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주식이 복권보다 사행성이 높다고 보는 사회

by lovefund이성수 2016. 1. 28.

주식이 복권보다 사행성이 높다고 보는 사회

지난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가 증권가에 이슈를 만들었습니다. 주식투자가 복권보다 사행성이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사행성 비교에 왜 주식투자가 들어가야하는가라는 논쟁이 일기도 하였지요. 증시 참여자 입장으로서는 씁쓸한 마음 감출 수 없지만, 설문조사가 그러한걸 보니 사회적반적으로는 주식투자가 복권보다도 사행성이 높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 분위기... 역설적이지만 가치투자자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소식입니다.

 

 

ㅇ 주식이 복권보다 사행성이 높은 인식 대상(?)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전국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복권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행성 인식 순위에서 61.4%을 차지한 카지노가 1등, 경마가 23.9%로 2등, 3등이 주식투자로 4.5%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리고 복권은 주식투자 순위보다도 낮은 2.3%로 5등이었습니다.

 

주식투자가 사행성 순위를 메겨야하는 설문조사 항목에 있어야한다는 자체도 문제입니다만, 사회적으로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이 제법 높은 순위에 사행성을 가진 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기사......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이야기할 때 "인생 한방이야!"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붙이는 걸보면 결과가 틀렸다보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밑에 순위에 있는 사행성 산업을 보면 주식투자가 사행성 순위 3위로 있다는게 의아하기도 합니다.

사행성 순위 4위로 스포츠토토, 5위 복권, 6위 경륜, 7위 전통소싸움, 8위 경정 등이 있는데 말이죠...

 

 

[사행성 순위 3위를 기록한 주식투자, 자료 : 기획재정부]

 

 

 

ㅇ 설문조사 항목, 네가티브 섬(negative sum)속에 포지티브 섬(positive sum)

 

사행성 사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네가티브 섬이란 점입니다.

그 안에 참여하고 있는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소액의 돈을 걸고 잘하면 큰 돈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체 평균으로보면 플레이어들의 평균 손실은 마이너스가 발생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수익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요행히 돈을 딴다하더라도 극히 일부 수천,수만명 중에 몇명일 뿐 평균손익은 마이너스이지요.

 

소위 이야기하는 도박판에서 돈버는 이는 게임장 개설자라는 말처럼, 플레이어들이 평균적으로 잃은 돈들은 도박장/게임장을 만든이에게로 들어갑니다.

 

그에 반하여 주식시장은 포지티브 섬(positive sum)입니다.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 모두 자산이 불어나게 됩니다. 전 세계 증시를 보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출렁거린다하더라도 수십년의 장기 시장을 보면 수익률을 플러스로 만들고 있는 포지티브 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왜? 사회적으로는 주식투자를 사행성이 큰 대상으로 보는 것일까요?

 

 

ㅇ 단기투자 관점에서는 주식투자도 "네가티브 섬"

 

하루에도 몇번씩 또는 일주일, 한달에도 여러번 매매하게되는 단기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투자는 네가티브 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매매를 할 때마다 수수료를 증권사에 비용으로 내야하고, 증권관련 거래세 등도 한번 매매할 때마다 0.3%를 고정적으로 떼이니 단기투자자 관점에서는 주식시장은 네가티브 섬일 수 밖에 없고 주식시장은 자리를 깔아주고 돈을 받아가는 존재로 보일 뿐입니다.

 

시장이 단기적으로 오를 때에는 그나마 수익을 만드는 듯하지만 시장이 하락하게 되면 평가 손실에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손실은 커지게 되고, 오랜기간 어설프게 단기매매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산은 크게 줄어들어 있게 됩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주식을 매매하게 되면, 단기 차익에 집착하게 됩니다.

"이번 한번에 내 전 재산을 걸겠어!, 상한가!!!"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을 내야하니 심리적으로도 흥분된 상태가 되는데 이는 사행순위 1위인 카지노에서 도박심리에 빠진 이들과 다를바 없게 됩니다. 예상대로 수익을 크게 만든다면 온몸에서 느껴지는 전율은 카지노에서 잿팟을 터트린양 상한가를 먹었을 때에도 나타나게 되지요.

 

우리나라 투자자의 대다수가 이런 단기투자성향이 아직도 짙고 (과거에 비하여 길어지고는 있습니다만), 이 과정에서 재산을 탕진한 가정이 부지기수이다보니 사람들의 인식에서 주식투자는 사행성이 큰 대상으로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주식투자를 단기매매에 집착하면, 카지노 도박과 다를바 없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주식시장을 도박으로 보는 문화 : 고맙다!

 

어떤 드라마에서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친구에게 칭찬할 때

"내 며느리는 참 착해.. 주식투자를 안하거든..." 이라고 한다거나..

남편이 주식투자를 한다는 말에 이혼하자고 한 어떤 부인의 게시글을 보다보면 한국 사회에서 주식시장은 마치 도박장처럼 취급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문화 필자에게는 오히려 고맙다고 느껴집니다.

 

주식시장을 사행성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주식시장이 빠질 때에는 "역시 주식시장은 도박이었어"라면서 자금을 빼내어 도망가고,

주식시장이 올라갈 때에는 "역시 인생 한방은 주식시장이야!"라면서 자금을 주식시장에 투입시킵니다.

 

그러다보면, 시장 전체적으로는 간접적으로 고가매수, 저가매도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시장 상승/하락에 따라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 때 도박성향이 클 경우 시장 변동성은 더 크게 확대되면서 위아래가 극단적으로 움직이는 장세가 나타나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주식투자를 도박으로 보는 문화는 결국 주식시장에 비합리적인 주가를 만들게 되고, 가치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큰 기회를 잡게 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만일 가치투자자라는 가면을 쓰고, 싸게샀다가 단기매매에 집착한다면 이는 도박과 다를바 없는 네가티브 섬 게임이 되지만, 그 가치와 전략을 믿고 충분히 기다린다면 장기적으로는 포지티브섬 수익률을 만들면서 도박이 아닌 투자수익률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이는 여러분이 주식시장을 도박으로 대하느냐, 주식시장을 투자의 관점에서 대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단기매매에 집착하고 급등주와 테마주 매매만 고수한다면 주식시장은 계속 도박장으로 보일 것이고

가치투자로 길게 마음편하게 투자한다면 주식시장은 오히려 수익률을 쌓아가는 투자처로 보일 것입니다.

 

2016년 1월 28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사행성 #장기투자 #가치투자하시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