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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속에 보이는 단상들

by lovefund이성수 2015. 5. 27.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속에 보이는 단상들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슈는 단순히 두 종목의 주가가 폭등했다는 소식을 넘어, 경제/사회적으로 큰 이슈로 다가왔습니다. 시장에서는 대략 예상을 하였다고는 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아무도 가늠하지 못하였고, 심지어 삼성물산에 다니는 지인조차도 상황 파악이 안되어 필자에게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 그리고 뉴스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속에 복잡하게 얽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ㅇ 說說說 그리고 합병

 

 

 

작년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제일모직 패션사업부)와 삼성SDS가 상장을 추진하고 상장 전후 시장에서는 여러가지 설들이 이어졌습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어디와 어디가 합병할 것이라는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고, 그 중에 삼성SDS와 삼성전자 합병설은 자주 시장에서 언급되는 시나리오였습니다.

여기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설 그리고 삼성중-엔지니어링 합병설이 회자되었고, 이 중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 합병은 주식매수청구권 부담으로 인해 부산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도 다시한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카드가 던져지면서 설로만 그치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제일모직이 직전에 패션사업부와 소재사업부를 분리하여 패션사업부는 에버랜드와 합쳐 삼성에버랜드 이름을 제일모직으로 바꾸고, 소재사업부는 삼성SDI와 합병시킨 과정을 다시 되곱다보면, 분리하고 섞고 다시 분리하고 섞는 이 과정이 마치 화학실험을 하는 듯하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ㅇ 화학실험시간에 추출처럼, 지분을 농축하고 있다.

 

대학 시절, 이공계였던 필자는 밤늦게까지 화학실험을 하던 기억이 머리속에 남아있습니다. 여러가지 화학실험이 있습니다만, 그 과정 중에는 '추출'이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혼합물 안에서 특정 화학물질만을 뽑아내는 추출과정은 나름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일단, 추출하려는 물질을 잘 녹여내는 용매를 잘 섞은 뒤 안정시켜 분리된 층에서 특정부분만 뽑아냅니다.

그리고 그 특정부위의 물질을 다시 다른 용매와 다시 섞은 뒤 안정시키고 다시 분리하는 과정 속에 점점 순도가 높은 물질을 추출 해 내게 됩니다.

 

필자는 어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정을 보면서 화학실험시간에 추출과정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합쳐서, 섞고 안정시킨 후에 분리하고 다시 다른 회사와 섞고 안정시키고 하는 과정에 마치 화학실험에 추출과정과 너무도 유사합니다. 이 과정을 '지배구조 개편'라는 수식어로 뉴스에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 사업구조 개편 주요 일지]

 

그리고 많은 뉴스들에서 언급되는 바와 같이 이재용부회장의 그룹내 장악력은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현재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 후 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가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으로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고리에서 합병 이후 '삼성물산→ 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되면서 지배구조는 강화되게 됩니다.

 

후에 시장에서 예상하듯 삼성SDS와 삼성전자가 합병을 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 된다면, 결국 가장 농축되는 지분은 현재 삼성그룹 내에 가장 강력한 캐쉬카우인 '삼성전자'임을 확정짓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ㅇ 그들만의 리그에 굳이 개인투자자가 뛰어들 필요가 있을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이슈 속에 그룹사들의 합병과 분리는 시장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만, 만약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전혀 예상치 않은 다른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시나리오는 계속 변화 해 왔고, 너무도 복잡한 그림이다보니 예상은 예상일 뿐 확정 짓는 것은 위험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10년전, 삼성물산이 지주회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고 당시 2000년대 중반 삼성물산이 지주회사 테마주에 중심에 서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옛 삼성에버랜드 이야기도 언급되었다가 삼성전자가 지주회사가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등장하기도 하는 등 예측 불허입니다.

 

[그들만의 리그에 굳이 불확실성을 걸고 뛰어들 필요가 있을까?]

 

시장 상황과 여러가지 조건들에 따라 계속 달라질 수 있는 것이고, 시장에서 예상한대로 진행된다하더라도 몇 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과정입니다. 그 기간 주가는 투자자의 예상과는 전혀다른 출렁임 속에 빠져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개인투자자가 그 불확실성 속에 한가운데 뛰어들어야할 것인가를 생각 해 본다면, 굳이 불확실성을 안고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보입니다. 그룹사 직원들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나리오는 급박하게 전개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주가는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거나 오랜 시간 인내를 요할 수 있습니다.

 

만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명확하게 꽤 뚫고 있는 투자자라면 모를까, 굳이 그들만에 리그에 개인투자자가 뛰어들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비록 특정 그룹사 주가가 폭등한다 해도 말이죠.

 

2015년 5월 27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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