 대구에 들렸다 고속버스에서..
오늘의 살생부는 어쩌면 작년에 벌써 예상되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작년 여름 우연히 대구에 들린적이 있었다. 그리고 일을 마치고 저녁에 서울에 올라가려는 중에... 대구 모 지역에 유명브랜드 아파트가 분양이 안되어 아파트 전면에 "파격 분양 중..."이라는 플랭카드가 아파트 한동 옆면을 가득 채우고, 불이 모두 꺼져있는 것을 보고... 앞으로의 건설경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ㅇ 올해 있었던 모 건설사에서 웃긴 프로모션
자동차회사들은 영업이 안되면 전직원이 지인들에게 자동차 판매를 한다. 은행도 마찬가지 증권사도 마찬가지...
그런데. 중견건설사에 관리직으로 있던 지인에게 들은말
"친구.. 우리회사 아파트 한채 사시게..." -.-;;;;
...
허허허....

오늘 살생부를 보니,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계속 맴돌게 된다.
글은 중구난방, 생각도 중구난방

살기 위해 죽여야하는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