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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한국 증시가 숨을 고르고 한숨 열기가 빠지는 과정은 오히려 반갑다.

by lovefund이성수 2021. 2. 5.

한국 증시가 숨을 고르고 한숨 열기가 빠지는 과정은 오히려 반갑다.

지난달 말부터 주식시장이 뜨겁게 상승하지 않다 보니,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으실 것입니다. 마치 고속도로를 시속 100km로 달리다가 액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었다는 이유만으로 급제동이 걸린 듯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올해 1월 이후 흥분되었던 주식시장, 조금은 숨 고르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더 오래, 더 멀리, 더 높이 증시가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자주 강조해 드립니다만, 오늘 저의 증시 토크는 증시 비관론이 아닙니다. 흑백논리로 판단 금물! 저는 한국증시를 긍정적으로 봅니다.)

 

 

찾아온 숨 고르기 장세 : 반갑다.!

 

111일 증시 기억나시는지요? 개인투자자 사상 최대 순매수, 거래대금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였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시장 변동성은 대단하였습니다.

종종 칼럼과 영상 그리고 방송을 통해 언급해 드립니다만, 2020년 개인투자자와 2021년 개인투자자는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2020년 동학 개미 중 상당수는 차분한 성향의 스마트한 투자를 하는 과거 선배 개미와 전혀 다른 투자 성격을 가진 분들이 큰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하지만 2021년 새해 들어 증시에 유입된 개인투자자는 급합니다.”

매우 급합니다. 하지만 한편 보수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익히 알려진 대형주나 이슈가 가득한 종목에 투자하였고 그 종목들은 신고가를 1월 중에 경신하였습니다.

 

그런 현상이 극에 이르렀던 때가 111일이었지요. 증시가 더 상승할 여러 가지 이슈가 있더라도, 만약 그 위치에서 주가지수 3,500p, 4,000p로 올라갔다면 모두가 눈이 뒤집힐 것 같은 분위기 바로 그 분위기가 그즈음 관찰되었습니다.

 

그 후 3. 한국증시는 흥분이 가라앉기 시작하였습니다.

증시가 빠진 것은 아니지만 11, 12, 올해 111일까지 발생하였던 날카로운 상승세가 아닌 옆으로 횡보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흥분된 투자심리가 안정되어 가고 있습니다.

 

 

만약 더 올라갔다면! 연기금 발 20조 원 투매를 그대로 맞았을 것

 

자주 증시 토크를 통해 설명해 드려온 것처럼, 연기금의 절대적인 존재인 국민연금은 철저하게 자산 배분 전략에 의해 운용됩니다. 그러하기에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주식을 채우기 위해 매수하는 든든한 연기군의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주가가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국내 주식 비중이 넘치면서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하여 매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연금 지수별 국내 주식 초과 부족 추정치 음수는 초과분 의미, 계산추정 : lovefund이성수]

 

 

위의 표는 국민연금의 지수별 국내 주식 초과 또는 부족분 추정치를 필자가 계산한 값입니다. 현재도 국내 주식 초과 상황으로 대략 20조 원 이상 초과하여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약 주가지수가 3,200p에 이르면 초과분은 28조 원을 넘어서고 3,300p에 이른다면 30조 원대 중후반에 이를 것입니다. 아마도 주가지수가 계속 상승하였다면 우리는 연기금 발 대량 매도 속에 저 물량이 쏟아지는 것을 눈으로 보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지금도 쏟아지고 있지요?

 

[주가지수와 연기금 일간 순 매매 점도표, 작성 : lovefund이성수]

 

위의 자료는 주가지수와 연기금 일간 순 매매의 점도표입니다. 한눈에 보시더라도 주가지수가 상승하면 상승할수록(우측으로 갈수록) 매도 규모가 점점 커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단숨에 주가지수 3,500p까지 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아마 매일 쏟아지는 연기금 매도물량은 요즘 보이는 3천억 원대가 아닌 기본 5천억 원대에 종종 1조 원 이상 순매도라는 개인투자자 순매수도 부담스러운 매도가 쏟아졌을 것입니다.

 

그나마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대량 매도가 아닌 현재 개인투자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급하게 증시가 올라갔다면, 연기금 발 매도로 인해 급하게 폭락했을 것입니다.

 

 

급하게 늘던 신용융자와 고객 예탁금 숨 고르기

 

신용융자 잔액은 아직도 20조 원대이긴 합니다만, 만약 증시가 쉼 없이 상승하였다면 125216천억 원 고점을 넘어 단숨에 30조 원까지도 치고 갈 기세였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지난달 1월 말부터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급하게 증가하던 신용융자는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고객 예탁금도 마찬가지로 급증하던 분위기에서 잠시 쉬면서 11274조 원대에서 현재는 65조 원대로 내려왔습니다.

 

신용융자(증권)는 그 자체가 레버리지 자금이고, 고객 예탁금 급증 중 상당 부분이 은행권 신용대출이나 영끌이라는 의견들이 많았었다 보니 일정 부분 차입 자금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자금은 기본적으로 매우 공격적입니다. 시장이 상승할 때는 불같은 기세를 증시에 반영하지만 주가가 하락할 때는 1월 말에 보셨던 것과 같은 마진콜과 강제청산으로 인해 종목 단위에서 투매가 발생하는 원인이 됩니다.

 

증시가 상승하면 예탁금과 신용융자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최근 증가 속도는 너무도 빨랐습니다. 이번 횡보장 속에 숨 고르기는 이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소걸음이 만 리를 간다.

 

올해는 이 말을 계속 쓸 듯합니다. 우보만리.

느린 듯한 소걸음 하지만 우직하게 걸어가는 소걸음은 꾸준히 천 리, 만 리를 걸어가지요.

한국증시는 역사를 써가는 과정이고 우직하게 멀리 가야만 합니다. 그 길에서 급한 마음에 투자자들이 무작정 내달린다면 중간에서 포기하거나 많은 투자 상처들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저는 담담히 1월 중순 이후 쉬엄쉬엄 가는 증시를 반갑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더 오래, 더 멀리 그리고 더 높이 나아갈 수 있기에.

 

202125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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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자료는 투자 참고 자료이오며, 투자 판단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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