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미는 77%가 수익을 냈다던데, 한국은?
연말 증시 관련 뉴스 중에 눈에 띄는 뉴스가 하나 있습니다. 작년 미국 개인투자자 중 77%가 수익을 올렸다는 뉴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뉴스를 천천히 뜯어보다보니 뉴스 자체에 홍보성 측면이 은근히 녹아있긴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ㅇ 뉴스만 보면 그저그런 뉴스이지만...
CNN money에 올라온 뉴스의 내용을 요약 해 보면, 오픈폴리오라는 포트폴리오 공유업체의 자료를 바탕으로 뉴스가 만들어졌고, 77%의 투자자가 플러스 수익률을 2016년에 기록하였으며, 다우지수가 13%상승하는 과정에서 그 평균 수익률은 5%이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오픈폴리오 사이트에 나온 투자자들의 평균수익률, 자료 : openfolio사이트]
그런데 이 뉴스를 더 들어가 과거 2016년 1월에 올라온 기사를 보면, 2015년에는 거의 70%의 투자자가 손실을 보았고 평균 손실률은 3.1%라고 나옵니다.
이 두가지 상반된 결과만 보면 한 해는 대다수의 투자자가 손실을 보았고, 작년에는 대다수의 투자자가 수익을 보았네라며 조금은 실망스럽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한국 개인투자자의 통계치와 비교 해 보면 무언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ㅇ 한국금융 시장에서의 모습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위의 미국 특정 투자 사이트의 통계치를 보면 그래도 기준 지수와 심각한 수익률 격차는 벌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과거 한국증시에서 조사된 개인투자자의 수익률 통계치와 지수를 비교하여보면 놀라운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09년 증시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50%가까운 급등이 있었던 해였지요. (어쩌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뜨거웠던 한해였을 것입니다.)
2010년 초 금융투자 협회가 조사하고 발표한 "2009년 금융투자자 투자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평균 4.7%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cf, 09년 기관투자자는 39.5% 플러스 수익률)
이는 주가지수 대비 거의 55%p차이가 나는 결과입니다.
그 다음해에 발표된 "2010년 금융투자자 투자실태 보고서"에서도 개인투자자는 +4%의 수익률을 기록하였는데 그 해 주가지수가 21%상승했던 것에 비한다면 17%p가까운 차이를 보였습니다.
2016년 개인투자자가 유가증권 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한 상위 20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33%란 것은 통계 조사 결과 차이가 있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가 할 수 있겠습니다.
ㅇ 한국 개인투자자의 패착 : 포트폴리오의 부재, 군중심리
오늘 글 초반에 언급드린 CNN머니에 자료를 제공한 오픈폴리오는 그 서비스 특성상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을 수 밖에 없기에 평균수익률이 미국 주요 지수와 크게 차이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개인투자자 중 대다수는 1~2종목에 집중투자하다는 것이 매년 예탁원에서 발표되는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지요.
[2015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보유종목수별 실질주주 분포현황, 자료 : 한국예탁결제원]
위의 한국예탁결제원의 "2015년 12월 결산사 주식투자자 현황"에 나와있는 자료를 보더라도 1~2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비율이 60%를 넘어갈 정도이고, 3종목 이하를 보유한 투자자는 70%가 넘습니다.
이 중에 1~2주씩 계좌에 남아있는 자투리 주식을 감안한다면, 1~2종목에 집중투자하는 현실적인 비율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런 집중투자는 결국 "복불복"투자 결과를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수익이 발생할 때에는 짧게 끊어치고 손실이 발생할 때는 길게 안고가는 개인투자자의 일반적인 특성상 큰 수익률을 거두었다는 투자자는 주변에서 찾기 힘들고 오히려 손실을 보았다는 투자자들이 주변에 가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특정 종목군들이 테마를 형성하고 대장주로 부상하게 되면 마치 신앙처럼 그 테마를 맹신하는 군중심리가 형성되곤 합니다. (최근 대선 테마주도 비슷한 맥락이지요.)
물론 이런 군중심리가 수익을 만들 수는 있지만, 수익이 발생할 때는 짧게 끊고, 손실이 발생할 때는 끝없이 들고가는 개인투자자의 일반적인 습관 때문에 평균 수익률을 크게 악화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군중심리가 지배하는 종목군들이나 대장주들은 보통 상투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수익보다는 손실을 발생시킬 수 밖에 없지만 마치 불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들 듯 본능적으로 시장에서 뜨거운 종목들에 개인투자자의 관심은 집중되는 일이 매년 반복됩니다.
ㅇ 자산 배분전략 자체를 거부하는 개인투자자
CNN머니의 뉴스기사 중간에 보면 투자자들이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했다는 내용이 언급되어있습니다. 투자자마다 투자자산의 배분 형태는 다양하겠지만 자산배분전략을 어떤 형태로든 사용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국내 투자 문화에서는 이상하게도 자산배분전략을 "겁쟁이들만 쓰는 비겁한 방법"처럼 치부당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필자의 십수년의 경험상 과거에 이처럼 이야기한 투자자,트레이더 중 지금까지 생존한 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주 강조드립니다만 적어도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주식)의 비율과 규칙을 정하여 규칙에 맞게 주기적인 리밸런싱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인생은 한방"이라며 자산배분전략을 무시하곤 하지요.
이런 투자 문화가 지속된다면 차후에 시장에 큰 변동성이 닥쳤을 때 투자자산의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만들게 됩니다. 여기에 1~2종목에 집중투자를 하였으니 그 결과는 더 나쁠 가능성이 큽니다.
2017년 증시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시작하였다는 느낌도 안드는 지금.
한두종목에 집중투자가 아닌 포트폴리오 전략 그리고 자산배분전략을 세우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는 최소한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2017년 1월 3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및 CIIA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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