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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코스닥시장의 분위기, 장기간 후휴증을 남길 수 있어

by lovefund이성수 2016. 5. 10.

코스닥시장의 분위기, 오랜기간 상처를 남길 수 있어

작년 이만 때즈음 코스닥 시장은 박스권을 돌파했다는 쾌거 속에 연일 강세장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작년 여름 중국증시가 무너지면서 상승세는 꺽였고, 그나마 코스닥지수 650~700p영역에서 박스권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코스닥시장에 여러 상황들을 곱씹어 생각하다보면, 장기적으로는 코스닥시장에 부담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ㅇ 코스닥, 비합리적인 시장 : 말도 안되는 종목이 시가총액 3위

 

코데즈컴바인, 이제는 아예 코스닥 시장에 대장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중국 등소평의 명언 "흑묘백묘"를 사용하면서 종목의 질이 나쁘면 어떠냐 주가만 올라가면 상관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도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 있습니다.

코데즈컴바인의 경우 4년 연속 적자에 주당순자산가치 1천원도 안되는 종목이 주가가 10만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가치투자 지표인 PER는 계속할 수도 없으며 PBR은 120배가 넘어가는 종목이 시가총액 3조5천억원대로 코스닥시장에 시총 3위에 올라서 있습니다.

 

[코데즈컴바인 과연 코스닥 시총 3위에 조건을 갖추고 있을까?]

 

 

이러한 비합리적인 시장 그리고 이를 "인정"하는 코스닥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마치 1999년 IT버블 당시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 당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은 말도안되는 주가 레벨에 있었습니다. PER레벨 100배는 기본이었지요. 하지만 그 당시 분위기는 지금보다도 더 심한 광란의 시장이었습니다.

그저 회사 이름에 "~테크", "~기술"로 바꾸었다고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기도 하였고 수익성도 없던 어떤 코스닥기업은 SK텔레콤을 인수한다며 허풍을 떨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2000년 IT버블이 붕괴된 이후 코스닥시장은 오랜기간 추락하였고, 개인투자자들의 무덤이라는 오명만 남게되었습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 코데즈컴바인의 모습은 마치 그 당시 IT버블을 이끌던 기술주들의 주가를 보는 듯 합니다. 아마 몇달 정도 코데즈컴바인의 주가가 더 유지될 경우, 투자자들은 코데즈컴바인이 코스닥을 살릴 구세주라 착각을 하기에 이르고 비합리적인 시장 분위기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투자자들이 정신을 차릴 때에는 코스닥 시장에 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뒤 이겠지요.

(그런데, 이런 분위기는 비단 코데즈컴바인 뿐만 아니라 코스닥 시총 상위권 종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ㅇ 코스닥 시장 : 신용융자 작년 고점에 근접하다.

 

작년 7월 코스닥지수가 800p를 넘느냐 마느냐의 분위기 속에 투자자들은 코스닥 성장주에 베팅을 하였고 베팅 자금을 키우기 위하여 신용융자, 주식관련 대출 등을 늘렸습니다. 그리하여 작년 7월 말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규모는 4조원까지 올라섰습니다.

그 후, 시장이 내려앉으면서 3조원대 초반까지 내려왔지만 은근슬쩍 코스닥 신용융자가 크게 늘더니 최근 4조원 부근까지(3조9천억원) 근접하면서 작년 고점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작년 고점에서 100p나 내려와 있는데도 말입니다.

 

[코스닥 신용융자는 유가증권시장보다 더 가파르가 증가하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신용융자 규모가 작은편이라 보는 투자자도 있지만, 코스닥시가총액에 2%에 이르는 신용융자 규모는 잠재적인 시장 변동성 요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작년 여름처럼 시장이 조금이라도 조정 받게 될 경우 코스닥시장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자칫 묻지마 투매가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시장 체력에 비하여 높아진 코스닥 신용융자 규모는 차후에 후휴증을 남길 수 있음을 기억해야하겠습니다.

 

 

ㅇ 과도하게 공급된 코스닥 신규상장, 지수 발목을 잡는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 하락압력이 커지게 된다는 수요-공급 원리는 주식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신규상장 종목이 많은 경우에는 시장에 물량부담을 키워 주가 하락에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나 IPO가 늘고 상장폐지가 줄어 전체적으로 상장기업수가 늘어나게 될 경우 주가지수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코스닥 신규상장이 늘은 후에는 지수흐름은 무거워진다]

[원자료 : KIND, KRX한국거래소]

 

위의 표는 1998년 이후 코스닥 상장기업수의 증감(막대도표, 우측)과 코스닥지수(적색선,좌축)을 함께 작도한 자료입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기업수가 크게 늘은 시기는 대표적으로 1999년 IT버블~2002년이 있고 2005~2007년 그리고 2014년 이후 최근 시기가 있습니다.

 

이렇게 신규상장 종목수가 늘은 이후에는 코스닥지수는 수년간 힘든 장세가 이어지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2014년 이후 코스닥 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한데에는 2009년 이후 2013년까지 신규상장을 제한하고 부실기업들을 과감히 상장폐지 시킴으로써 코스닥시장에 물량부담을 줄인 효과가 큽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올해까지 코스닥 상장기업수 증가는 과거 2000년대 중반 수준을 추월한 수준이다보니 코스닥 시장 전체적으로 체력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ㅇ 코스닥 시장 생각보다 지지부진할 수 있다.

 

이러한 전체적인 코스닥시장의 정황을 보면 코스닥 지수 자체는 생각보다 오랜 기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아져 있습니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예상 외 주가 부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러하기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을 접근하실 때에는 주의에 주의가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코스닥 시장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가총액 중하위권에 있는 코스닥 종목들 중 가치있는 종목들은 상장 종목수가 늘은 후에도 좋은 성과를 보여주어왔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시면서 코스닥시장을 대할 때라 생각됩니다.

 

2016년 5월 1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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