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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증권거래세 폐지되면 증시에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by lovefund이성수 2019. 1. 24.

증권거래세 폐지되면 증시에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또 다시 증권거래세 이슈가 경제 뉴스에 크게 등장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구체적인 일정을 담은 민주당의 발의 법안을 언급하고 있다보니 이후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증권거래세를 낮추고 2024년에는 증권거래세 완전폐지를 계획하고 있는 이 법안, 하지만 기재부에서는 발끈하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만약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요. 과연 증권거래세가 폐지된다면 증시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현재 증권거래세 폐지 가능성이 증권주가 반등하는데 과연 증권업계에 실익을 안겨줄지 곰곰히 생각 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ㅇ 증권거래세 때문에 할수 없던 매매 방법들이 현실에 출현할 것!

 

과거 선물시스템을 한참 연구하던 시절, 좋은 로직을 만들고 코스피 선물에서 백테스팅 한 것을 주가지수에 적용하였을 때 더 큰 수익이 발생하는 현상을 왕왕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로직을 주가지수에 적용할 수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증권거래세 0.3% 때문이었습니다.

 

선물 매매수수료는 거의 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증권거래세가 0.3%가 존재하니 당시 평균 1일 1거래를 하는 선물매매시스템을 주가지수에서 실제 구현하는 것은 비용측면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훌륭한 꿈같은 결과를 보았다"는데 위안을 삼을 뿐이었습니다.

 

현재 여러 트레이딩 전략을 연구하는 분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0.3%증권거래세를 제외하고 주문편차(슬리피지)만 감안하면 훌륭한 전략을 만들 수 있지만 0.3%증권거래세를 적용하면 쓰레기 전략이 되고 마니 말입니다. 매일 1회씩 거래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도 매일 같은 금액으로 매매할 경우 0.3%씩 1년, 240 거래일이면 매매금액에 72%에 이르는 증권거래세를 내야만 합니다. 그러다보니 현실적으로 매매 전략 연구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증권거래세가 폐지된다면 더 다양한 매매전략들이 고려되고 실전에 투입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됩니다. 그로인해 증시에는 더 다양한 전략들이 준동하고 이로인한 여러가지 현상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 몇가지 : 상상하던 전략들이 모두 구현된다?

 

첫번째로, 짧은 시계열로 거래하는 투자 전략의 경우는 증권거래세라는 장벽이 사라지기에 더 공격적으로 전략이 활동하게 될 것입니다. 소위 고빈도 거래, 고주파 거래로 불리는 HFT(High Frequency Trading) 전략은 한국시장에서 매우 격렬하게 활동하며 시장에 성격을 바꾸는 큰 요소로 부상할 것입니다. 한국 시장내에서 HFT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증권거래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하여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주가 왜곡 현상이 심하게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빈도거래 시스템의 로직 오류로 인한 Flash Crash 현상이 증시 전체에 혹은 개별 주식에서 나타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도 할 것입니다.

 

두번째로 기관 차익거래입니다.

2010년대 들어 기관투자자에게 주식 거래 증권거래세가 부과되면서 차익거래가 외국인의 놀이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프로그램 매매 중 차익거래 비중인 2000년대 중반 50%수준에서 2010년대 이후에는 한 자리수로 줄어든 것도 증권거래세로 인하여 차익거래 기회가 박탈당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증권거래세가 폐지된다면 차익거래 기회를 기관투자자도 다시 향유하게 될 것입니다.

이 또한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겠지만 한편으로는 파생만기일에 차익거래 물량 청산과정에서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웩더독(Wag the Dog)현상으로 인해 증시가 왜곡되는 현상도 크게 그리고 자주 나타날 것입니다.

 

세번째로 증권사 입장에서는 영업수익 구성이 바뀌는 계기.

증권거래세라는 고삐가 풀리게 되면 더 다양한 전략과 차익거래를 할 수 있기에 매매 전략 연구로만 존재한 전략시스템들이 현실로 구현되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프랍트레이딩(자기자본 거래)이 만드는 수익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지금도 대형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매매로 발생하는 유가증권 평가/처분 이익이 50%이상을 영업수익에서 차지하고 있지만 그 비중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개인투자자 및 기관 고객들은 자신들도 다양한 매매 전략을 써야하니 매매 수수료율을 낮추라는 압박을 가할 것입니다. 수수료율이 낮아졌을 때 유동성 증가로 거래량도 늘어나기에 전체 수수료 수익 관점에서는 큰 영향는 없지 않을까 추정 해 봅니다.

 

 

ㅇ 항상 이야기드리지만, 증권거래세 폐지 = 상장주식 양도세 전면시행

 

[사진참조 : pixabay]

 

매년 5조원에 이르는 증권거래세를 단독으로 폐지할 수는 없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반대급부가 필요하지요. 그 반대급부가 바로 상장주식 양도세 전면 시행입니다.

2013년 이후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낮아지면서 주식 양도세 대상이 넓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개인투자자에게 현실적으로 와닿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증권거래세가 폐지된다면 상장주식 양도세 전면시행은 함께 동반한다고 각오하셔야 합니다.

 

지난주 목요일 1월 17일자 증시토크 "증권거래세 폐지논란, 이보다 주식양도세 현실화가 더 큰 이슈"에서 언급드린바와 같이 주식 양도세 전면 시행은 단계적인 스케쥴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결정적인 트리거는 증권거래세 폐지에 있습니다.

 

1988년 주식 양도세를 전격적으로 시행한 대만처럼 큰 충격은 없겠습니다만, 1961년부터 28년 동안 단계적으로 주식 양도세 범위를 확대해온 일본보다는 상장 주식양도세 전면시행시 시장 충격은 있을 것입니다. 

(※ 참고 : 대만의 경우는 1988년 당시 순간적으로 증시가 30%하락하였고, 일본증시는 충격이 있는지도 모르게 지나갔습니다.)

 

주식 양도세에 대한 거부감 곰곰히 생각해 보면, 10년 혹은 20년 전에 상장주식 양도세 이슈가 나올 때보다는 거부감이 적어지긴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증권거래세 폐지는 상장 주식 양도세로 함께 이어질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음 속으로 이를 염두 해 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증권거래세가 없어졌을 때의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 속에 증시환경도 함께 마음 속으로 염두해 두어야하겠습니다.

 

2019년 1월 24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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