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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PBR 1배 증시, 개인투자자 중 극소수만 기회로 보았다.

by lovefund이성수 2018. 8. 21.
PBR 1배 증시, 개인투자자 중 극소수만 기회로 보았다.

KRX(한국거래소)의 밸류에이션 관련 통계 자료를 보고 있던 중, KOSPI(유가증권시장)의 PBR레벨이 1.01을 표시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잠시 그 숫자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유가증권시장 PBR 1.01배... 지난 주 8월 14일까지 상반기 실적 공시가 있었으니  이 상반기 실적 공시 자료를 감안하면 PBR레벨은 1배 수준을 하회하는 0.9배 레벨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PBR 1.01 이라는 숫자를 조용히 계속 바라본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투자자들은 그 시장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공포에 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ㅇ PBR 1.01배, 만약 주가지수가 9월 초까지 유지될 경우 0.95~0.98배까지 하락

 

PBR레벨은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계산한 가장 범용으로 사용되는 밸류에이션 레벨입니다. 워낙 예전부터 사용되어왔기에 올드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기업의 가치는 성장주든 가치주이든 결국 순자산가치 증감에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PBR레벨이 가지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유가증권시장 시장 전체PBR레벨이 1.01배 수준에 위치 해 있고, 만약 9월초까지 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8월 중순 공시된 실적 자료가 반영되면서 KRX홈페이지 마켓데이타 페이지에서 PBR레벨 0.9배 레벨로 들어온 PBR수치를 보게 될 것입니다.

이 PBR 1레벨은 시장 주가가 순자산가치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과거부터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 해 왔습니다.

 

 

ㅇ 2000년, 2008년, 2016년, PBR레벨은 1에 이를 때마다 제2의 IMF 놀음

 

[PBR 1 레벨에서 증시는 중요한 바닥을 찍곤 하였는데]

 

 

시장이 PBR 1레벨을 하회 하는 경우, 순자산가치,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주가 수준이란 측면에서 중요한 시장 변곡점을 만들곤 하였습니다.

2000년 IT버블이 붕괴된 그 정점에 코스피 시장의 PBR레벨은 연말 기준 0.8배까지 다이렉트로 폭락하였었습니다. 그 당시 폭락 분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폭락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하였고, 그 어떤 합리적인 생각도 투자자들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투매에 투매만 연속되었습니다. 그 당시 IMF상황을 극복하던 중이었기에 또 다시 IMF사태 2부가 찾아온다는 말들이 많았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PBR레벨이 1배 이하로 하회하였었지요. 연말 기준 0.94배까지 하락하였지만 그 해 가을에는 장중 0.8배 수준까지도 뚫고 내려갔을 정도로 하락장의 속도는 IT버블 당시에 준할 정도로 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이 제2의 IMF사태가 온다는 흉흉한 비관론이 시장을 장악하였었습니다.

 

위 두시기는 증시가 폭락하던 시기에 발생되었던 PBR 1배 레벨 하회 케이스 였고, 2016년의 케이스는 증시가 횡보를 하다가 기업들의 실적이 쌓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모수가 커져 PBR레벨이 1배에 이른 시기였습니다. 횟수로 7년여에 이르는 횡보장이었다보니 투자심리를 표현할 때 공포는 아니었지만, "좌절/실망" 이라는 표현으로 설명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말 그 때도... 언제나 그런 것처럼 제2의 한국IMF 사태에 관한 뉴스와 의견들은 언론지상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였지요.

 

 

ㅇ 투자자들은 감히 "앞으로"를 외치지 못한다.

 

2000년, 2008년, 2016년 PBR레벨 1 수준을 하회하였던 증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감히 "앞으로"를 외칠 수 없었습니다. 2000년과 2008년은 그야말로 공포 심리가 장악한 폭락장이었기 때문에 그러하였고, 2016년은 모두가 지쳐 포기한 증시이다보니 감히 "앞으로"라고 외칠 수 없었던 것입니다.

 

[2016년 말에도 제2의 IMF사태와 같은 용어가 자주 등장하였고.. 자료 : 다음뉴스 "제2의 IMF" 검색]

 

지금 2018년 PBR 1배를 하향이탈을 앞둔 상황도 비슷합니다.

어떤 시기든 정치권에서는 자신들의 정치적 우위를 위하여 경제가 괜찮아도 항상 "위기"라하고 언론은 이를 증폭시키니 사람들이 느끼는 경기는 마치 1997년 IMF사태에 와 있는 듯 합니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경기가 나쁜데 휴가철만 되면 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주말만 되면 스타필드나 이케아 주자장 앞은 차량들의 줄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지요.

(※ 진짜 경제 위기라면 어찌 귀한 기름 써가면서 밖으로 나갈 수 있겠습니까? 그냥 집에 콕~틀어박혀 피죽만 먹어야지요.)

 

어째거나, 이렇게 만들어진 분위기 속에 증시도 제법 긴 시간 부진하다보니 투자자들은 감히 "앞으로"를 외치지 못합니다. 때마친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라는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군요... 그러하기에 부정적인 시장 분위기는 투자심리를 쉽게 장악하게 됩니다.

 

필자의 가까운 지인이 오랜기간 원칙을 가지고 매달 적립식으로 투자하던 주식투자를 이번달에는 적립을 하지 않았다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시장도 좋지 않아 적립할 의미를 못찾겠다 하더군요. 이렇듯 PBR 1배를 하회하는 시기에는 투자 원칙을 가지고 투자했던 이들도 원칙을 깨트리곤 합니다.

(허허허.....) 쓴 웃음을 지었지만 한편으로는 미소를 지어봅니다.

 

아마 이런 모습들이 한국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겠지요? 필자는 오히려 반갑게 이런 분위기를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2000년에도, 2008년에도, 2016년에도 그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칼럼에서는 굳이 어떤 의견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겠습니다. 제 글에서 의미를 공감하시는 분들은 이해하시리라 생각하며...)

 

2018년 8월 21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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