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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불기운을 다스리는 중국증시를 보며..

by lovefund이성수 2015. 1. 20.

불기운을 다스리는 중국증시를 보며..

전일 중국증시는 신용거래 과열에 따른 우려로 7년내 가장 큰 낙폭을 만들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고 분석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지난 금요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45개 증권사 신용거래 업무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발표에는 신용거래 규정을 위반한 중신증권,해통증권,국태군안에 대하여 3개월간 신규 신용거래 계좌개설 정지 조치를 내렸고, 자오상증권과 광파증권은 부적절한 고객에게 신용거래 계좌 개설을 한 것이 적발되었습니다.

이 소식은 결국 월요일 장중 내내 상하이증시를 폭락시키는 원인이 되었고, 급기야 장초반 강하게 치고 시작한 한국증시에 찬바람을 불게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치를 보면.....

 

 

▶ 불은 이중성이 있는데....

 

불(火)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그 두가지 모습을 언급하게 됩니다.

불을 잘 다스리면, 따뜻함과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 이로움을 주지만 만일 제대로 불을 통제하지 못하면 큰 화(禍,재앙 화)를 가져오게 되지요.

 

주식시장에서도 불과 같은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신용거래가 바로 그것입니다. 잘 통제하게 될 때에는 증시를 따뜻한 불(火)처럼 후끈하게 달구게 되지만, 통제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주식시장을 광기로 몰아넣고 결국 투자자를 패닉에 몰고가며 화(禍)만들어 주식시장을 붕괴시키게 됩니다.

 

신용거래가 이렇게 불처럼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보니, 모든 국가에서는 너무 신용거래가 침체되었을 때에는 불을 지피려고 노력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과하게 뜨거워지면 열기를 식히기 위하여 찬물을 갑자기 뿌리기도 합니다.

 

이번, 중국 증권감독관리 위원회의 이러한 조치는 이렇게 불(火)이 재앙(禍)로 커지기 전에 막은 조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중국 신용거래 규모 얼마나 되길래?

 

중국의 신용융자 규모는 대략 9000억위안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신용거래 규모 추이 (자료 : 블룸버그,상하이/심천증권거래소 자료 편집)

 

위의 자료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2013년 1월 1000억위안 정도의 신용거래 추이는 작년 연말 9000억위안까지 급팽창하였습니다. 이는 한화로 150~160조원규모의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이 24조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한화로 4000조원수준으로, 신용융자 규모는 대략 심천증시(13조위안)를 모두 감안할 때 현재 중국의 신용융자 규모는 대략 2.5%수준의 신용융자 규모임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평균치 4%에 비하면 낮다면 낮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국 유가증권시장 0.2%수준에 비하면 너무도 높은 수준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한국 코스닥 2%보다도 높다보니 해석에 따라서 높은 수준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 문제는 신용거래의 규정 준수와 투기적 분위기

 

과거 1980년대 후반 한국 증시가 1000p를 도달하던 그 때, 농촌에서는 땅팔고 소팔고, 도시 남녀노소 모두 쌈지돈까지모두 모아 주식시장에 뛰어든 그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관행 중에 하나가 "신용거래가 마진콜이 발생해도, 몇일 눈감아주지"하던 관행이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85년 이후 상승장이 몇년 동안 이어질 때, 몇일 주가가 조정 받더라도 바로 크게 살아나서 튀어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신용거래를 만기연장을 그냥 해준다던가, 담보유지비율을 하회하여도 그냥 그냥 넘어갔었지요.

 

1990년 10월 10일 신용거래 깡통계좌 일제 정리는 증시역사에 오점을 남겼다.

자료 : 동아일보,뉴스라이브러리

 

하지만, 주식시장이 89년에 1000p를 달성한 이후 서서히 하락하며 낙폭을 키우던 1990년 당시 금융당국은 담보유지비율이 100%로 내려갔어도 그냥 들고 있던 소위 "깡통계좌"를 강제청산하였습니다.

 

규정이 있었어도, 지켜지지 않았던 당시 관례가 주가지수가 매우 심각하게 하락했던 것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 큰 상처를 남기며 역사의 한페이지를 우울하게 기록하였었습니다.

 

지금 중국의 신용거래도 당시 한국과 비슷한 면이 여러군데 발견되었습니다.

 

이번에 중국 증권감독관리 위원회가 현장검사한 결과 "만기된 신용거래 롤오버", "자격요건 부적합 고객 신용계좌개설"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여기서 만기된 신용거래 롤오버는 현실적으로 "손실이 누적되어 깡통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강제청산하지 않으면서 서로서로 쉬쉬 넘어가다가 이번에 적발된 것입니다. 과거 1990년 한국증시의 깡통계좌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다를바 없습니다.

 

금융기관이 원칙을 어기고 악습을 만들게 되면, 이것이 곪아서 터질 때에는 심각한 금융시스템 붕괴를 만들 수 있기에 중국 당국에서 선조치를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신용거래 물량 중 문제가 있는 계좌에서는 강제청산이 일어났을 것이고, 이로 인한 주가하락 속에 신용계좌의 마진콜들이 발생하며 연쇄 주가 급락이 전일 나타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중국증시 그대로 무너질 것인가?

 

중국인들의 기질이 한국인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도 합니다.

대륙의 기질, 통큰 기질이 한국인과 중국인들에게 있고, 일본인은 째째하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필자가 볼 때는 도박성과 집단성이 큰 것이 유사하게 비추어지기도 한다 생각합니다.

 

과거 한국증시 세계 제1위의 상승률 국가이기도 하였지만 반대로 세계 제1위의 하락률 국가이기도 할 정도로 한국증시의 쏠림현상은 매우 심했습니다.

중국에서 십수년전 한국에서 나타났던 모습이 비추어진다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덩치는 4000조원(상하이증시만)이나 되는 큰 공룡이 되었지만 그 안에 투자문화나 투자성향은 과거 10~20년전 한국증시 투자자들과 비슷합니다. (단, 투자문화의 발전속도와 진화속도는 당시 한국보다 매우 빠릅니다.)

몰리는 방향으로 우루루~~

 

따라서, 수일 또는 몇일 동안은 중국증시가 신용거래 물량 감소 과정에서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조정과정에서 충분히 신용거래 물량이 해소된 후에는 다시 냉정을 되찾고, 중국증시는 자기 걸음을 걷기 시작할 것입니다.

 

불이 과해지면, 조금은 불길을 낮출 필요가 있다.(사진 : pixabay)

 

그 사이 한국증시도 영향을 받겠습니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번 중국 금융당국의 신용거래 억제 조치가, 禍(재앙 화 祸)로 커질 뻔한 불(火)을 식히면서 다시 貨(재화 화 货)를 만들기 위한 토대를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 1월 20일 화요일

금융시장은 급한 것보다 천천히 가는 것이 최고입니다.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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