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오래 있다보니, 간간히 향후 수개월 뒤 주식 시장에 대하여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석달 뒤 주가지수가 어디에 있을지?"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그에 대한 대답을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을 예측한다 한들 그 예상이 맞을 확률은 기대 이하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단기간의 예상은 확률이 그저 홀짝게임 수준인 50%에 근접하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주식시장의 속성을 잘 아는 이들은 주가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래를 알 수 없는 우리는, 시장의 특징 중 몇 가지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ㅇ 몇일 전, 걸려온 지인의 전화 "3개월 뒤 주가지수 어디까지 갈까?"
몇일 전, 갑자기 지인에게 전화가 오더니 다짜고짜 3개월 뒤 주가지수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묻더군요. 저의 대답은 "그건 모르지..."였습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기도 하고 시장이 지금 지수부터 바닥다지면서 지지부진할 수도 있지만 갑자기 대외적 여건이 좋아지면 단번에 2500p까지 지수가 상승할 수도 있고, 반대로 미국 금리 인상 분위기 속에 무겁게 흘러갈 수도 있는 등,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일기예보보다도 더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 지인의 경우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계속 물어보길래 필자에게 의견을 물어보려 했다 하더군요.
(특히 이런 경우는 예상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만들고 그 오해가 또 한번 사람을 거치면서 다른 말로 바뀌기에 대답을 아예 안하는게 맞습니다.)
사람들은 주가지수가 수개월 뒤에 어느 위치에 있을지 궁금 해 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습니다. 특히 단기 예측은 위/아래 혹은 홀짝과 같은 50%확률에 근접하기 때문에 예측 자체가 무의미하기도 합니다.
다만,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투자자인 우리는 몇 가지 무언가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관찰하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ㅇ 첫번째 : 장기적으로 시장은 결국 상승한다.
앞서 반복적으로 말씀드린바처럼 단기적인 주가 예측은 홀짝 놀이의 확률일 뿐입니다만, 상승 쪽으로 확률을 높게 잡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장기적으로 시장을 예상하는 것이지요. 글을 쓰면서 종합주가지수를 1985년 연말부터 2018년 현재까지 총 34년간 1년 단위, 5년 단위, 10년 단위, 20년 단위로 수익률을 평가하였을 때, 수익률이 플러스인 상승한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여보았습니다.
[주가지수 수익률 평가 기간이 길면 길 수록 수익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1년 단위로 수익률을 평가한 케이스는 총 33번이 있었고 이 중 22번의 경우 상승며 67%의 상승비율을 보였습니다. 5년단위는 총 30번의 케이스 중 21번이 상승하며 70%의 상승비율, 10년 단위는 24번의 케이스 중 18번으로 75%의 상승비율, 마지막으로 20년 단위는 14번의 케이스 중 14번 상승하면서 100% 상승비율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마 이를 일단위까지 줄이면 상승비율이 50%에 근접하게 될 것입니다.)
시간을 길게보면 길게 볼 수록 결국 시장은 상승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에이~! 당연한것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 투자에서 이 원리를 제대로 활용하시는 투자자분들이 그렇게 많지 않지요. 떨어지면 떨어진다고 겁난다며 투자를 포기하고 상승하면 상승한다고 불안해 하며 투자를 접기도 하니 장기투자를 이어간 분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분들이 상승장에 들어오셨다가 하락장에서 손절하시고 나가시다보니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주식투자를 이어온 투자자분들은 장기적으로 투자 전략을 이어온 효과가 어떠했는지 그 효과를 잘 알고 계시고 지금도 자신의 투자 전략을 실천하고 계시지요.
ㅇ 두번째 : 시장이 싼지 비싼지는 안다.
주가가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는 없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시장이 저평가 되었는지 고평가 되었는지를 대략적으로라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수퍼마켓에서 야채를 살 때 가격 추이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싼지 비싼지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예를들어 애호박이 1개에 천원이면 싼 느낌이 들어 사게되지만, 1개에 3천원이면 비싼 느낌에 사기를 꺼려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주가가 어디까지 상승할지, 하락할지 아니면 언제까지 횡보할지 알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라도 싼지 비싼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시장 밸류에이션 지표, 개별 주식의 가치지표 등을 통하여 현재 주가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비싼 주식이 버블을 더 만들기도 하고 저평가된 주식이 가치 트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주가가 싼지 비싼지를 가늠한다면 바가지 쓰고 주식을 매수하지 않을 것이고 헐값에 투매하는 것을 자제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가치투자자의 기준이 되어 줍니다.
ㅇ 세번째, 시장의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주식시장은 예측불허이지만, 정보의 비효율성이 존재하기에 증시 재료에 주가가 바로 반응하지 않고 추세적인 현상이 나타납니다. 여기에 심리적 영향도 더 해지면서 주가 버블 혹은 주가 폭락을 만들면서 추세를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시장의 추세가 높은 비율로 예측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추세의 방향이 연장되는 효과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은근히 많은 수의 추세지표들이 주가지수에 적용하였을 때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곤 합니다. MACD, TRIX,이동평균선과 같은 추세지표들 뿐만 아니라 경기선행지수 등과 같은 경기 지표의 추세를 주가지수에 적용하여 매매 로직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MACD지표를 주가지수에 적용하여본 간단한 추세추종 결과, 1985년~현재]
위의 자료는 추세지표로 잘 알려진 MACD의 기본 변수를 활용하여 주가지수에 적용 해본 간단한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1985년부터 현재까지 승률(수익낸 비율)은 40.8%로 낮은 편이지만 추세를 타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니 장기 성과가 높에 만들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ㅇ 우리는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현재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고보니 오늘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가 나오는 날입니다. 저도 화면창 한구석에 로이터의 실시간 중간선거 개표 현황창을 띄워놓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한 뉴스기사들이 경제면에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예상일 뿐입니다. 선거 결과는 어찌될지 모르고 그 결과가 나온다 한들 예상시나리오와 달리 증시가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이 처럼, 증시의 미래는 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다만, 위에서 설명드린바처럼 우리는 3가지 주식시장의 특징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초장기적으로는 주가지수는 우상향할 것이고, 현재 주식이 싼지 비싼지를 가늠할 수 있으며, 추가 추세가 있는 경우 확률은 낮지만 추세를 타고갈 때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미 독자님들도 다 알고 계신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전략으로 만들고 실천하는 투자자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투자 전략을 만들었다하더라도 지난 10월 하락장과 같은 때 투자를 포기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기도 하고, 아예 투자 전략 자체를 만들지 못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위의 증시 특징을 잘 활용한다면 현재는 수익률이 부진할지라도 장기적인 수익률을 꾸준히 높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날 뒤돌아보면 "내가 이렇게 높이 올라왔나?"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실 것입니다.
2018년 11월 7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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