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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공룡은 그 덩치를 숨길 수 없다. 연기금 수급의 스탤스가 벗겨지다

by lovefund이성수 2019. 1. 23.

공룡은 그 덩치를 숨길 수 없다. 연기금 수급의 스탤스가 벗겨지다

작년 12월, 투자자별 매매동향 통계 자료에서 연기금과 국가가 통합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연기금등 이라는 항목으로 국가와 연기금의 매매동향 통계가 나오면서 연기금의 수급 행보를 파악하는데 혼란이 생기게 되었지요. 하지만 연기금 특히 이를 대표하는 국민연금은 금융시장의 공룡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 큰 덩치가 있기에 아무리 투자자 매매동향 통계를 합친다 한들 그 덩치를 숨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최근 예전처럼 깔끔한 숫자는 아니지만 그 연기금의 모습이 관찰되어지고 있습니다.

 

 

ㅇ 매매 수급 동향에서 완벽한 스텔스는 없다.

 

군대에서 항공기 또는 선박의 위치와 특징을 파악하는 레이다. 그에 대항하기 위하여 레이다에서 정체를 숨기는 기술인 스탤스 기능이 항공기나 선박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레이다가 자신의 정체를 철세 무리처럼 오인하게 하거나 레이다 전파를 랜덤 노이즈로 중화시켜 일반적인 자연 전파 상태로 돌려 자신의 정체를 아예 안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스탤스 기능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 사용한 전파를 역산하여 정체를 파악하기도 하는 기술도 있고 혹은 스탤스를 적용한다 하더라도 완벽한 스탤스가 아닐 경우 어렴풋이 정체가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증권시장에서도 이런 기술들이 적용되곤 합니다.

기관이나 외국인들의 장중 대량 매도의 경우 과거에는 장중 내내 규칙적인 시간에 균일한 물량으로 매수/매도하였지만, 이를 레이다로 캐치하여 역이용하는 트레이더들이 늘면서 규칙성을 없애고 노이즈를 섞어 매매하면서 자신의 정체를 스탤스화 합니다.

 

어쩌면, 연기금과 국가의 수급동향 통계를 합친 것은 연기금 중 맞형인 공룡 국민연금의 수급 동향을 노출시키기 위한 스탤스 방식으로 해석 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연기금과 국가 수급동향이 합쳐져 스탤스 기능이 작동하였지만, 공룡의 덩치가 워낙 크기에 그 정체를 완벽히 숨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ㅇ  연기금과 국가를 합친 매매통계에서 국가를 빼보자.

 

스탤스 기능을 깨는 기술은 전파를 역으로 발사하는 스탤스 신호를 반대로 역이용하여 노이즈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를 활용하면 연기금과 국가의 통계가 합쳐진 "연기금 등"이라는 항목에서 연기금만의 시그널을 어슴프레라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워낙 국민연금의 규모가 크기에 완벽한 역스탤스 기능을 쓰지 않더라도 눈으로 관찰됩니다.

 

이를 위하여 2010년대 이후 최근까지 연기금과 국가의 순매매 누적 추이를 도표로 준비하여보았습니다.

 

[2010년대 이후 연기금과 국가의 수급 누적 통계 추이]

 

 

위의 자료는 2010년 이후 유가증권 시장에서의 연기금 매매 수급 누적 통계와 국가 수급 누적 통계 추이입니다.

최근 한달여는 연기금과 국가가 합쳐져 있지요. 그런데 이 자료를 보면 생각보다 쉽게 연기금과 국가를 합친 수급 통계에서 국가만의 수급을 제거하는 것은 매우 쉽다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17년 중후반에 국가의 대량 매도가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 기간 의미를 찾기 어려운 소폭의 증가/감소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의 대표주자인 우정사업본부가 차익거래를 주도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하니 연기금처럼 꾸준히 살 이유도 없고 어느정도 쌓이면 청산하고 줄어들면 다시 사들이면 되었던 것이지요.

 

연기금등! 의 항목으로 통합된 연기금+국가 수급통계에서 국가라는 노이즈를 빼는 방법은 쉽습니다.

그냥 국가 항목이 없다는 생각하는 것이지요. 다만 이 방법은 100%완벽하게 연기금만의 수급 항목을 뽑는 방법은 아닙니다. 1년이라는 시계열 안에서는 최대 1조원안에서 증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하더라도 12개월로 나누면 한달에 많아야 1천억원 정도이니 한달에 이보다 큰 연기금등(연기금+국가)의 수급통계가 발생되면 공룡이 움직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ㅇ 2019년 공룡 연기금은 정체를 숨길 수 없었다.

 

작년 12월 연기금과 국가 통계가 통합되었을 당시 공룡 연기금의 매매동향이 스텔스화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앞서 언급드린 월간 1천억원대를 자연노이즈 기준으로 감안할 때 작년 12월 5일 이후 3천억원정도 매도하였으니 어슴프레하게 매도하는 정도가 보인다고나 할까요?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운 정도였습니다. 일단위로도 1천억원대 미만 거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공룡 연기금은 올해 1월 정체를 드러내다, 청색선 : 연기금등 누적 / 녹색막대 : 연기금 등 일일동향]

 

 

그런데 올해를 시작하면서 공룡 연기금이 가시적인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하였습니다.

1월 4일 이후 1천억원대 이상의 순매수가 4번이나 발생되었고 오늘 오전장에도 1천억원이 넘는 순매수가 관찰되었습니다. 그 결과 1월 현재 누적 9천억원의 순매수를 연기금등의 수급통계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거래한 공룡이 수풀로 몸을 숨겼지만 그 움직임이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관찰되는 상황처럼 말입니다.

국가라는 수급통계로 스탤스를 했어도 이 정도 규모의 월간 순매수라면 정체가 드러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ㅇ 국민연금, 주가지수 2250p까지는 국내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최근 1~2년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의 국내주식 매수가 약해진 이유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목표치가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201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20% 목표치를 두고 있었던 국민연금이, 향후 국내주식 비중 목표치를 18%까지 낮추면서 과거와 달리 공격적인 매수를 주저했던 것입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쌓이는 국민연금 자산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은 현재 주가지수대에서는 매수를 해야만 18%비중을 맞출 수 있습니다.

 

[주가지수 2250p까지는 매수 가능성이 높은 국민연금, 매매 추정치 계산 : lovefund이성수]

 

 

위의 자료는 국민연금의 2018년 연말 운용자산을 추정하여 국내주식 비중을 적용한 후, 주가지수 별 매도/매수해야하는 규모를 추정한 자료입니다.

연기금은 기본적으로 자산배분전략이 적용되어있기에 시장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게 됩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대규모로 매수를 해야하고 크게 상승하면 대규모로 매도가 자연스럽게 발생됩니다.

이 개념을 바탕으로 주가지수별 매도/매수 해야하는 규모를 추정하여보았습니다.

주가지수가 2000p까지 밀린 경우 14조원의 순매수를 해야 비중을 맞출 수 있고, 반대로 주가지수가 2600p까지 상승하면 17조9천억원을 순매도해야만 국내주식 비중이 18%로 맞추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추적하여가보면 주가지수 2250p가 중요한 분기점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매수를 해야 국내주식비중을 맞출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주가지수 2124p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사야할 규모가 수조원 단위의 큰 규모입니다. (2124p기준 7조원대 중반) 따라서 이번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등(연기금+국가)의 매매수급 통계에서 9천억원의 순매수가 유입된 것은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의 행보가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쉽지만 작년 후반 증시가 하락할 때, 사야할 구간에서 이상하게 연기금의 액션이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기금운용본부장의 부재 등 내부적인 이유 때문이라 추정합니다만, 새해들어 1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바가 크다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공룡이... 움직인다..."라고 소리쳐도 괜찮을 듯 합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한장면처럼 말입니다.)

 

2019년 1월 23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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