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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시장은 과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장이 될 수 있을까?

by lovefund이성수 2016. 7. 19.

주식시장은 과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장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시장을 대할 때 "과연, 시장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장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종종하곤 합니다. 현대투자론의 이데아적 세계인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장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어리석은 생각일 수 있는 오늘의 글 주제.

하지만 시장의 속성을 이해하고 전략을 생각하는데 있어 이는 매우 중요한 키가 될 수 있습니다.

 

 

ㅇ 한국 주식시장 : 과거에 비하여 많이 효율적으로 변하였다.

 

2000년대 초반, 필자의 지인 중에 한명은 주가 시세의 이상징후를 포착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주문실수로 인해 발생한 하한가 종목을 매수하여 제 가격에 팔아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15여년전에 말입니다.

주문실수와 같은 이유로 주가가 왜곡되었을 때, 가격에 합리적인 수준으로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에 따라 효율적인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데, 당시에는 비효율적인 가격이 꽤 오랜 시간 지속되었고 충분한 수량을 매수 후 합리적인 가격 부근에서 차익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략이 최근에는 잘 먹히지 않습니다.

과거와 똑같이 주문실수가 발생했다하더라도 순간이라는 찰라의 시간 그 비효율성은 사라지고 수익의 기회는 없어지고 맙니다. 오히려 노이즈 현상에 의해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지요.

 

단적인 예로 보더라도, 2000년대 초반 주식시장에 비하여, 현재의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합리적인 수준이 높아졌고 그에 따라 시장이 과거에 비하여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변하였습니다.

 

 

ㅇ 과거에 비하여 기대수익률이 낮아졌다..

 

주식시장에 들어오신지 얼마안된 투자자분들께는 지금의 주식시장이 혼란스럽고 비합리적인 곳으로 느껴지실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비합리적인 정도는 과거에 비하면 그저 귀염둥이 수준일 뿐입니다.

자주 언급드린 이야기입니다만, 과거에 비하여 악재에 반응하는 시장 변동성은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예를들어 브렉시트와 같은 굵직한 악재에 대해 2000년대 초반 혹은 그 이전 증시 같았다면 주가지수가 10~20%수준 급락했어야했지만, 지난 6월 브렉시트로 인한 6월 중 주가지수 하락은 6%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장에 효율성이 높아지게 되면 한편으론 기대수익률이 점점 낮아지고, 결국은 마켓수익률 즉, Index수익률에 근접하기에 이릅니다. (그래서 현대투자론 학파는 액티브하게 투자하지 말고 패시브하게 인덱스투자를 하라하지요)

 

2000년대 초중반에는 가치투자를 하는 투자자의 경우 수익률변동성은 컸을지라도 연수익률 30~40%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에 비하여 낮아진 가치투자의 평균수익률,자료참고 : lovefund연구자료]

 

 

하지만, 2010년대 들어 횡보장의 여파와 더불어 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면거 평균 및 기대수익률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2004년~2009년까지의 연평균수익률(단순)은 40%수준이었지만, 2010년 이후 최근까지의 단순 연평균수익률은 18%수준으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는 효율적인 시장 그리고 합리적인 시장으로 시장은 변하는 것일까요?

 

 

ㅇ 인간의 역사 속에 인간은 합리적으로 갈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전 로마시대 그리고 그 후 1000년 뒤인 중세 유럽. 이 두 시대에는 1000년이라는 시간갭이 있습니다. 지금 세상에서 보자면 1000년동안 로마시대보다 더 뛰어난 발전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인류는 퇴보되었습니다.

 

2000년 로마시대에는 수로를 만들어 인구가 많은 지역에 맑은 물을 공급하였고 심지어 수세식 화장실에 도로를 튼튼하게 그리고 공학적으로 만들어 배수도 잘되다보니 지금도 로마시대의 도로가 유럽 곧곧에서 사용되고 있을 정도이지요.

사람들은 목욕을 좋아하고 의학은 나름대로 크게 발전하여 부상당한 병사들을 외과적인 수술을 하였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1000년이 훨씬 지난 후인 중세 유럽 도시는 미개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과거 로마 때와는 전혀다르게 말입니다. 당시 유럽인들은 태어나서 한두번만 목욕을 할 뿐이었고 길거리에 대소변과 같은 오물을 버렸지요. 과거 로마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인간은 합리적인 발전을 하기도 하지만, 종종 인간은 이상한 판단을 하여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상황으로 문화를 몰아가기도하기고 시장을 만들기도 합니다.

 

 

ㅇ 언제든지 비효율적인 시장은 찾아올 수 있다 : 그 때가 바로 기회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판단한다. 사진참조 : pixabay]

 

이러한 인간의 비합리적인 본능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습니다. 특히 주식시장과 같은 금융시장에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최첨단 금융공학 기법으로 무장한 펀드나, 연기금, 기관,외국인이라 하더라도 그 돈을 최종적으로 관리하는 존재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에 인간의 비합리적인 판단은 언제든지 발생하여 비효율적인 시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이슈가 발생하여 시장이 붕괴 혹은 폭등했을 때 입니다.

투자자들은 작은 변동성 하에서는 매우 합리적입니다. "이 정도의 하락은 견딜 수 있고, 나는 합리적인 투자자야"라고 위안을 삼습니다.

 

하지만, 변동성이 높아지게 될 경우 혹은 감성적인 뉴스가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시장에서는 "본능"이 자극되어 공포감이 만들어지고 손실회피본능에 의해 투매에 가담하게 되지요.

결국 시장은 크게 하락하면서 매물이 매물을 부르게 됩니다.

 

이 때, 바로 비이성적인 가격이 형성되고, 엄청난 기회가 만들어집니다.

과거에 비하여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변하긴 하였습니다만, 이러한 기회는 1년에 한두번씩 꼭 발생하게 됩니다. 올해도 1,2월 겨울장에서 한번 6월 브렉시트 장세에서 한번 나타났지요.

 

즉, 시장은 100%완벽한 효율적 시장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속에 담긴 비효율적인 시장에서 수익의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공포에 떨 때, 모두가 흥분에 도취되어있을 때 말입니다.)

 

 

2016년 7월 19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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