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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동양그룹 위기 속에서 보는 증권투자의 평지풍파

by lovefund이성수 2013. 9. 23.

추석연휴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증권전문경제 방송인 lovefund이성수입니다.

 

오랜만에 제법 긴 추석연휴였습니다. 지난 수/목/금 추석연휴에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친 5일간의 연휴에 어떤 회사에서는 아예 지난주 월요일과 화요일까지 휴가를 주면서 거의 10여일 동안 연휴를 보내신 분들도 계시더군요.

추석날 떠 있던 보름달만큼이나 밝고 즐거우신 시간을 가족,친지와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가족,친지간에 회사의 운명을 건 고민스러운 시간을 보낸 집안이 있지요.

바로,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입니다. 

결국, 오늘 오리온그룹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을 부인하였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동양그룹 위기와 그 과정을 통하여 증권투자에서 꼭 알아야할 사항을 집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님의 아래 손가락 모양! 뷰온 추천 필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ㅇ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 자매/동서간의 관계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은 2000년대 초반에 동양그룹에서 오리온을 계열분리를 하면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그 사이의 관계에는 다른 그룹사와는 다르게 사위들이 그룹사를 이어받은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동양그룹의 창업주는 (故)이양구 회장입니다.

 

<<동양그룹의 창업주 (故)이양구 회장, 사진 : 오리온 홈페이지>>

 

이양구 회장은 함경도 함주 출신으로 1956과 1957년 동양제과(풍국제과)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고 성장시킴으로써 그룹사의 기틀을 다져놓게 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양구회장에게는 딸만 둘이 있던지라, 그룹사를 사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게 됩니다.

장녀 이혜경 그리고 그의 남편 현재 동양그룹 현재현회장, 차녀 이화경 그리고 그의 남편 오리온그룹 담철곤회장인 것이지요.

 

과거 1994년에 동양그룹 관련 뉴스기사를 보면,  현재현회장은 과거 부산지검검사로 임용되었다가 동양그룹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동양시멘트 이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1970년대 받았었고, 담회장은 1980년대 동양그룹 대리로 입사한 뒤 차근 차근 경영수업을 밟아갑니다. 담회장에 대한 당시 평가는 마케팅분야에 감각이 있다라는 말이 있더군요.

 

자매/동서지간으로 동양그룹 내에서 같이 지내오다, 2001년 식품 중심의 오리온그룹이 계열분리되면서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동양그룹은 동양시멘트를 중심으로한 굵직굵직한 방향으로, 오리온그룹은 쵸코파이와 함께 쇼박스 등의 엔터테인먼트로 방향을 잡아 갑니다. 하지만, 십수년이 지난 후 두 계열사의 재무구조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게 됩니다.

 

 

ㅇ 오리온그룹과 동양그룹 재무구조의 변화

 

오리온그룹은 계열분리 초기부터 재무구조가 양호한 편이었습니다.

제과부문의 성장세는 괄목할만 하였습니다. "情"이라는 브랜드를 쵸코파이에 입히면서 한국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오르고 그 기세를 몰아 중국,러시아 시장을 개척하여 오리온그룹의 성장은 계속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큰 부채를 머리에 이고 있던 동양그룹은 십수년간 그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오리온과 동양의 부채비율은 12년년 사이 큰 차이를 보인다>>

 

동양그룹의 지주사급인, 동양은 2001년 650%수준의 부채비율을 보였는데, 이 것이 결국 올해 상반기에는 1500%대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2000년대 중반 경기 호황으로 2007년에 부채비율이 200%수준까지 낮아지지만 이후에 동양그룹은 2007년 이후 여러가지 사업에서 고배를 맛보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하게 취약해 집니다.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도 한 몫을 담당했지요.

 

2007년 2월 한일합섬을 동양그룹이 인수할 당시에는 배임혐의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2007년 11월에는 레저산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로 동양레저의 투자를 늘렸으나, 동양레저는 2011년말에 자본잠식에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2011년 콜롬비아 등 해외 천연가스 개발을 추진하였지만, 모두 적자를 보았으며

시끄럽게 인수했던 한일합섬을 매각 추진하는 등 여러가지 사업에서 "헛스윙"이 반복되게 되며 부채비율이 1000%대로 진입하게 됩니다.

 

 

ㅇ 동양증권을 통한 회사채 돌려막기가 오히려 빚을 키우다.

동양그룹에는 알짜증권사가 있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종금업"라이센스가 있는 몇 안되는 증권사였던 과거명칭 "동양종금증권" (현재 동양증권)입니다. 과거 2005년 동양종금증권은 동양오리온투자증권과 합병하면서 사세를 키워나가기 시작하였고, 원금보장CMA를 앞세워 지점을 크게 늘려갔습니다.

2007년말에는 미래에셋증권과 지점수에서 1,2위를 다툴정도였지요.

 

 

 

이렇게 커진, 동양증권의 강력한 지점망을 통해 모회사인 "동양그룹"의 계열사 회사채를 성공리에 판매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이자율을 조금 더 높이더라도, 다음번 회사채를 계속 성공적으로 발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마치 카드돌려막기처럼 되면서 "동양그룹의 회사채 돌려막기화"가 됩니다.

 

이 문제는 잠재적으로 동양그룹과 동양증권에 리스크를 높이고 있었지만, 회사채는 잘 팔려나갔습니다.

2년전 즈음, 필자의 지인이 동양그룹의 회사채를 동양증권 지점에서 홍보하기에 매입했다하더군요.

필자가 그 지인에게 했던 이야기는 "조심해라. 큰 금액은 하지 말길바란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조짐이 이상해서일까요. 금감원은 오늘(23일)부터 동양증권에 대하여 특별점검에 들어가게 됩니다.

뉴스기사들을 살펴보니, 동양증권이 관리하는 자산 중, 동양그룹의 기업어음에 대한 판매/운용 실태를 살필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동양증권을 통해 회사채를 발행했던 동양그룹은 빚을 눈덩이처럼 키운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ㅇ 그룹간 가족끼리도 냉정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 투자도 냉정하게

 

오리온그룹의 선택은 어찌보면, 가족끼리 그럴 수 있는가?라고 생각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야하는 "동양그룹"의 상황을 볼 때, 오리온 그룹입장에서는 자칫 집안전체가 풍비박산 날 수 있는 공멸의 상황이 될 수 있기에 냉정하게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판단 내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양그룹의 상황 마치 연휴기간에 보았던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한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즉, 끊어야할 때는 미련을 갖지 말고 끊어야하는 것이죠.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로 특정종목에 집중투자를 하였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면 보통 개인투자자분들은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와 "물타기"라는 명목으로 추가매수를 단행합니다.

하지만, 그 회사가 문제가 있어 망해가는 회사라면, 냉정하게 잘라내야하는 판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의 혈연관계에서도 냉정할 땐 냉정합니다.

하물며, 어떠한 인연도 없는 투자한 회사가 무너져 갈때, 그 회사를 계속 투자해야할지의 냉정함을 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2013년 9월 23일 월요일

버려야할 주식을 냉정하게 잘 버리기만 하여도 투자수익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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