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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길어지는 조정장,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by lovefund이성수 2016. 1. 20.

길어지는 조정장,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실질적으로 작년 4월부터 이어진 조정장, 벌써 9개월에 이르고 있습니다. 횟수로 따지면 10개월째로군요. 이렇게 긴 조정기간이 오래 반복되다보니 투자자들의 심리는 인내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길어지는 조정장에 의해 만들어지는 투자심리를 보다보면, 오히려 큰 투자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ㅇ 조정장 3개월, 6개월,12개월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표방하는 투자자라할지라도, 조정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서서히 투자심리가 하나,둘 무너지면서 자신의 보유종목을 내던지거나, 투자전략을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처음 3개월은 그럭저럭 버팁니다. 어느 정도 마음의 각오를 하였다보니 3개월(1분기) 정도는 어찌어찌 투자심리를 잘 지켜내며 원칙을 지킨 투자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3~4개월의 조정장이 있음 후에는 시장이 턴어라운드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투자자들은 3개월 정도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고 견뎌줍니다.

2000년 이후 조정장을 보면, 16번의 눈에 띄는 조정기간 중 10번(63%)의 경우에서 4개월 이내에 시장이 돌아섰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정도의 조정 기간에 대해서는 가치투자자들에게는 인내할 수 있는 시간, 3개월 입니다.

 

그런데 조정기간이 6개월에 접어들게 되면 서서히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한학기도 실제 4~5개월에 불과합니다. 방학을 기다리지만 한학기 4~5개월은 너무도 흘러가지 않는 시간입니다. 4~5개월도 길게 느껴질텐데 6개월(반년)이라는 조정장이 이어지다보면, 가치투자를 선언하고 장기투자를 하겠다던 투자자들 마음 속에는 "회의감"이 크게 일기 시작하고 장기투자도 결국 단기투자와 매한가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수익률을 만회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하며, 장기가치투자 전략을 포기하고 단기 액티브 플레이어로 돌변합니다. 대다수의 장기투자를 시작한 투자자 중에 2/3이상이 6개월이 넘어가는 기간에 포기하기에 이르고 더 길어지면 포기하는 비율은 90%가까이에 이르게 됩니다.

 

12개월(1년) 동안 조정장이 지속되게 되면 투자자들은 모든 것을 초월하거나 포기합니다.

보통 12개월동안의 조정장이 진행되면 제법 큰 증시 하락이 이어진 후입니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보니 벌써 나이도 한살 더 먹었고, 나이가 들어가는데 투자손실만 쌓이다보니 집에서 비난과 압박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것봐! 주식투자로 손해만 쌓였잖아!"

결국, 12개월간의 조정장이 지속되면 100명 중에 단 10명도 안되는 투자자만이 투자전략을 지킬 정도일 뿐, 거의 대부분 주식투자 자체를 포기하여 시장을 이탈하거나, 수익률을 만회하겠다는 마음으로 단기투자 또는 테마주 투자에 집중했다가 큰 손실만 쌓이게 됩니다.

 

 

ㅇ 본능적으로 사람은 단기적인 평가에 집착할 수 밖에 없다.

 

근간에 필자는 행태투자론가인 "제임스 몬티어"의 투자서적을 두권 읽고 있습니다.

("100%가치투자","워렌버핏처럼 투자심리 읽는법")

행태투자론은 효율적시장 가설을 기반으로한 현대투자론에 반하는 투자심리를 기반으로한 투자론입니다.

 

책에 있는 내용을 언급하자면 사람은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판단인 X시스템과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C시스템을 뇌에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직관적인 판단은 원시시대 우리 인류가 야생에서 생존하는데 꼭 필요한 본능이지요.

맹수의 모습을 보면 생존을 위하여 공포에 사로잡혀 자연스럽게 도망가게 됩니다. 하지만 냉정한 C시스템적인 논리라면 거리를 계산하고 맹수의 상태를 판단하여 도망갈지 버틸지를 판단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야생,사바나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수십,수백만년에 걸쳐 X시스템 즉, 직관적인 판단에 의한 논리가 본능에 남아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즉흥적으로 직감에 의해서 판단하기를 더 좋아하고 눈에 당장 보이는 과실에 집착하거나 눈에 보이는 손실(먹이를 빼앗기거나 등등)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는 공부를 잘하고,못하고, 사회적 지위 등을 떠나 모두가 가지고 있는 본능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장기적으로 운용되어야하는 연금,펀드 등과 같은 자산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1개월 수익이 얼마네, 3개월 수익이 손실이 났네라면서 단기적인 성과만 보다보니 결국 조정장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중도에 포기하는 경향이 짙어지게 되고 결국 12개월 조정장, 한살을 더 먹을 정도의 조정기간이 되면 자신의 투자방식, 종목 모든 것을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대략 90%이상의 투자자가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ㅇ 조정기간 길어지면 오히려 강력한 상승장이 만들어 졌다.

 

 

[2000년 이후 주요 조정장 기간]

 

 

위의 표는 2000년 이후 주요 조정장의 기간을 조사한 표입니다.

앞에서 언급드린바와 같이 16번의 기간 중 10번의 기간은 4개월 이하의 조정장이었고 그 기간 투자자들은 대부분 투자원칙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이 넘어가고 12개월로 접어들게 되면 큰 폭의 주가지수 하락과 오래 이어진 조정기간에 따른 피로로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2007년 11월~2008년 10월의 12개월 조정장, 2002년 4월 월드컵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시작된 2003년 3월까지 이어진 12개월 조정장, 2000년 1월~그해 연말까지 이어진 IT버블 붕괴 등 오랜 주가지수 조정장은 큰 가격 조정을 동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12개월의 조정장이 끝나갈 즈음에는 투자자들은 모두 손을 들고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주식시장 패가망신 지름길"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만들면서 말이죠. 하지만 긴 12개월 조정 장 후에는 오히려 큰 랠리가 바로 이어졌습니다.

 

[긴 조정 후에는 긴 랠리가 이어졌다]

 

 

2000년 조정 장 이후 2001년 초반에 랠리 후 911테러 이후에 추가 랠리.

2003년까지의 조정장 이후 2007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레이스

2008년 금융위기로 만들어진 장기 조정장 후 2009~11년의 장기 상승 랠리

 

긴 조정 후에는 투자자들이 모두 포기하면서 역발상적인 관점에서 기회의 시기가 열렸던 것입니다. 모두가 포기한 증시는 주인을 잃은 무주공산 초저평가 가치주들만 남아있고 이를 용기있게 취했던 투자자들은 그 다음에 찾아온 상승장에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ㅇ 큰 가격조정 없이 9개월 이어진 조정장

 

그나마 작년 4월부터 진행된 9개월의 조정장은 큰 가격 조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최근 박스권 장세에 비하여 큰 주가하락이라 느껴질 정도로 낙폭이 크고, 지루한 인내 기간이 길어지면서 포기단계에 접어든 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6개월 부터 약 2/3의 투자자가 포기한다면, 9개월 정도면 약 3/4정도의 투자자가 포기단계에 이른다고 추정 해 봅니다.

 

다른 이들이 포기하는 지금과 같은 때가 기회라는 것은 투자자라면 모두가 아는 상식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DNA에 남아있는 야생시절의 본능은 여러분에게 이렇게 유혹하고 있을 것입니다. "가치투자, 장기투자가 다 무슨 소용이야?"

 

이러한 유혹 이겨내셔야만합니다...

그런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판단을 이겨내야 남들과 다른 투자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2016년 1월 20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투자심리 #무너지지않게 #역발상적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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