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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담뱃값인상 속 KT&G의 주가를 평가하다

by lovefund이성수 2014. 12. 1.

담뱃값인상 속 KT&G의 주가를 평가하다

지난달, 11월 말, 여야는 담뱃값 인상폭을 2000원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담뱃값 인상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회자되어오던 중, 그 인상 폭이 2000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모 연구기관에서 가장 세수 확대를 크게 할 수 있는 담뱃값이 4500원이라는 연구가있었는데, 딱 그 선에서 여야는 담뱃값 인상폭을 합의하였습니다.

그리고, 파격적인 가격 인상 예고는 담배를 제조하고 있는 KT&G의 주가를 크게 누르고 있습니다. 담배 연기처럼 뿌연 KT&G의 주가, 그 속에 담긴 의미들을 찾아봅니다.

 

 

▶ 담뱃값을 모른다고? 그럼 간첩이지.

 

담배....... 사진출처 : pixabay

과거 우리나라 흡연율은 매우 높았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기침을 멈추게 한다며 애들부터 피워댔지요. 남녀노소 전국민 기호상품이 바로 담배였습니다.

과거 조선에서 생산된 담배는 특상품으로 인정받아, 청나라에서는 뇌물로 사용되기도 하였지요.

불과 20년 전만하더라도, 고속버스 손잡이에는 재털이가 있었습니다. 그 버스안에서 담배피는 이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지요. 군대에서는 한달에 한번 연초를 지급하면서 흡연율을 높이는 가운데, 20대 초반 필자도 흡연율을 높이는 일인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14년전, 필자는 담배를 끊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루에 담배를 2~3갑씩 피던 골초였지만 2001년 새해가 밝은 날 독하게 끊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저의 기억속에 담뱃값은 1700원(THIS)으로 남아있습니다.

가끔 담배가격 이야기가 나올 때, "요즘 얼마하지?"라고 필자가 물으면, "이 사람 담뱃값을 모르는 걸 보니, 간첩이로구만?"이라는 80년대 농담을 듣곤하였습니다.

 

필자의 기억 속에 1700원이었던 담뱃값. 14년이 지난 지금 4500원으로 인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독점적으로 담배를 생산 판매하는 KT&G의 주가는 12월 첫날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KT&G 2000년대 초반, 실적 호전과 고배당주 매력을 가지다.

 

1999년 가을 상장된 KT&G는 실질적인 한국 내 담배 독점기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점기업이라는 매력으로 99년 3만원대로 시가를 만든 KT&G의 주가는 하지만, 2001년 만원대 초반으로 내려 앉게 됩니다. 그런데, KT&G는 만원대로 내려 앉은 그 때부터, 고배당주의 매력과 더불어 실적호전주로서의 매력을 같이 겸비하게 됩니다.

 

KT&G의 매출액 추이 (03년까지 개별, 04년 이후 연결재무제표)

 

2004년, 담뱃값이 500원 인상된 이후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였고, 여기에 인삼판매(정관장)의 증가로 외형은 꾸준히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도 담배판매는 KT&G 매출과 순이익에 절대 수준을 차지하는 가운데, 신제품 출시와 해외시장 개척 그리고 담배에 대한 꾸준한 수요는 매출을 느리더라도 꾸준히 증가세로 이어갔습니다.

 

주가 또한 14년여동안 1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올라서게 됩니다.

그런데, 주가 상승에는  실적호전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도 일부 있었습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배당 수익률이 높은 고배당주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해 오며, 주식과 채권의 성격이 섞이다.

 

KT&G의 배당수익률 추이 (매해 종가 기준)

 

KT&G의 배당수익률은 2000년대 초반에는 7~8%대에 이르기도 하였습니다.

은행금리보다 훨씬 높았던 KT&G의 배당수익률 여기에 외형성장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꾸준히 상승하게 됩니다. 당시 배당주펀드들은 꼭 KT&G를 높은 비중으로 가져갔었고, 그에 따라 주가는 강건하게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

그후 2000년대 후반부터 배당수익률은 3~4%대로 내려왔습니다만, 그래도 시중금리에 비하여 높은 배당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배당 수익률을 유지하는데에는 높은 배당성향의 효과가 컸다할 수 있겠습니다.

매년 배당성향 50%수준이 이르는 높은 배당성향은 실질적으로 순이익에 반 이상을 배당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년 2013년의 경우에는 배당성향이 70%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배당금을 일정하게 매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비추어졌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높은 배당 성향은, 회사의 주가를 주식의 성격보다는 채권의 성격을 키우게 됩니다.

 

배당성향이 극단적으로 높은 기업의 경우에는 수익가치 지표인 PER나 자산가치 지표인 PBR 등과 같은 가치지표들 보다는 예상배당금이 만들 수 있는 예상 배당수익률이 몇%인지가 관건이 됩니다.

이 때, 시중 금리가 중요한 잣대가 되게 되지요.

 

예를 들어, 배당성향이 100%인 기업이 현재 주가로 볼 때, 예상배당수익률이 10%라고 한다면 시장금리 2~3%수준에 근접하도록 주가가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시장금리에 1%~2%p정도의 리스크프리미엄을 더한 정도 수준에서 주가는 움직이는 듯 마는 듯 고정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KT&G의 주가는 이러한 경향이 크기에 시장흐름이나 실적측면의 주가보다는 배당수익률 측면에서의 주가 성격이 큽니다. 결국 적정한 배당수익률 영역에 들어온 이후에는 배당금이 늘어난 정도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움직이는 듯 마는 듯 하지만 완만한 주가 상승이 만들어져 왔습니다.

 

KT&G의 주당 배당금과 주가 추이 (주가 좌축, 배당금 우측)

 

 

▶ 담뱃값 대폭 인상, 배당금을 정체 우려를 키워.

 

이번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담배 한값은 4500원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흡연율이 그대로라면, KT&G입장에서는 매출이 폭증하는 원동력이 되겠습니다만, 담배값의 갑절에 가까운 인상은 흡연율을 크게 낮추는 원인이 됩니다.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정부에서 예상하는 흡연율 감소 폭은 8%포인트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OECD 국가 중에서 성인 남성 흡연율 2위인 한국, 이번 담배값 인상으로 흡연율이 20%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담배 수요의 감소는 필연적이고 가격은 올렸으나, 흡연율 감소에 따라 전체 매출은 늘어나기 어렵게 됩니다.

결국 KT&G입장에서는 꾸준히 이어져온 배당금 증가는 현재 배당금액 수준에서 정체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만일 배당금이 정체될 경우, 현재 주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는 답답한 주가 행보가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올라도 오르는 것 같지 않고, 내려도 내린 것 같지 않은 주가 수준 말이죠.

여기에 담배수요 감소로 배당금이 조금이라도 낮아지면, 주가는 급하게 하락하진 않더라도, 시장금리 수준을 감안한 배당수익률 수준으로 주가가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담뱃값 인상 이후 더욱 더 KT&G의 주가를 보실 때에는 채권성격이 큰 종목으로 보시는게 더 마음 편하실 것입니다.

시장금리에서 1~2%p정도 가산된 배당수익률 수준에서 주가는 고정된 듯한 흐름 속에 배당금에 따른 배당수익률만 기대해야하는 종목으로 말이죠.

 

2014년 12월 1일 월요일

흡연율 감소는 어쩔 수 없는 대세이긴 합니다.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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