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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독설

by lovefund이성수 2016. 5. 23.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독설

올해,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있었던 3월 이후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는 우리 삶에 깊숙히 들어왔고, 금융시장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단어가 보편화 되는 것을 넘어 금융사들의 마케팅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아직도 일반인의 관심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듯 합니다.

 

 

ㅇ 로보어드바이저 :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는 금융사 이미지?

 

많은 금융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단어를 광고나 뉴스에 꼭 한문장씩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치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는 금융회사인 것처럼 보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연구한 수많은 회사들의 컨텐츠, 매매로직, 엔진 혹은 머신을 HTS나 홈페이지에 메뉴를 할당하기도 하고,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과 만든 펀드를 만들었다거나, 판매를 개시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역시 시대를 앞서가는 회사"의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 단어로 검색한 뉴스 갯수, 자료 : 다음 뉴스]

 

 

이 결과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올해들어 로보어드바이저에 관한 뉴스 수가 크게 늘었고 알파고vs이세돌의 대국이 있었던 3월부터는 뉴스가 한달에 수천건씩 검색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로보어드바이저"라는 단어를 이미지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ㅇ 야심차게 판매를 시작했다던 로보어드바이저 금융상품의 판매고는?

 

얼마전 모 금융사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듣게된 로보어드바이저의 현실에서 이미지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통 금융사들이 TV광고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사용할 정도라면, 관련된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필자 또한 추정하였습니다. 아무리 못팔려도 시작시점이니까, 수십억원대는 판매되지 않았을까? 그래도 100억원대는 판매되었겠지 싶었습니다만, 해당 금융회사에서 판매한 OO로보어드바이저의 판매고는 겨우 5억원도 안되었습니다. 그 큰 금융회사에서 말입니다.

 

이렇게 말로들은 자료로는 믿기 힘들어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에서 K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4월말에 론칭하여 5월초부터 판매되었다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적용된 펀드의 판매고를 조사하여보았습니다.

보통 펀드가 론칭하면 뉴스로 그 펀드가 판매되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대중에게 알리게 되지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다하더라도 그래도 수십억원의 운용규모여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 현실은 너무도 차가웠습니다. 필자가 펀드닥터에서 해당 로보어드바이저의 순자산액과 운용규모를 조사하여보니 겨우 18에 불과한 운용규모액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모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현실]

 

아무리 판매초기라고하지만, 생각보다 판매고가 너무도 작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ELS와 같은 금융상품은 수백억원씩 잘 만 팔면서 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판매는 이렇게 냉랭한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회사들의 관행을 보다보면 고객의 수익률과 역행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수수료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전사적인 프로모션을 걸어가면서 직원들을 닥달해 가며 판매를 하지요. 하지만 수수료가 낮은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잘 권하지 않습니다.

결국 로보어드바이저 금융상품은 금융회사에게 이미지말 빼앗기고 상품전시대 뒤로 밀려나버리는게 현실인 것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 : 허풍선이가 아니기에 겪는 고난

 

인공지능 매매로직을 연구하는 분들을 만나보면 거의 대부분 소위 (꾼) 기질이 안보입니다.

자신의 매매 알고리즘을 연구하여오며 그 강건성과 특성을 잘 알지만, 굳이 허풍 떨며 억지로 팔려하는 모습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모 증권정보업체처럼 외제차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개인투자자를 도와준다는 식의 광고도 하지 않을 뿐더러, 억지로 수익률을 부풀려 강조하지도 않습니다.

 

판매를 잘하려면 허풍선이가 되어야하는데 연구자로서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습니다.

어떤 매매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어떤 분과 함께 일반투자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일반투자자가 "이런분위기면 매년 50%~100%는 내겠네요?"라고 물었더니 매매로직을 연구하던 그분은 오히려 손사레를 치며 "아이고 그렇게 얘기하면 사기꾼이지요. 안정적으로 그 보다 훨씬 낮습니다"라며 일반투자자의 기대치를 되려 꺽어버리더군요.

 

아마 판매만을 위했다면 그 자리에서 100%가 아닌 더 허풍을 떨었겠지만,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업체와 매매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이들 거의 대다수가 허풍선이가 아니다보니 마케팅이 잘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분명 과거 백테스팅 데이타, 로직 완성 후 실제 데이타에서의 검증 그리고 실계좌 운용 결과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조하지도 않고 손실이 나면 손실 그대로를 보여주니 자극적인 것에 반응하는 마케팅 현실에서 어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ㅇ 오히려 투자자들이 접근해서 선점해야.

 

얼마전까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들은 다양한 용어로 불립니다.

감정을 배재한 투자 전략이라던가, 퀀트, 시스템트레이딩, 알고리즘 매매, 매매로직 등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고 올해 로보어드바이저가 통용되는 정도입니다.

앞서 언급드린바와 같이 자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기에 투자자들이 접하기게 어렵습니다. 이에 반하인터넷 배너광고나 TV광고 등에는 다른 금융업체들의 화려하고 자극적인 광고는 접하기 쉽습니다.

 

오히려 투자자들이 직접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찾아 갈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지금처럼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냉랭한 분위기가 오래 지속될 경우 로보어드바이저업체들은 서비스 자체를 닫고 자기자본 매매만 하거나(오히려 자기매매 수익률로 거두는 수익이 매출보다 더 클 수 있습니다.) 자산규모가 큰 특정인에게만 독점계약을 하고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필자의 추정으로는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서비스를 하는 업체 중 10%만 언론상에 노출될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90%의 매매로직들은 대중에게 오픈할 의사가 없거나 혹은 오히려 소수회원(투자자)에게만 열어두려하기에 시간이 갈 수록 일반투자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접하기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지금 잠깐 수면위로 올라온 로보어드바이저도 어느순간 폐쇄형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기 투자자들이 먼저 접근하여 선점하실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투자관련 시비거리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좋은 투자 방법이면 본인이 직접하지?"

로보어드바이저를 연구하고 개발한 이들 입장에서는 "그러지 뭐"라고 답할 수 있을 정도란 것을 기억해야하겠습니다.

 

2016년 5월 23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시스템트레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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