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경제분석을 하는 이유 : 투자원칙을 지키기 위해
증시토크에서는 오랜 기간 "투자원칙"을 지켜야한다는 취지의 글을 자주 이어왔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주식시장과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글들도 비슷한 비중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뭐랄까 약간의 모순된 상황처럼 생각하시는 경우가 발생 합니다. 시장에 대한 분석을 긍정/부정적으로 했다면 이에 맞춘 "융통성"을 발휘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고들 생각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증시와 경제를 분석하는 것은 이런 융통성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투자원칙을 더 강하게 지키기 위하여 시장 분석은 큰 힘이 되어줍니다.
ㅇ 증시 예상은 홀짝 확률일 뿐이지만 그래도 증시와 경제 분석은 해야한다.
많은 분들이 향후 증시 예상을 저에게 묻곤 합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친구 결혼식장에서도 다른 친구들에게 같은 질문을 받았군요. 이러한 미래 증시 예상은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호악재를 분석하고 그 호재/악재가 실제 시장에 등장한다하더라도 증시가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상황이 발생되면 "시장에 이미 재료가 선방영되어있다"라고 설명되어지곤 합니다.
(예를들어 어제 밤사이 브렉시트 관련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부결되어도 글로벌 증시가 상승한것처럼 말입니다.)
예상대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예상과 달리 다른 돌발 이슈로 인해 반대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 것이 주식시장입니다. 그러다보니 미래 증시 예상은 홀짝 맞추기에 불과할 수 있으며 특히 단기적인 예측일 수록 확률 50%에 근접하게 됩니다.
예측 측면에서는 무의미할 수 있는 시장과 경제 분석이라도 필자도 그렇고 많은 현명한 투자자들은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증시와 경제에 존재하고 있는 재료들과 이슈들을 파악하고 그 이슈들을 분석하는 과정 속에 과거 선례들을 조사하면서 가능성 있는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증시와 경제 분석 속에 향후에 어떤 증시 이슈들이 등장할지 어슴푸레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전투자에서 이러한 연구와 공부 그리고 노력은 투자원칙을 지키는 엄청난 힘이 되어 줍니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하는 증시/경제 분석
필자의 투자관에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어떤일이 벌어지든 세워둔 투자원칙을 지킨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제/증시 분석을 할 필요도 없겠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시와 경제 분석 과정 속에 필자의 경우 투자원칙을 오히려 강하게 잡을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 이유는 미리 여러가지 시나리오 속에 만약의 상황을 마음 속으로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작년에 미국 금리 인상이 반복되면서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증시토크를 통해 만약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다면 벌어진 상황들을 여러차례 분석드린바 있지요. 이런 분석들 속에 만약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 어떤 시나리오들이 발생할 수 있을지 미리 마음 속으로 그 상황에 대한 각오를 할 수 있게됩니다. 그외에 정기 오프세미나에서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발생하지 않고 90년대 중후반처럼 오랜기간 스프레드가 얇게 지속되는 시나리오도 설명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예상을하다보면, 내 투자원칙이 경제/증시 상황에 따라 어떤 풍파가 덮칠지 대략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무방비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각오를 하고 그 상황을 맞고 투자원칙을 뚜벅뚜벅 걸어나며 지킬 수 있는 것이지요. 만약에 풍파가 심할 수 있는 경제/증시 시나리오라면 사이렌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돛대에 몸을 꽁꽁 묶은 율리시스처럼, 투자심리가 무너지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다지는 마인드컨트롤을 하기도 합니다.
ㅇ 증시/경제 분석을 하면 : 군중심리가 더 정확하게 관찰된다.
증시나 경제 분석을 하지 않는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의 심리 상태에서 증시의 호/악재를 만나게 되면 그에 따른 시장 분위기에 그대로 노출되어 그 분위기에 휘둘리고 맙니다. 결국 군중심리의 한복판에 본인이 있게 되고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심리상태에 놓이고 맙니다.
강세장에서는 "가즈아!!!"만 외치고 있을 것이고, 약세장에서는 공포심리에 휩쌓이는 등 일희일비하며 감정적인 투자를 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증시와 경제 분석을 꾸준히 하신 분들은 시장이 어떻게 흔들리든 일반 개인투자자들에 비하여 매우 의연하게 증시 흐름을 마주하곤 합니다.
오히려 마치 높은 산에서 속세를 내려보는 듯한 모습으로 말입니다. 군중심리에서 한걸음 멀리에서 지켜보기에 오히려 군중심리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군중심리 상황이 어떤지 냉정하게 볼 수 있기에, 마음의 각오를 강하게 하고 투자 원칙을 공고히 지켜갈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ㅇ 경제/증시의 예상에 대한 융통성 : 결국 투자원칙은 무너진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융통성과 유연성, 하지만 꼬이면 답이없다. 사진참조 : pixabay]
그렇다하더라도 사람들은 절대적인 혹은 쪽집게처럼 콕콕 맞추는 "계시"를 원합니다.
- 증시가 한달뒤 어떻게 될지
- 어떤 투자 대상이 오를지.
- 몰빵해야할지 100%현금화 해야할지 점지 해달라 등등등
증시나 경제 분석에 대한 고정관념이 이렇다보니 본인이 생각했던 시장 시나리오와 다른 증시 흐름이 나타나게 되면 "융통성"에 대한 압박을 본인 스스로에게 혹은 경제/증시 분석가에게 강요하기도 합니다.
필자의 경우도, 작년 연말 가까운 이들에게 혹은 정기세미나에서 이런 말을 너무도 많이 들었습니다.
"제2의 IMF사태가 온다는데"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 세계 경제 공황이 온다는데"
"트럼프가 ... 예측할수 없는 이어서" 등등등 여러 재료들을 언급하지만 결국은 시장이 하락하였기 때문에 "융통성"을 발휘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 말들은 연말에 주가지수가 20% 가까이 빠졌으니 지금이라도 투자원칙이고 뭐고 다 버리라는 심리적 압박인 것이지요.
만약에 그 당시 필자가 그 많은 이들의 협박성(?) 압박에 못이겨 투자원칙에 융통성을 가하고 모든 주식을 매도하였다면 올해 1월 닭 쫓던 강아지 지붕쳐다보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원칙을 강하게 지켜내었지요.
이렇게 필자가 융통성 요구에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증시와 경제를 분석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음 속에 각오하였기 때문입니다.
투자원칙을 세웠음에도 경제/증시를 분석해야하는 이유, 궁극적으로 그 투자원칙을 지키기 위하는데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2019년 1월 16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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