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한맥증권 주문실수, 증권사IT의 경고

by lovefund이성수 2013. 12. 13.

안녕하십니까. 증권전문경제 방송인 lovefund이성수입니다.

 

12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었던 어제, 12월 12일 그날, 장중에 급보가 계속 물밀듯 들어옵니다.

"한맥증권 주문실수, 손실금 80억수준"으로 처음 들어온 소식은 점점 금액이 커지더니, 밤사이 그 손실금액이 500억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왜 이런 황망한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증시 역사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의미로 오늘 글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님의 뷰온추천 필자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ㅇ 2010년에는 11/11 도이치사태, 2013년에는 12/12 한맥주문실수 사건

 

3년전 2010년 11월 11일 옵션만기일에 증시역사에 크게 남는 코스피200의 주가를 끌어내림으로써, 만기일 동시호가사이에 큰 이익을 악의적으로 남겼던 11/11 도이치사태가 있었습니다. 그 날이 11월11일 이라는 월일이 같은 숫자이다보니, 더 기억에 남게 되엇지요.

 

그리고 어제 12월12일, 12/12 주문실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11/11사태는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의도된 사건이었다면, 이번 12/12 옵션주문실수사태는 그야말로 주문실수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 주문실수도 "사람"이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연달아 주문을 초고속으로 쏘아대면서 손실을 급격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것이죠...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매커니즘을 추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ㅇ 차익거래/HFT 주문의 속도가 중요하다보니... 중요한걸 빼먹다

 

 최근 파생시장 참여자들은 점점 손으로 주문을 내는 수작업보다는 기계화되어 자동으로 주문을 내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목격하게 될 경우 누가 먼저 주문을 넣느냐에 따라 그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사람은 눈으로 파악하고, 뇌에서 판단한뒤,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눌러 주문을 넣을 때까지 1초이상의 시간이 허비되게 됩니다.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코드화하게 되면, 사람보다도 더 빨리 주문을 넣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어짜피 사람손에 의한 주문에서는 앞서기 때문에 운용하는 프로그램과 장비간에 경쟁이 최근에는 중요한 수익을 내느냐 못내느냐의 이슈가 되었습니다.

HFT(High Frequency Trade), 고주파거래의 이론에는 인터넷속도 또한 중요한 변수로 고려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거래소에서 어느정도 거리에 따라 주문이 들어가는 속도의 차이가 있는지도 연구하기도 합니다.

 

<<순간적인 수익을 잡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코드를 사용해야만 하는데....>>

 

그러다보니, 당연히 프로그램 코드 자체도 매우 가벼워야만합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차익기회를 포착하고도 프로그램이 혼자 열심히 계산만 하다보면 초단위의 몇백, 몇천분의 일의 시간 사이에 기회를 놓히게 되기 때문이지요.

자연스럽게 코드에 논리연산이라든가 중요한 통제장치를 제외하는 케이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주문 오류도 프로그램코드를 가볍게 하는 과정에서 "통제장치"를 빼먹은 것은 아닌가라는 추정을 하게 됩니다.그도 그럴 것이, 이번 주문 오류가 개장하고 9시를 넘고 단 몇분만에 모두 일어났는데, 개장 후 차익거래시스템 또는 HFT시스템이 시세데이타를 "0"으로 받은 상태에서 무리한 가격으로 주문을 넣었다는 이야기가 이를 반증합니다.

 

만일 조건문에 "if 시세가 null  or 0 이라면 주문을 보류"해라라고 하는 문구만 있었다면, 어제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ㅇ 어제 주문실수의 수익 중 대부분은 외국인이...

 

과거 1999년,2000년 즈음에는 이러한 주문실수를 캐치하여 반대로 차익을 거두는 "Wolf"라는 시스템이 있었습니다.무언가 이상주문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주문을 넣어 순간차익을 거두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시스템보다 더 신속하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낚시"입니다.

 

<<12/12사태로 외국인 파생시장에서 낚시로 우연히 큰 수익을 거두다.>>

 

옵션시세에 말도안되는 가격에 매수나 매도주문을 걸어놓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만일 누군가 주문실수해서 기회가 잡히면 고마운 것이고, 아니면 말고인 마음으로 주문을 대량으로 걸고 낚시하는 것인데, 이번에 그 낚시에 승자가 "외국인"이라고 합니다.

 

당시 주문실수를 반대쪽에서 받은 거래 증권사는 46개로 이 중 대부분이 외국인 위탁거래였던 것으로 확인되었던 것이죠. 이들의 수익은 한맥증권이 주문실수로 발생한 손실만큼 그대로 가져가게 됩니다.

오랜기간 주문실수가 없었더라도, 단 한번에 쾌재를 부르게 됩니다.

 

 

ㅇ 주문실수는 올해에도 여러번 발생, IT에 투자부족도 원인...

 

올해 초 KB투자증권 창구를 통하여 선물주문사고가 발생했는데, 홍콩계 헤지펀드에서 주문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6월에는 KTB투자증권 자기매매 계정(프랍트레이딩)에서 7000계약의 주문실수가 발생하면서 지수가 급등락하는 헤프닝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원인 중에 하나로 제기되는 것이 IT에 대한 증권사의 투자가 감소되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증권사 업황부진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IT인력"은 기계소모품처럼 취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만 쓰는 부서인 것처럼 인식되다보니,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IT투자도 올스톱된 상태입니다.

 

최근 증권사들의 HTS를 보다보면,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디자인은 바뀔 지언정 새로운 기능이 획기적으로 추가되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IT에 증권사들이 투자를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몇몇 증권사에 경우 이런 IT인력 구조조정을 보안과 관련된 인력까지 확대하려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 보안쪽까지 구조조정을 하려하는 것은 관리자의 감소와 이에 따른 거래시스템에 문제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번 한맥증권 주문실수 사태를 단순히 프로그램이 주문실수한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IT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증권사들의 현재 힘든 상황이 터진 하나의 케이스로 보아야한다고 생각 해 봅니다.

 

2013년 12월 13일 금요일

금융사고에 민감한 증권사 보안 쪽 IT인력은 유지해야하지 않을까요?

lovefund이성수 올림

 

저의 글을 애독하여주시는 독자님께서 눌러주시는 "추천버튼"

필자에게 큰 힘과 응원이 됩니다. 독자님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