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가 2100p를 넘지 못하고 10월 하락장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보통 급락장이 전개된 이후 보합장이 찾아올 때 투자심리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극단적인 분은 아예 폭락하려면 폭락하지 애간장만 녹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하락 후 바닥다지는 과정은 일진일퇴가 반복되다보니 심리적 고통을 키우고 맙니다.
그래서일까요? 증권사의 내년 시장 전망도 낮게보기도 하고 규칙을 가지고 투자하던 이들도 심리적 갈등과 회의감에 빠져있는 경우가 늘고있습니다.
이런 즈음, 2010년대 오랜 박스권에 중간점인 주가지수 2000p 원점에서 증시를 다시 생각 해 보고자 합니다. (문득, 옛 영화 "봄날은 간다"의 명대사가 떠오르는군요)
ㅇ 증시 약세가 지속되면.. 마음도 변한다.
십수년 전인 2001년 영화 "봄날은 간다"에 이런 명대사가 문득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그래 헤어지자."
아마도 주식시장을 대하는 요즘 투자자의 심리가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스권을 벗어나면서 새로운 증시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 모습과 달리 하락장이 지속되다보니 올해 투자 마인드가 바뀐 분들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당장에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필자의 가족들의 투자 마인드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매달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금을 늘리던 어떤 가족이 어느날부턴가 적립하는 시기를 늦추기 시작하더니, 최근들어서는 "왜 내가 사기만 하면 떨어지니?"라며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합니다. 그 이전 십수년간의 수익률은 다 필요없고 당장 올해 성과가 아쉽다보니 마음의 갈등이 일어나면서 무의식적인 결정들이 연이어지게 됩니다.
지인 중에 주식투자, 가치투자를 시작한 이들 중 한명 두명 속속 투자를 포기하는 상황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요즘입니다.
그렇게 사람의 마음은 변해 갑니다.
ㅇ 다시 생각 해 보면, 올해 초 그리고 2017년
혹시 2017년 초 CLSA증권의 리포트 기억나시는지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주가지수 4000p시대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의 가능성을 언급했던 리포트였지요. 그 즈음 증시는 2011년 부터 횟수로 7년여의 가는 박스권을 돌파하고 새로운 추세대로 들어섰습니다. 그 당시 시장 참여자들은 목표지수를 계속 높여갔지요. 심지어 2017년 내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2차 한국전쟁 가능성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그 즈음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은 가파르게 전개될 것을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한국증시에 모멘텀은 강하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올해 초, 필자가 매달 진행하는 정기 세미나에서 향후 증시에서 이런 설명을 한 바 있습니다.
"2018년 증시 변동성 확대가 있기에 급등 아니면 급락 모 아니면 도 장세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상승하기를 바랍니다만, 혹시나!! 혹시나!! 증시가 하락한다면 그 이후에는 더 강한 상승력을 내포하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올해 초 이런 이야기를 세미나 그리고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이야기하면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올해 시장이 상승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상승할거야. 오케이!"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였지만, 요즘 이런 이야기를 똑같이 주변지인들과 하다보면
"내년에는 더 폭락하지 않겠어? IMF사태가 또 터진다는데???"라고 핀잔을 듣게 됩니다.
ㅇ 오히려 더욱 합리적인 가격이 된 증시 그리고...
사람의 직관은 회귀적 분석을 하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직전에 수개월 혹은 1년여의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보는 것이지요. 강세장에서는 이런 본능적 분석이 "가즈아!!!"라는 광풍을 만들고 약세장에서는 "투매!!! 도망가!! 제2의 IMF사태!!"라는 극단적인 공포심리를 만들게 됩니다.
증시 재료들을 보면 이상하리만치 시장을 예언이라도 하듯 딱딱 들어맞는 뉴스들이 쏟아집니다.
시장 상황에 맞게 강세장에서는 즐거운 뉴스들만 등장하고 약세장이 지속되면 비관적인 뉴스들이 증시를 지배합니다. 그러다보니 요즘과 같은 약세장 분위기에서 "내년에 주가지수 3000p간다"고 누군가 말한다면 논리적이지 않다거나 생각이 없다고 무시할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필자 또한 함부로 주가지수 3000p, 4000p를 꺼내기가 두렵더군요.
(※ 어쩌면 군중심리에 눈치를 보며 자기 검열을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종합주가지수와 가상의 시장BPS(PBR1배수준)]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국 증시가 하락 기간이 지속된다면 마치 꾹꾹 눌린 스프링처럼 튀어오르게 될 것입니다. 특히 시장PBR레벨 1배 수준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종합 주가지수 기준으로 과거 2000년에 증시가 -51%하락하고 난후 2001년에는 37%반등이 나타났고 2002년 급등락 속에 -9.5%하락한 이후 2003년 29%, 2004년 10.5%, 2005년 54% 상승하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40%하락하고 난 후에는 2009년 49.7%, 2010년 21.9%라는 강한 상승장이 이어졌었습니다.
2011년 8월 유럽위기 후 7년여 횡보장 후에 2017년 주가지수 21.8%의 강세장이 나타났었습니다.
약세장은 마치 어릴적 뛰어놀던 방방이(트램펄린) 처럼 눌리면 눌릴 수록 이후에 더 큰 상승을 만들게 됩니다.
[어릴 적 뛰어놀던 트램펄린(방방이) 처럼... 사진참조 : pixabay]
ㅇ 다만, 조정 기간이 길어지면 포기하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
하지만 앞으로 증시가 조정이 길어지면 더 큰 반등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거나 혹은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온 이가 알려준다 한들, 투자자의 심리는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십수년전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그래 해어지자"라고 말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고뇌속에 투자를 포기하는 이들이 시간이 갈 수록 늘어나겠지요.
저는 묵묵히 시장에 계속 남아있을 것입니다.
과거 더 심각한 하락장을 여러번 경험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약세장은 충분히 견딜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떠나는 이들이 헐값에 버리는 주식들 하나씩 하나씩 체리피킹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 해 더 약세장이 지속된다 한들...
2018년 11월 21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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