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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이 종목 주가차트만 봐주세요? 라는 말을 곱씹고 곱씹다.

by lovefund이성수 2017. 1. 6.

이 종목 주가차트만 봐주세요? 라는 말을 곱씹고 곱씹다.

십여년을 보아온 필자의 지인도 가끔 필자에게 주식에 대해서 물어 볼 때, "이 종목 차트 한번 봐주시요"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마치 병원 X-ray차트 처럼 주가 차트 속에 현재 회사를 정확히 평가할 것처럼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주가차트 중심의 주식투자 접근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에 투자 문화가 다양한 측면에서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금융투자협회 자격시험에서 기술적지표 과목을 뺄 것을 필자는 주장합니다.)

 

 

ㅇ 기승전-주가차트

 

3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매일, 필자는 경제방송에 출연하였습니다.

가끔 아침에 경제TV를 틀고 보다보면 예전에 같이 활동했던 앵커들의 열정적인 모습 속에 그 때가 떠오르곤 하지요. 그런데 이런 경제TV는 방송이라는 시각적인 효과가 필수적입니다.

그래서 출연하는 패널들은 대본을 만들고 그 것을 작가들이 CG에 입히는 작업을 하지요.

 

이런 과정을 가장 쉽게하면서도 비쥬얼이 화려하게 나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것은 바로 주가 차트를 방송 화면에 띄우는 것이지요. 그리고 옆에 깜빡거리는 주요 업종 호가창을 같이 보이면 방송이 볼만 해 집니다.

 

자연스럽게 패널들의 이야기는 상장기업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더라도 결국 주가차트를 함께 보자는 말로 이어지게 됩니다. 혹은 방송 시간이 조금 남거나 할 때는 차트를 통해 조금 더 기술적 지표를 설명 해 달라고 앵커가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주식의 대한 이야기가 기-승-전 까지는 질적측면에 대한 분석과 투자이론 등을 이야기하더라도 결론에서는 차트로 끝나고 맙니다.

이렇게 빠지는 이유는 경제TV의 관행도 있지만, 시청자가 차트를 보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ㅇ 주가 차트를 먼저 배우는 한국 개인투자자 : 화려한 주가 지표로 추구하게 되고..

 

주식투자를 공부하다보면, 그 공부해야할 양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재무회계도 기본으로 알아야하고, 투자이론은 왜 그렇게 복잡한지, 경제학도 알아야하며, 파생이론까지도 공부해야하는 등 그 범위와 깊이 때문에 초보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지게 되지요.

대형 서점에서 주식 관련 책을 보다가 "주가차트"관련 책을 펴보면 입에서 자연스럽게 "유레카!, 바로 이거야!"라는 말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모든 주식 이론을 모두 무시하고 차트만 분석하면 매매의 달인이 될 수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차트 책에서 나온 사례들만 봐도, 5일 이동평균선 생명선이라하니 이 것만 지켜도 백전백승할 것만 같고 차트 공부를 조금 더 들어가다보면 보조지표라는 요상한 곡선들이 신묘하게도 시그널을 제공한다니 이 처럼 주식투자를 쉽게 해주는 툴은 없어 보일 정도입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패턴 분석이라는 차트분석에서는 난이도가 있는 영역을 접하게 되는데, 재무학이나 경제학, 파생에서의 블랙숄츠 가격결정 이론보다도 훨씬 공부하기 쉬우니, 주가차트 분석은 개인투자자에게 내린 신의 가호처럼 느껴질 정도이지요.

 

그러다 주가 차트에 가격지표나 보조지표를 추가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일목균형표/그믈망차트와 같은 화려한 차트가 있음을 접하게 됩니다.

 

[화려한 주가 차트를 개인투자자는 선호한다]

 

그리고 이런 차트들을 분석하는 책들을 접하고 공부하며 연구를 하기 시작합니다. 보면 볼 수록 눈에 쏙쏙 들어오고 현재 주식을 사야하는지 팔아야하는지를 점지할 수 있으니 이제 대박수익률은 손에 잡힐듯 합니다.

 

그런데, 차트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이런 상황을 종종 접하게 되실 것입니다.

"이 것은 예외적 케이스!"

"이런 상황에서는 저렇게 해석해야하고, 저런 상황에서는 또 다르게 해석해야한다"

"이번에 나의 매매실패는 이평선을 잘 못 공부해서 그래, 스토케스틱으로 다시 시작해야겠어!"

 

 

ㅇ 기술적분석 : Technical이 아닌 기술적(descriptive)인 분석이 되다.

 

결국, 기술적분석은 테크니컬하게 매매를 완성하는 그 기술적 방법이 아닌, 상황을 설명하는 기술적분석이 되고 맙니다.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분들이 그렇게 되더군요.

오늘 글 초반에 필자의 지인들도 "차트를 봐달라"면서 필자에게 물어보는데 얘기를 해 봐야 결국 기술적(descriptive)인 행위에 불과할 뿐입니다.

 

몇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매일 전종목의 차트를 눈으로 본다는 것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대부분의 HTS 주가차트에 슬라이드쇼 기능이 있으니 몇초 단위로 넘어가는 전종목의 주가차트는 보는 행위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2000여개의 종목 속에서 과연 본인이 원하는 차트의 종목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100개만 넘어가도 눈이 어질어질 해 지지요(과거 필자도 주식투자 연구한다면서 이런 연구도 해봤습니다.)

오히려 종목검색으로 걸러내는게 더 효율적일 것입니다.

 

그렇게 본인이 원하는 기술적지표 조건 혹은 차트 패턴의 종목을 찾는다하여 그 종목이 과연 높은 확률로 수익을 만들어 줄까요?

아마도 주가 패턴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셨거나, 기술적 지표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신 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불과 몇개의 사례만으로 투자 비법이라고 얘기하는 전문가가 있을 뿐이지요.

 

오히려 이렇게 차트를 분석하실 시간에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과 질적 분석을 하시는 것이 투자에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차트를 몇시간 동안 째려볼 시간에 재무제표 주석 안에 담긴 의미를 찾는다거나 경쟁사 상황을 째려보는 것이 더 의미있는 투자 포인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증권 자격증 제1과목에 올라와 있는 기술적분석, 잘못된 관행만 반복시킬 뿐이다]

[사진참조 : 금융투자협회 증권투자권유자문인력 시험 과목안내 중]

 

필자는 종종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금융투자 협회의 투자 자격증에서 기술적 지표 섹션을 모두 빼버려야한다"고 말입니다.

공부할 사람만 공부하면 되지 이를 마치 투자의 정석인 것 마냥, 제1과목에 넣는 것은 금융회사 직원들에게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 1월 6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및 CIIA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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