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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음식료주, 바나나 열풍에도 주가는 맥없는 이유.

by lovefund이성수 2016. 5. 11.

음식료주, 바나나 열풍에도 주가는 맥없는 이유.

올해 봄, 바나나 열풍이 먹거리 시장을 강타하였습니다. 오리온 바나나 초코파이는 마치 일부러 생산을 안하는 듯 동네 마트에서는 구경하기도 힘들정도였고, 이를 놓힐세라 롯데제과에서는 바나나 몽쉘통통 심지어는 바나나 막걸리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먹거리 시장에 바나나는 트렌드로 자리잡는 듯 한 요즘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대감과 달리 관련 음식료 종목들의 주가는 맥없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ㅇ 원숭이 해여서, 바나나?

 

뉴스 기사를 검색하다보니, 올해가 원숭이 해여서 바나나가 인기인 듯한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여기에 '응답하라1988'에서 바나나 우유도 나오며 바나나 열풍을 일으키기 시작하더니 오리온의 바나나 초코파이는 없어서 못 팔정도로 히트를 쳤고, 롯데제과의 바나나 몽쉘통통, 바나나 막걸리 등은 그 새로운 맛과 신선함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 관심은 4월 초에 관련주의 주가가 꿈틀 거렸다는 뉴스로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오리온이 "바나나 초코파이"효과로 주가가 상승했다는 뉴스, 국순당의 바나나 막걸리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뉴스기사들이 이어졌지만, 주가는 예전 허니버터칩 열풍 때의 크라운제과(해태제과의 모회사), 꼬꼬면 열풍과 하얀국물 라면 열풍 때 삼양식품의 주가가 급등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왜 올해 바나나~ 열풍은 관련주의 주가를 크게 이슈화 시키지 못하는 것일까요?

 

 

[바나나 열풍에도 불구 관련주의 주가는 지지부진]

 

 

 

 ㅇ 학습효과 : 허니버터칩 그리고 꼬꼬면 열풍 때 투자자들은 이미 경험하였다.

 

2011년 꼬꼬면 열풍, 하얀국물 라면 열풍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라면시장의 부동의 1위인 농심 신라면이 그 자리를 잠깐 내어줄 정도로 꼬꼬면의 열풍은 대단하였고, 하얀국물라면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삼양에서는 나가사끼 짬뽕을 내어 당시 큰 인기를 함께 누렸습니다.

꼬꼬면은 공장이 24시간 풀가동을하여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요즘 바나나 초코파이 열풍처럼 사고 싶어도 마트에 구경조차 할 수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하얀국물라면에 1등인 꼬꼬면의 팔도가 비상장 회사이다보니 오히려 나가사끼 짬뽕을 만든 삼양식품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1만5천원부근에 있던 주가가 한두달만에 5만원대 중반까지 올라갔으니 그 기세는 대단하였지요. (270%이상의 상승률)

그런데 2012년으로 넘어가려하던 어느날 분위기가 바뀌더니 삼양식품의 주가는 2만원초반까지 순식간에 내려앉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 꼬꼬면 생산 라인을 크게 늘렸던 팔도는 오히려 수요가 감소하면서 큰 부담을 안게 되었다 하지요)

 

 

[먹거리 패션이 바뀌던 시기 삼양식품과 크라운제과의 주가]

 

 

이러한 현상은 2014년 늦가을 허니버터칩 열풍 때에도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당시 허니버터칩을 생산하던 해태제과가 비상장 주식이다보니, 모회사인 크라운제과의 주가가 움직였습니다. 18만원 부근에 있던 크라운제과의 주가는 29만원대까지 50%이상 상승하였습니다만, 12월 허무하게 제자리로 내려앉았습니다.

이 때도 꼬꼬면 열풍 때와 비슷하게 마트에서 허니버터칩을 구하기 쉬워지는 어느 순간부터 희귀성이 사라져서인지 사람들의 수요는 열풍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흥미로운점을 여기서 하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11년 새로운 먹거리 이슈로 하얀국물 테마가 형성되었을 때 삼양식품의 주가 상승률은 270%에 이르렀지만, 2014년 허니버터칩 열풍 때에는 이에 훨씬 못미치는 50%정도의 주가 상승률이었단 점입니다.

투자자들은 먹거리의 패션이 "휘발적"이란 것을 경험상 알기 시작한 것입니다. 즉 공장 가동을 늘려 생산량을 레벨업 시키는 순간 희소성이 사라지면서 "먹어보니 맛이 그저 그런데?"라고 소비자 심리가 바뀌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바나나 열풍도 처음에는 신기하고, 마트에서 구입하기도 힘들다보니 "희소성"에 잠깐 열풍인듯 하지만 일순간에 소비자의 구매 심리는 바뀌게 됩니다.

"그저 바나나 우유하고 초코파이를 같이 먹는 맛이네?"

과거 선례에서 경험상 유행이 금방 시들 것을 기에 이번 바나나 열풍에 관련주가 맥없는 흐름이 나타난 것입니다.

 

 

ㅇ 음식료주 : "그만해라 이미 많이 먹었다"

 

최근 몇년 음식료주들의 주가 강세는 대단하였습니다.

주가지수가 수년간 횡보한 2011년 이후 음식료업종은 100%가 넘는 상승률을 만들었고, 몇몇 음식료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오뚝 서 오르듯 상승하더니 성장주들의 주가 레벨까지 올라가기도 하였습니다.

 

[음식료업종 가치를 넘어선 주가, 좌상단 가치도표(업종PBR, KRX참조)]

[우하단 사진참조 : 영화 친구, 장동건]

 

 

과거 음식료업종은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간주되어왔습니다. 성장도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보니 밸류에이션은 낮게 취급되었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불과 2010년초반까지만하더라도 음식료업종의 주가 레벨은 시장평균보다도 낮게 평가되었습니다.

하지만 2011년부터 음식료업종은 경제가 어려워도 사람들은 먹는다라는 인식과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효과로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음식료 업종의 주가 수준(PBR)은 시장평균 1배수준보다도 2배나 높은 PBR 2배 이르게 됩니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종목에 따라서는 성장성이 현재 주가 레벨을 설명할 만큼 크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오뚜기의 경우 올해 들어서면 고점대비 40%이상 하락하였는데, 이는 주가레벨은 매년 성장률 20~30%이상을 유지해야할 정도로 높아졌지만 작년 매출 성장률은 기대와 달리 한자리수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사실 규모가 커진 음식료 기업에서 매출 성장률이 매년 20~30%씩 발생한다는 기대는 무리일 수 밖에 없고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찾아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음식료 업종 전체의 무거운 분위기 속에 바나나 열풍은 주가 반영되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마치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고마해라, 많이 먹었다"라는 대사가 오버랩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2016년 5월 11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관련주_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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