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량한 모기업 직원 연수에 투자와 재테크에 관한 강연을 하고 왔습니다. 작지만 강한 가치주로 종종 등장하는 기업이다보니 강연을 마치고 나서도 그 회사의 펀더멘털과 주가를 여러번 살펴 보게 되었습니다. 자료를 뒤적 거리다보니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회사의 장기 수익률은 과언 어디에서 만들어지는 것일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주가는 비록 이슈에 따라 움직이지만 주가 안을 파고 들어가보면 본질적으로 장기 수익률이 어디에서 올라오는지 추정 해 볼 수 있었습니다.
[※ 오늘 글은 특정 종목의 추천이 아닌 투자 원리에 관한 글임을 서두에 안내드립니다.]
ㅇ 위 아래로 요동치는 주가 : 결국은 회사 가치를 따라 움직이는데
아무리 알곡과 같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기업의 주가는 회사의 가치를 뒤로하고 마음대로 요동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투자 연구가들도 기업의 주가는 "랜덤 워크"처럼 움직이기에 예상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화학 실험 시간 물속에 퍼트린 물감이 퍼지는 랜덤 운동은 물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지 못한다는 고정관점을 심어 놓는 것처럼, 주가는 불규칙하게 랜덤하게 움직인다는 고정관념은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는 고정관념을 심어놓았습니다.
[물컵에 떨어진 잉크는 랜덤하게 움직이는 듯 하지만... 사진참조 : pixabay]
만약 분자 하나하나 단위로 본다면 예상 불가능한 랜덤워크로 보입니다만 물위에 떨어트린 물감 한방울은 무조건 랜덤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물보다 무거운 물감은 아래 방향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아 퍼져나갑니다. 즉 100%랜덤워크가 아닌 중력이라는 힘에 의해 장기적으로 방향성을 가지게 되고 시간이 흘러 하루밤 지나고보면 물감은 바닥에 가라앉아있고 물은 위에 있게 되지요.
개별종목에서 주가도 이와 같습니다. 미시적인 1틱, 1초, 1분 단위에서는 주가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랜덤워크처럼 보입니다만 장기적인 시계열에서는 주가는 결국 기업의 가치를 따라 위아래로 출렁이며 앞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ㅇ 결국 주가는 BPS 방향을 따라 간다.
다양한 밸류에이션 잣대가 있습니다만, 본질적으로 기업의 이익이 쌓이면 그 이익은 회사 순자산으로 유보되어 쌓여가게 됩니다. 그 결과 매년 꾸준한 이익을 만드는 기업은 순자산이 꾸준히 쌓여가면서 주당순자산(BPS)가 높아져 갑니다. 이렇게 꾸준히 높아지는 BPS 속에 기업의 주가는 어느날은 BPS보다 훨씬 낮은 주가 수준에 위치하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BPS보다 월등히 높은 주가 수준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위아래로 요동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결국 주가는 BPS의 방향을 따라 움직여 나가게 됩니다.
[우량기업 S사의 연단위 BPS와 주가 추이(단위, 원 : 수정주가 수정 BPS기준)]
필자가 어제 강연을 다녀온 S사의 사례를 위의 도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S사는 매년 BPS가 꾸준히 증가 해 왔습니다. 2002년 연말에는 수정BPS기준 1250원 정도였고 2018년 3Q말 기준 7080원에 이르러 있습니다. 만 16여년 동안 BPS가 5.6배 증가하였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S사의 주가는 수정주가기준 2002년 연말 637원에서 2007년 연말에는 8517원까지 10배 넘게 상승하며 BPS보다 3배 넘는 주가 수준에 이르기도 하였습니다만, 2011년에는 BPS보다 현격히 낮은 주가는 2000원대에 다시 들어가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에 2007년에는 연중 1만6천원을 돌파하기도 하였던 것을 감안하고 본다면 주가는 기업가치와 전혀 상관없이 마치 망나니처럼 움직이는 랜덤워크와 같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긴 시각에서 보게 되면 주가는 결국 회사 BPS를 따라 움직여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계적으로는 주가와 BPS의 상관계수가 0.25 정도로 낮은 편이기에 랜덤워크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만, 결국 방향은 BPS의 방향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만약 이 기업의 주가가 BPS와 거의 똑같이 움직였다면 2002년 연말 이후 2018년 연말까지 연복리 11.5%의 주가 수익률은 거두었을 것입니다.
(참고 : 워런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가 BPS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서 한가치 투자수익률의 원천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BPS성장률이 장기적으로 주가 수익률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란 것을 말입니다. 여기에 한가지가 더 덭붙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BPS에서 빠진 숫자입니다. 그 값은 바로 순자산에서 녹여서 지급되는 기업의 배당입니다.
즉, 개별 주식의 총장기수익률 = 장기적인 연BPS성장률 + 배당수익률
이렇게 우리가 기업의 장기 수익률을 추정 해 볼 수 있겠습니다.
위의 기업의 경우 평균 매년 3%수준의 배당수익률이 발생하였으니 BPS의 연복리 증가율 11.5%에 연 3%의 배당수익률을 더하면 연 14.5%수준의 총투자 연수익률을 추정 해 볼 수 있겠습니다.
ㅇ 문제는 기업 가치보다 싸게 샀느냐 비싸게 샀느냐가 관건
위의 S사의 경우는 큰 실적 부침 없이 강건하게 기업이 경영되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꾸준히 BPS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렇다하더라도 만약 BPS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한다면 인내의 시간은 극단적으로 길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S사의 주식을 2007년 고점인 8517원에 매입했다고 가정 해 보겠습니다.
그 당시 BPS는 2760원이었으니 PBR(주가/BPS)은 3배 정도 수준의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만약 그 당시 8517원까지 BPS가 성장한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 대략적으로 추정 해 보겠습니다.
만약 1년안에 도달하려 한다면 연 200%넘는 BPS성장이 있어어 했을 것입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이지요. 만약 5년 안에 도달하여 한다면 연 24.6%의 높은 성장률이 있었어야만 합니다. 이는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은 가능할 수 있기에 고속성장이 기대되는 종목들이 높은 PBR을 가지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전반적인 연평균BPS성장률은 11%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PBR 3배에서 매입시 주가가 BPS와 같은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11~12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즉, 아무리 좋은 회사라 하더라도 비싼 값에 매입할 경우 정상적인 성장률을 감안할 때 매우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한편 주가가 싼 수준인 2011년에 매입했다 가정해 보겠습니다. 당시 주가는 2000원 정도였고 BPS는 4800원대였습니다. 이미 BPS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기에 주가가 BPS에 얼마만에 도달하느냐가 수익률의 관건일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만약 매년 11%수준으로 성장성이 지속될 경우, 주가가 BPS에 도달하는 시간은 하나의 수익률 보너스가 될 것입니다. 이 맛이 자주 발생할 때 가치투자의 진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별주식의 총장기 수익률을 아래와 같이 정리 해 볼 수 있겠습니다.
= 장기적인 연BPS성장률 + 배당수익률 + (현 BPS/현주가)^(1/도달하는 기간 년)
이렇게 개별 주식의 총장기 수익률을 대략적인 공식으로 만들어 볼 수 있겠습니다.
공식이 들어가다보니 글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실 듯 하여 간단히 정리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1. BPS의 장기적인 연성장률을 따라 주가는 움직인다.
2. 대략적인 주식의 총장기 수익률 = BPS장기연성장률 + 배당수익률(연)
3. 여기에 저평가 될 때 매수할 경우 : BPS도달시까지 기간수익률은 뽀너스~!
2019년 1월 11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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