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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PD수첩 “주식 영끌 빚투 청춘 보고서”를 보고 머릿속에 스친 단상들

by lovefund이성수 2021. 2. 3.

PD수첩 주식 영끌 빚투 청춘 보고서를 보고 머릿속에 스친 단상들

어젯밤 방송된 PD수첩의 주식영끌 빚투 청춘보고서가 세간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SNS상에서도 이런저런 의견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기에 저 또한 영상을 시청하고 많은 생각이 오전 내내 들었습니다.

오늘 증시 토크 칼럼은 시장 이야기가 아닌, 현재 증시 분위기를 기록하는 의미에서 글을 적을까 합니다. 과거와 비슷한 듯하지만 한편 다른 부분도 있기에.

(오늘 칼럼은 긍정/부정 흑백논리가 아닌 담담히 현재 상황에 대한 단상을 적은 것이오니, 투자 판단에 활용하지는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PD수첩 주식영끌 빚투 청춘 보고서가 세간에 화제 되었는데, 자료 참조 : 예고편 중 인트로]

 

 

저 광경 어디서 본듯했는데. 1999년 그리고 2007.

 

만약 어제 방영된 주식 영끌 빚투 청춘 보고서제목 앞에 1999년 혹은 2007년이라고 시점을 표시하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저는 영상을 보면서 과거 저 시절에도 똑같은 광경이었다는 추억 섞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주식시장 활황 속에 성공한 투자자들도 부지기수였고, 전업투자를 선언한 이들도 많았지요. 그리고 1999년에는 인터넷망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PD수첩에 나왔던 전업 투자방 같은 곳이 여기저기 생겨났었습니다. 그 풍경은 1999, 2007년 그 시절 모습과 너무도 똑같았습니다. (다만, 다른 것은 사무실에서 담배를 안 피운다는 점.)

 

PD수첩에 나온 20대 투자자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때 그랬지 등등 여러 가지 생각과 추억이 스쳐 가더군요.

 

그런데 영상에서는 증시에 관한 긍정적인 내용만 다룬 것이 아닙니다. 무모한 투자로 큰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 사기업체에 속아서 낭패를 본 투자자 등 주식시장 열기 이면에 어두운 모습도 함께 비추었습니다.

 

2020년과 2021년 한국증시에서 전 국민이 주식투자에 뜨겁게 달려든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과거 1988~89년 트로이카 광풍, 1999년 닷컴버블 그리고 2007BRICs 버블 장세 때 전 국민적인 증시 열풍이 있었고 그 결과는 이후 급락장 속에 패가망신과 깡통 계좌 사태 속에 큰 사회적 문제로 끝나고 말았지요.

 

그러다 보니 PD수첩 영상 속 초반에 증권사 20년 경력의 증권사 직원이 지금의 열기에 염려하면서 자신은 주식을 팔고 있고, 이렇게 난리가 나면 주가가 잘 안 간다는 내용이 등장할 정도입니다.

 

 

아기 업은 사람이 증권사 객장에 나타나면.

 

한국증시 격언 중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소를 몰고 시골 농부 할아버지가 증권사 객장에 등장하면 상투

스님이 증권사 객장에 등장하면 상투

아기 업은 애 엄마가 증권사 객장에 등장하면 상투

등등

 

오랜 세월 한국증시에 이어져 왔던 투자 격언이었지요. PD수첩 영상에서도 초반에 증권사 객장에서 아기 우는 소리와 아기 업은 분이 등장하더군요.

위 투자 격언에 나오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너무 일상이 바쁘거나 세상과 멀리하여 주식시장을 모르던 분들까지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졌을 정도로 증시가 과열된 시기이지요.

 

요즘 비슷한 현상이 보이다 보니, 주식시장에서 오래 생존한 이들도 공통으로 최근 증시 현상에 대해 우려 섞인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다른 관점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20·30세대의 빚투가 5명 중 1: 엄청난 비율? 그런데 말입니다.

 

영상을 보다 보면 빚투로 투자한 2030세대 투자자들의 모습이 많이 등장합니다. 빚투로 해서 빚을 갚은 예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큰 낭패를 보는 경우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자료 “2030세대 주식투자자 5명 중 한 명이 투자 금액 중 대출금이 있다.”

 

얼핏 들어보면 엄청난 비율로 빚투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율이 살짝 높기는 하지요. 하지만.

 

시간을 돌려 1988년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시 개인투자자 분위기는 무조건신용융자를 써야 하는 게 투자 문화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신용 레버리지를 사용하였지요.

99년이나 2000년 초반으로 가보아도, 카드론을 당겨서 투자하거나 미수 풀베팅을 당시 그 시절 젊은 투자자들은 당연시하였습니다.

 

그에 반해 현재 2030 투자자들은 5명 중 1명만 빚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수준보다는 낮은 비율입니다. 반대로, 5명 중 4명은 자기 돈으로 투자하거나 빚투가 아니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과거 선배 개미 투자자와는 다른 듯 비슷한 듯

 

PD수첩에 나온 개인투자자의 모습은 과거 선배 개미 투자자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저는 보았습니다. 과거 선배 개인투자자처럼 수익만 바라보고 성급하게 투자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공부하는 개인투자자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영상 중에 보면 학창 시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다라는 분도 계시고 과거와 달리 차분하게 개인투자자에게 도움 주시는 유튜버분들이 여러 채널 등장합니다.

 

저는 최근 증시 속 사람들의 모습과 어제 PD수첩 영상을 종합하여 머릿속으로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 모습은 과거 선배 개미와 달라진 현재 스마트한 개미가 뒤섞여있는 야누스과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최근 개인의 모습은 선배 개미와 스마트 개인의 모습이 섞여있다. 사진참조 : pixabay]

 

아마 시장에 오래 계신 투자자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한 번 정도는 과거 개미 성격과 같은 군중심리로 인해 증시에 큰 평지풍파가 일 수 있겠습니다만,

한편으로는 과거 선배 개미들이 일방적으로 몰살당하던 모습과 달리 오히려 진화하고 발전하면서 빠르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현명한 개인투자자들도 동시에 시장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 증시 상황을 이렇게 정리하곤 합니다.

동학 개미 운동 속에 개인투자자의 혁명 결과 개인이 증시 주도권을 잡은 게 맞다.

하지만 모든 혁명 후에는 다시 신분이 나뉘는 것처럼 개인투자자도 그 안에서 갈릴 것이다.

만약 과거 선배 개미처럼 투자하는 현재 개인투자자라면 과거 악습을 반복할 것이고

반대로 스마트한 개인투자자라면, 증시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투자하며 개인투자자 안에서 최상위에 위치할 것이다.

 

여러분은 과연 어느 위치에 계시게 될까요?

주식시장에서 횟수로 22년 동안 몸을 삭혀온 필자는 이런 조언을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조금 생뚱맞을 수 있지만.

시장에서 무조건 생존하십시오. 이를 위해 절대 자만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시장에 겸손하여지기를 바랍니다. 수익은 여러분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202123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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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자료는 투자 참고 자료이오며, 투자 판단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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