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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정체불명의 고객예탁금 6조 급증, 그것을 알고 싶어졌다.

by lovefund이성수 2020. 11. 18.

정체불명의 고객예탁금 6조 급증, 그것을 알고 싶어졌다.

11월17일 오후 4시경 금융투자협회에서 공시한 고객예탁금에서는 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숫자가 찍혔습니다. 고객예탁금 62조8398억원(+6조1616억원) 급증. 고객예탁금 급증 그자체는 그렇게 생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올해 몇차례 수조원씩 고객예탁금이 증가한 선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제 발표된 11월 16일자 기준 고객예탁금 증가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 오늘 칼럼은 읽으실 때 '그것이알고싶다' 분위기로 읽어주시면 조금 더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ㅇ 고객예탁금 5조원 이상 증가 올해에만 4번, 2003년 이후로는 5번

 

2020년 올해 동학개미 운동 속에 개인투자자의 자금이라 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 증가 속도는 그 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2019년 연말 28조5195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은 2020년 11월 16일 기준 62조8398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하였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규모이지만 일단위 고객예탁금 증가 기록 또한 대단합니다.

일간 예탁금 증가가 2조원 이상인 사례가 2003년 이후 30건이 있었는데 그 중 절반가까운 14건의 사례가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발생하였습니다. 특히 5조원 이상 폭발적인 예탁금 증가의 경우는 총 5번의 경우가 있었고 이중 4건이 2020년 연초부터 11월 16일 사이에 발생하였습니다.

 

그런데 2020년으로 보자면 지난 11월 16일에 고객예탁금 6조1616억원 증가한 것은 2020년 입장에서보면 흔한 광경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이전의 3번 고객예탁금 5조원 이상 증가 사례와 이번 11월 16일 증가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객예탁금 일간증가폭이 5조원 이상인 케이스, 자료참조 : 금융투자협회]

 

 

ㅇ 올해 예탁금 5조원 이상 증가 사례 공모주 청약 자금과 연관.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2020년 올해 고객 예탁금 5조원 이상 증가한 사례들을 꼽아보면, 8월 31일 5조7709억원, 9월 4일 15조8618억원 그리고 10월 8일 6조4830억원 이렇게 3차례가 있었고 이번 11월 16일 6조1616억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8월 31일, 9월 4일 그리고 10월 8일은 굵직한 IPO대어의 공모청약 전후였습니다. 청약증거금이 입금되며 증가한 일시적인 예탁금과 공모증거금이 반환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고객예탁금 증거로 인해 하루 5조원 이상의 고객예탁금 증가가 기록된 것입니다.

바로 9월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와 10월에 상장한 빅히트 2종목 공모 청약과 증거금 반환 과정에서 발생한 예탁금 증감의 일시적 왜곡시킨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11월 16일 6조1616억원도 공모주 청약 때문일까?

그것은 아닐 것입니다. 빅히트나 카카오게임즈처럼 시장 전체에 이슈를 만든 신규 상장 종목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예탁금 6조원 이상 증가한 것은 무언가 석연치 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하겠습니다.

 

 

ㅇ 의심 1. 신용대출 제한 전에 받아둔 단기 대출 자금의 증시로 유입

 

예탁금이 6조원 이상 증가한 상황을 다양한 관점에서 퍼즐을 맞추어보던 중 큰 조각 하나가 빈공간을 맞추어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난 주 금요일 정부가 가계 대출 억제를 위하여 발표한 신용대출 제한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동산 시장 억제를 위한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빚투를 억제하겠다는 취지였고 신용대출에 제약이 가해지기 전에 단기대출을 받고 그 자금이 증시로 일시에 몰려든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가져보았습니다.

 

시기적으로 월요일 고객예탁금 증가는 지난 금요일 신용대출 제한 이슈와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만약 고객 예탁금 증가 6조원 중 상당부분이 신용대출에 기인한 자금이라면 매우 투기적이고 단기적인 투자 성향의 자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ㅇ 의심 2.  증시 상승세를 보고 쫓아들어온 개인투자자

 

미국 대선과 대주주 양도세 이슈로 증시가 크게 밀릴 것으로 예상하며 9월과 10월 잠시 시장 뒤로 물러나있던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미국 대선이 끝나고, 대주주 양도세 불활실성이 사라지며 증시가 상승하니 증시의 추세적 상승으로 판단하면서 급하게 자금을 유입시킨 것입니다. 특히나 지난주를 보내며 종합주가지수가 8월 고점을 넘어서면서 투자심리가 역전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나 10월까지 증시를 개인투자자가 리드하다보니 체력의 한계가 있었던 상황에 외국인 투자자가 11월 들어 확실히 매수세를 키우고 있다보니 증시 상승에 대한 확신을 키웠을 것이고 증시로 자금을 유입시킨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11월16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6조1616억원 증가하였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이 외에도 다양한 정황들을 추정 해 볼 수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번 고객예탁금 증가는 SK바이오팜, 빅히트,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굵직한 기업의 공모청약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증시로 자연스럽게 유입된 자금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돈들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만약 의심 1에서 제기드린바처럼 신용대출을 막차로 받은 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것이라면 그 자금은 매우 공격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움직일 것입니다. 좋게 이야기하자면 역동적인 매매 나쁘게 표현하자면 극단적인 투기적 매매 형태를 보이면서 말입니다.

 

한편 의심 2에서 추론한 것처럼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고 들어온 자금이라면 긴 관점에서 시장에 에너지를 북돋아줄 것입니다. 주가지수 2400~2600p영역을 넘어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시장을 밀어주는 그 원동력 말입니다.

 

앞으로 이 자금들, 고객예탁금이 어떤 증시 상황을 만들지 흥미롭게 함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2020년 11월 18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의 투자철학을 함께하세요, 애독과 좋아요~^^ 부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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