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가치주의 선전이 몇일 새 눈에 보이는 장세
지난 수요일 트럼프 당선 이후 높아진 시장 변동성 속에 몇가지 시장 특이점에 관찰되었습니다. 그 중 중소형 가치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였고, 특히 주가지수가 하락했던 금요일에는 소위 가치주로 분리우는 종목군들이 거래소/코스닥과는 달리 강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는 시장에 체질이 달라져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ㅇ 1년여, 중소형 가치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었었다.
스몰캡의 부진 그리고 이 과정에서 중소형가치주의 상대적 부진도 함께 발생하였습니다.
실질적으로 2015년 중반부터 중소형가치주, 그리고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가치스타일 투자들이 예년과는 달리 부진한 성과를 이어갔습니다. 시기에 따라서는 주가지수보다 크게 하락하면서 가치투자 또한 별수 없다는 이미지까지 만들정도였지요.
여러가지 이유는 있었습니다. 국민연금의 패시브전략 전환, 제약주 중심 분위기 속에 중소형 가치주의 소외 등 여러가지 원인이 언급되곤 하였습니다.
[2015년 이후 가치주포트가 상대적으로 부진하였지만, 자료 : lovefund연구용 가치주포트]
어떤 원인이었던 확실한건, 가치주 특히 중소형 가치주의 경우는 전략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1년여 예년에 비하여 무거운 흐름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가치투자도 별수 없네~?"라면서 가치투자를 등한시하거나 실망감을 느끼는 모습이 나타나기도하였습니다.
ㅇ 올해 여름 이후 분위기가 반전되다.
그런데 이른 흐름이 여름부터 바뀌기 시작하였습니다. 올해 여름까지만하여도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대비 약한 흐름이 가치주 전반에서 나타났었고, 다양한 가치스타일 연구자료에서도 2015년 중반부터 올해 여름까지는 무거운 수익률 흐름이 만들어 지고 있었습니다.
이 흐름이 올 여름부터 바뀌기 시작하여 서서히 주가지수보다 강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11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지난주 후반에는 더욱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가치투자를 하시는 분들 중 대다수는 지난주 장세를 평가할 때 트럼프 덕분에 만들어진 변동성 속에 시장보다 매우 강한 흐름이 만들어졌다고 느끼셨을 것입니다. 필자와 대화를 자주 나누고 가치투자철학를 공유하는 모 증권사 직원분도 지난 주를 평가할 때 "매우 좋았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지난주 가치주, 특히 중소형가치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ㅇ 국민연금의 전략변경이 중요 트리거로 작용.
패시브전략 변경으로 인하여 주가지수 인덱스 중심의 투자로 인하여 대형주의 비중을 높이고 중소형주의 비중을 낮추어왔던 국민연금 자금운용 전략 변경이 10월부터 제기되었습니다. 11월 중순에 중소형주에 대한 자금 집행이 있을 것이라는 증권가 루머도 돌았었고 이는 결국 뉴스로 나오기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대형주 중심의 운용 변경이 이번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최순실게이트와 엮였다는 뉴스가 쏟아지면서 더욱 더 패시브 중심으로 운용하기는 어려운 입장이 되었습니다.
결국 11월 중순부터 중소형주에 대한 국민연금 자금 집행이 시작되었고 이에 따른 훈풍이 중소형가치주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오랜기간 국민연금이 매수해야할 자금도 매수하지 않는 자금운용을 해왔단 점에서 추가적인 자금집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단 점은 중소형 가치주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국민연금의 컴백이라고 해야할까요?)
ㅇ 장기금리 상승세 : 가치주에는 기회가 된다.
[사진참조 : pixabay]
최근에 리처드 번스타인의 "소음과 투자"(한지영/이상민 옮김)가 한글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스타일 전략의 저자로 잘알려진 리처드 번스타인은 가치투자자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입니다.
이 책에서 최근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추이가 향후 증시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장주와 가치주 두 관점에서 볼 때,
성장주는 배당도 없고 수익은 미래 먼 시간 후에 발생하는 것을 기대하기에 이는 채권으로 치자면 듀레이션이 긴 무이표장기채와 같다고 합니다.
반대로 가치주는 배당도 높은 경향이 있고, 실적도 매년 꾸준하기에 이는 듀레이션이 짧은 (단기 이표채)와 같다고 설명합니다.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만기가 길수록(듀레이션이 길수록) 그리고 이표(혹은 배당)이 없을 수록 가격하락률이 커지게 되고 반대로 듀레이션이 짧고, 이표(혹은 배당)이 클수록 가격하락률은 양호해 집니다.
즉, 금리 상승은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높은 성과를 만들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러니하게도 금리상승시기는 경기 회복 시기와 맞물립니다. 지금 전 세계가 그 과정에 들어서려 하고 있지요.
(참고로 경기가 불황기여서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최근 몇년 동안은 성장주 중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종목군들이 오랜기간 각광을 받았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시장은 과연 어디에 투자해야할지 답은 나왔다 할 수 있겠습니다. 무리하게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가치주에 투자해야할 시기가 찾아온 것이죠.
국민연금의 수급 그리고 경기 회복 과정에서 나타날 중소형주들의 산발적 실적 턴어라운드는 여기저기서 대나무가 솟아오르듯 일순간에 높은 수이률을 만들 것입니다. 어쩌면 지난주 후반부터 나타난 현상들은 이러한 장세의 신호탄을 쏜 것은 아닐까요?
2016년 11월 14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변동성장세 #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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