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을 마친 후 오후 늦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전격적으로 대선불출마를 선언하였습니다. 작년부터 계속 반기문 전총장이 대선출마 가능성이 제기되었었고, 그로 인하여 반기문테마주가 만들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었지요. 그리고 반기문 전총장이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지금의 모습에서 정치테마주의 특징을 다시금 생각 해 보게 됩니다.
ㅇ 반기문테마주 : 애매함 속에 구성 종목수만 늘어.
한두해 전부터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였고, 그의 발언과 측근들의 행보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소위 반기문 테마주는 증시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반기문테마주로 엮였던 종목들의 이유를 보다보면 과연 정치인과 상관이 있나 싶은 종목들도 나타나는 등 억지스러운 이유가 붙기 시작하였습니다.
반 전총장과 대한 선후배 사이라는 이유는 이해하겠지만, 반 전총장의 동생이 재직한 회사, 심지어는 반기문 전총장 생가와 본사가 가깝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편입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본사가 반총장의 고향 지역(읍,면도 아닌 도...)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편입된 종목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둘 반기문 테마주에 편입되어 투자자들에게 알려진 수가 70여개에 이르더군요.
이상 과열 조짐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에서 정치테마주에 대한 단속이나 제제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였습니다만, 암암리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자되었고, 1월 12일 반기문 전 총장의 한국 귀국 후에는 다시 테마주가 뜨겁게 달궈지기도 하였습니다.
이상하리 만치, 많은 종목군에서 테마를 형성했던 반기문 테마주, 하지만 반 전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테마주로서의 생명이 일순간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ㅇ 2월 1일 장 마감 후 동시호가부터 급락세.
[2월 2일 오전 동시호가에서 급락세를 보이는 반기문 테마주]
결국 반기문테마주로 속했던 종목들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어제 저녁부터 그리고 오늘 아침 동시호가에서 하한가로 내려앉았습니다.
반기문테마주 입장에서는 돌발악재로서 일순간에 재료가 사라진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테마주로서의 생명력을 가지기 어렵고 그에 따른 투매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반기문테마주의 경우는 한가지 독특한 특징이 관찰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반기문 지지율보다는 분위기가 반기문테마주에 어느정도 선반영되고 있었단 점입니다.
ㅇ 반기문테마주, 1월 귀국부터 되려 하락세.
반기문 테마주들의 주가 추이와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다보면 지지율보다는 분위기가 더 크게 영향 주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기문테마주 S사의 주가와 반기문 지지율 추이]
[지지율 원자료 참조 : 알앤써치]
위의 도표는 반기문 후보에 대한 지지율과 반기문테마주 중 하나인 S사의 주가 추이입니다.
얼핏 보면 지지율과 주가가 비슷하게 움직인듯 싶지만, 주가가 지지율보다 살짝 앞서 움직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지율 발표의 시간 차이도 있겠습니다만, 이미 지지율 통계가 나오기 전에 분위기가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볼 수있겠습니다. (언론,SNS,군중 분위기 등)
작년에 경우에는 지지율 추이보다 더 강하게 주가가 치고 올라갔었습니다만, 올해 1월부터는 지지율 추이가 꺽이기도 전에 반기문테마주들이 위의 S사 뿐만 아니라 공통적으로 급락세가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1월 12일 반기문 전총장 귀국 이후 행보가 되려 지지율을 꺽고 있다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었고 이러한 흐름이 주가에 미리 나타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특징은 향후, 대선테마주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즉 대선주자들 중 지지율은 유지되더라도 분위기가 꺽인 대선주자들과 관련된 종목들은 지지율 여부를 떠나 언제든지 주가가 흘러내릴 가능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ㅇ 대선테마주, 아무도 앞을 알 수 없지만, D-day는 명확하다.
정치,대선 테마주는 D-day가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선 날짜가 잡히면 바로 그 날이 대선테마주 모든 종목의 주가가 일시에 그 기세가 꺽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이 과거 여러차례 대선 과정 속에서 대선테마주들이 보여왔기에 투자자들은 이미 학습을 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대선테마주들은 대선이라는 D-day가 되기 훨씬 전부터 주가가 꺽일 수 있음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은 이번 반기문테마 이슈처럼 중도 포기하는 후보들도 다수 등장할 것이고 해당 테마주들은 허무하게 주가가 빠질 수 있습니다. (과거 2012년 대선 때 안랩의 주가가 그러했지요)
향후 정국 아직은 오리무중이지만 만약 벚꽃이 필즈음 대선이 치루어진다면, 2월로 접어든 현시점에서 대선테마주를 끝까지 들고갈 이유가 있을까요?
어쩌면, 대선테마라는 콩깍지를 벗고 오히려 냉정하게 종목을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주식투자는 게임이 아니기에, 절벽으로 달려가는 치킨게임처럼 무리하게 끝까지 달려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2017년 2월 2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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