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의 정의는 무엇인가? 그리고 주식투자는?
주말사이 1박2일의 중요 출연진인 차태현씨와 김준호씨의 내기 골프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서 도박의 정의는 무엇인가? 라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내기 골프의 문화 특성상 다시 돌려주거나 회식을 거하게 쏘기에 도박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고 어째거나 수백만원의 돈이 오간 내기이기에 도박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처럼, 도박을 정의하는 것에 대하여 왈가왈부 논쟁이 많은데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주식투자는 도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ㅇ 도박의 의미 : 판례에 따라 해석에 따라...
이번 1박2일 차태현씨와 김준호씨의 내기 골프에 대하여 도박 골프다 아니다라는 논쟁이 있듯이 고스톱이 도박이다 아니다라는 논쟁도 판례에서도 엇갈립니다. 도박과 고스톱에 관한 뉴스를 살펴보면 똑같은 점당 100원의 고스톱에 대해서 소득 수준과 상황 따라 판결이 엇갈리더군요.
2007년 인천지법 판결은 도박으로 유죄판결을 내리기도 하였지만, 2008년 수원지법에서의 통닭집 점당 100원 고스톱에 대한 판결은 무죄로 선고하기도 하였습니다.
유희성과 소득수준 등등 다양한 조건들을 종합하여 법정이 판단하겠습니다만 일반인이 볼 때 도박의 정의는 내리기가 참으로 두리뭉실하고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ㅇ 투자 관점에서 도박의 정의 : "확률이 극히 낮은 곳에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베팅"
투자의 세계에는 확률의 정도와 기대수익률의 수준에 따라 투자, 투기, 도박을 구분하곤 합니다. 물론 이 정의 또한 명확한 잣대로 구분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개념적인 기준은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의 경우는 높은 확률로 합리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며 위험을 감수하고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
투기의 경우는 투자보다는 작은 확률이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위험을 더 각오하고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
도박은 확률이 극히 낮은 곳에서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통제불가능한 위험에 자금을 베팅하는 행위
투자와 투기는 서로 개념이 오가기도 합니다만 확실한 것은 극히 낮은 확률로 일확천금을 기대하면서 엄청난 위험을 감수한다면 [도박]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 여기서 한가지, 오늘 글에서 언급드리는 투기의 개념은 사회통념상 사회질서를 무너트리는 무분별한 투기 행위가 아닌, 위험을 감수하고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투자론적인 speculate(투기)를 의미합니다. )
[사진참조 : pixabay]
ㅇ 부동산 갭투자도 투기의 영역을 넘어 도박이 될 수도 있다.
일반적인 통념상 부동산 투자는 투기의 영역까지 해석되기도 합니다만 주식투자처럼 일방적으로 [도박]이라 치부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파고들어가보면 구조적으로 도박 영역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갭투자입니다. 최근 5년여 갭투자 수익률이 높았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 안의 근간이 엄청난 레버리지 (5배~10배)를 사용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나마 최근 5년간 결과론적으로 확률은 높았지만 차후 부동산 시황이 나빠질 경우 엄청난 리스크(갭투자에 따른 레버리지)에 위험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는 가운데 마음만은 "일확천금"을 기대하는 도박심리 상태와 유사한 영역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레버리지를 집 한채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Full로 사용하여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자도 다반사이지요. 과거 2010년 대 초반 갭투자자들이 고생고생하고 큰 낭패를 보았던 상황은 그 당시 갭투자와 레버리지(주담보대출)를 사용한 부동산 투자도 [도박]이 되었음을 반증합니다.
ㅇ 주식투자 : 도박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 레버리지 투자 하지 마시라.
다시 우리 증시토크의 포인트인 "주식투자"로 넘어오겠습니다.
일반적인 통념상 주식투자는 그냥 그 자체가 도박이라 치부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국고채에 투자되는 ETF나 채권형펀드 투자하여도 그 또한 도박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실 정도이니 이게 금융문맹 때문인지 사회통념 때문인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러한 사회적 통념은 차치하고, 냉정하고 투자의 영역에서 생각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식투자를 무리하게 레버리지를 투입하여 투자한다면 이는 투자와 투기의 영역을 넘어 도박의 영역에 들어가게 됩니다. 과거 증시가 폭등/폭락하는 역사속에 주식투자로 패가망신한 집들의 공통점은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를 최대한 사용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는 도박장에서 도박빚만 남은 이들처럼 주식관련 대출의 빚만 남을 뿐이지요.
자기돈으로만 투자한 분들은 버블 고점에서 매수하였어도 손실은 발생하였지만 빚은 남지 않습니다.
즉, 위에서 정의내린 도박의 개념 3가지 극단적으로 낮은확률/일확천금/무한위험노출 중에서 레버리지만 줄여도 이 3가지의 가능성을 모두 낮추면서 주식투자는 도박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고 자기돈으로만 투자하게 될 경우
- 위험 범위는 통제불가능한 수준이 아닌 자기자본 정도로 한정되며
- 일확천금의 기대가 아닌 합리적인 기대수익률로 낮아집니다.
- 마지막으로 레버리지 투자 때에는 마진콜과 듀레이션(만기)로 인해 돈을 갚아야하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여 승률이 피동적으로 낮아지게 되지만, 자기돈으로만 투자할 경우 이러한 피동적인 패배가 없기에 승률은 높아지게 됩니다.
ㅇ 주식투자가 투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진참조 : pixabay]
필자는 주식투자자가 사회적으로 무시받는 현실에 종종 개탄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세계 제1의 투자가인 "워런버핏"을 찬양하지만 그의 부(富)가 주식투자에서 나왔다가 이야기를 하면 "그러면 워런버핏도 도박으로 돈을 번건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답답할 노릇입니다.
우리네 역사에서 수많은 주식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도박처럼 해오고 그로인해 가산을 탕진한 사회적 증거물이 있다보니 주식투자는 도박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겼다고 봅니다.
1960년대 증권파동, 1990년 깡통계좌 정리사태, IMF사태, 2000년 IT버블 붕괴후 2003년까지 침체장, 2008년 금융위기 등등등 수많은 증시 굴곡과정에서 사람들은 빨리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학술적인 의미로) 탐욕에 레버리지를 최대한 땡겨 카지노에서 노름을 하듯 돈을 허공에 태워버렸습니다.
그나마 2010년대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현명해 지기 시작하였고, 도박처럼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의 수가 점점 줄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고 있기에 필자는 이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가 정착된다면 적어도 주식투자로 "패가망신"했다는 슬픈 스토리는 점점 줄어들고 주식은 도박이라는 고정관념도 역사속으로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주식투자자가 투자자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주식시장도 부동산 시장처럼 안정적인으로 지수가 상승하고 따박따박 현금흐름이 발생되어야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주를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안착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따박따박 들어오는 현금배당도 늘어나고 대주주는 사업을 전횡하는 일이 줄어들어 기업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며 기업가치를 높여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한 작은 방법은 지난 3월 7일 증시토크에서 강조드린바처럼 개인투자자의 주주총회 투표와 전자투표가 있다는 점을 저의 애독자분들은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2019년 3월 18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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