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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한국증시에서 나타고 있는 승자의 저주! 피로스의 승리!

by lovefund이성수 2015. 7. 22.

한국증시에서 나타고 있는 승자의 저주! 피로스의 승리!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승자의 저주"라는 말은 경제학 용어로 자주 사용되고, 기업 경영활동에서 나타나는 어떤 업적이 회사에 저주를 가져다 준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승자의 저주"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피로스의 승리"로 불리우는 법칙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증시에서 크게 하락한 종목들은 수년 전 "승리를 거둔 피로스"일 뿐이었습니다.

 

 

ㅇ 승자의 저주는 알겠는데, "피로스의 승리?"

 

승자의 저주는 익히 자주 듣던 용어입니다만, 피로스의 승리를 자주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경제용어로서 어떤 기업이 사력을 다하여 만든 승리가 결국 기업의 체력이 모두 소진되면서 기업이 위기에 빠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원전 3세기경 로마제국과 맞선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는 로마제국과의 두번에 걸친 전투와 전쟁에서 대승을 거둘만큼 그 전략과 위세가 대단하였습니다. 전쟁에서의 승리 얼마나 짜릿했겠습니까. 문제는 전투를 할 때마다 아군의 피해가 너무나도 컸었기에 승리는 하였지만, 상처를 크게 남길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세번째 전투에서 패함으로써, 쇠락의 길로 빠지게 됩니다.

 

이를 두고 경제학자들은 "상처뿐인 영광"과도 같은 승리는 국가와 기업의 운명을 망친다는 의미에서 "피로스의 승리"라고 불러왔습니다.

근대사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이지만 직접적인 피해가 컸었기에 나라 경제가 무너지고, 20세기 초반까지 이어졌던 영국의 전성시대는 2차대전 이후 미국으로 확실히 넘어가게 된 것도 "피로스의 승리"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ㅇ 상처뿐인 영광, 승자의 저주를 부르다.

 

[전쟁에서 이겼다 하더라도, 피해가 크면 상처 뿐인 영광일뿐, 사진 : 픽사베이]

 

이제는 10여년전 일이 되었군요. 2000년대 중반인 2006년과 2008년 금호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재계순위 8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당시 그 기세는 대단하였습니다.

특히 대우건설을 인수한 것은 건설업계 있어서, 과거 굴지의 대기업 대우!를 인수한 듯 승리의 기쁨에 졌을만 하였습니다. 이렇게 거대해진 외형은 결국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고, 금호그룹에 위기로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승자의 저주"를 만들었습니다.

 

그 즈음 STX그룹도 M&A를 이어가면서 그룹 규모를 급격하게 키워갔고, 2001년 5천억원의 매출규모에서 2012년 18조원까지 급성장하였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는 그룹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주가가 무너진 종목들, 짜릿한 승리 하지만 뒤따른 저주

 

작년 가을,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는 현대차에 10조원에 낙찰되었습니다.

현대차 그룹이 그렇게 고대하던, 한전 삼성동 부지를 얻었다는 승리의 기쁨은 짜릿했을 것입니다.

"해냈어!!!!"

 

하지만, 그 이후 현대차의 주가는 바로 추풍낙엽처럼 무너지는 하락추세로 굳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승자의 저주"라는 분석이 이어졌고, 내실을 더욱 공고히 해야할 때 그룹 외형에 돈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입니다.

 

업친데 겹친격으로 현대차의 판매부진과 중국시장에서의 열세는 주가를 더욱 어렵게 하면서, 삼성동부지 낙찰이 "피로스의 승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전 삼성동부지를 인수하고 하락추세가 굳어진 현대차]

 

최근 승자의 저주에 빠진 상장사가 현대차그룹 뿐만이 아닙니다. 폭락세가 이어지는 조선주(대우조선해양 등)도 마찬가지 입니다. 2년~3년전부터 조선3사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2010년대 들어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량의 증가도 있었지만, 벌크선을 만드는 것보다도 더 높은 수익성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조선사들이 수주전에 생사를 거는 분위기였습니다.

 

문제는 "저가 수주" 우려가 시장에서는 은근히 있었고, 수주라는 외형을 따내기 위하여 무리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분석도 제기되었습니다. 결국 그러한 우려는 현실에서 나타났고 대우조선해양의 조단위 누적손실을 시작으로 저가 수주한 조선주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ㅇ 투자자는 기업 외형보다는 내실을 보아야..

 

한국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기업(심지어 개인 장사)을 평가할 때 가장 많이 사용 기준이 "매출"이라는 외형잣대가 있고, 또는 그 회사의 의리의리한 사옥이나 어마어마하게 많은 직원수로 기업을 평가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눈에 보이는 외형일 뿐입니다.

 

의리의리한 사옥이 본사라는 것은 그 만큼 큰 비용이 허비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회사 규모에 비하여 어마어마하게 많은 직원수는 인건비와 비효율적인 조직구조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회사 매출은 손해를 보더라도 헐값에 매출을 발생시키면 자연스럽게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무리한 M&A, 무리한 저가 수주, 무리한 외형추구는 결국 회사의 내실을 악화시켜 적자를 심화시키고 회사 재무구조를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하여, 회사를 존폐의 위기에 빠트리게 됩니다.

따라서, 투자자 관점에서는 철저하게 무리한 M&A, 무리한 저가 수주, 무리한 외형추구하는 기업이라면 투자 결정시에 한번 더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엄한데 돈쓰는 회사를 굳이 왜 투자해야하나?)

 

반대로, 회사 본사가 초라하더라도 경영진이 회사 순이익을 중시하는 알짜경영을 하며 외형보다는 내실을 중요하게 보고 운영되고 있다면, 오래동안 투자할만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동업자처럼 말입니다.

 

2015년 7월 22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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