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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한국증시에 대한 군중의 관심을 죽여버린, 작년 3가지 상황

by lovefund이성수 2019. 2. 27.

한국증시에 대한 군중의 관심을 죽여버린, 작년 3가지 상황

오늘 증시토크 제목을 잡기가 참 어렵네요. 올해 증시가 반등이 나와주긴 하였습니다만 아직도 사람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차갑게 느껴집니다. 지난 설연휴 때 그 누구도 필자에게 주식시장에 대해 묻지 않았을 정도로 주식시장에 대한 휴먼인덱스는 꽁꽁 얼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 한국증시에 대한 군중의 관심을 죽여버리 3가지 존재가 있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어쩌면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국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자는 위의 3가지 상황을 진심으로 "고맙게"생각하고 있습니다.

 

 

ㅇ 영화 국가부도의 날 개봉 : 2018년 11월...

 

작년 11월 말 한국 외환위기 IMF사태를 배경으로한 "국가 부도의 날"이 개봉되었습니다. 오랜만에 경제를 배경으로한 영화가 개봉되었다보니 관심이 많이 가더군요.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국가부도의 날 영화를 본 이들 중 대다수가 "제2의 IMF사태"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불안한 마음을 표하더군요. 특히 고령층에서는 IMF 당시가 오버랩되어서인지 곧 한국 경제는 위기에 빠질 것이라 말하는 이들이 영화 개봉 이후 급격히 늘었습니다. 유튜브 채널들 중에서도 2019년 한국의 금융위기를 대비하라는 식의 영상들이 우후죽숙 늘더군요.

 

[작년 11월 말에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고맙습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때마침 늦가을 증시도 하락하였다보니 이 영화가 주는 공포감과 함께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투자자가 정말 많았습니다. 제2의 IMF사태가 터지면 정말 심각한 경제 상황과 증시 상황이 만들어질터이니 말입니다. 주가지수 1500p간다는 말들은 수시로 등장하였습니다.

(※ 이상하게도 극중 유아인처럼 위기를 기회로 잡겠다는 분은 거의 없더군요)

 

이와 비슷한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를 배경으로한 영화 "빅쇼트"가 2016년 1월에 개봉되었을 때에도 나타났습니다.

SNS상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대화 속에는 2008년 금융위기가 2016년에 다가온다면서 공포에 빠져있었습니다. 심지어 해외 금융 사이트 칼럼에서도 영화 빅쇼트와 빗대어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니 조심하라는 내용이 자주 등장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경제 위기 관련 영화를 보고 나면 필자에게 던지는 공통된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유도리(?) 있게!!! 위험을 대비해야지." 등등등...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빅쇼트가 개봉한 즈음인 2016년 초부터 2019년 현재까지 미국 증시는 30%넘게 상승 해 있고, 한국증시는 13%상승했군요. 빅쇼트가 개봉된 2016년 그해는 그대로 스트레이트로 상승하구요.

 

 

ㅇ 고맙습니다 : M금융회사 회장님 : 2018년 10월

 

작년 10월 말 즈음인듯 합니다. M금융회사 회장님이 임원단 회의 자료가 증권가에 화재가 되었습니다.

M금융회사 회장님께서는 한국은 잃어버린 20년에 들어갔으니 한국주식 모두 팔고 고객들에게 해외 자산을 늘리라 했다고 합니다. 그 즈음 뉴스들을 뒤적거리시면 관련 기사를 찾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M금융사 회장님의 말씀이 마음에 팍 와닿았나 봅니다. 때마침 10월 급락장도 있었다보니 마치 회장님의 말씀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메시아처럼 느껴졌는지 10월 하락장 끝자락에 모든 주식을 팔고 떠난 분들이 꽤 있습니다. (잘 가요.... 아디오스)

 

그런데 그 M사 회장님 말씀 일리는 있습니다만 저는 2007년 차이나펀드 광풍을 만드시고 1999년 연말 펀드 광풍을 만드셨던 그 옛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더군요. 마케팅을 잘하시는 것은 인정하겠습니다만 과연 군중들이 그렇게 그 분 말씀에 열광하며 회장님의 한국증시에 대한 비관론을 공감하는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 때도 이 말씀을 어디서 읽으신 많은 분들이 제게 물었습니다.

"사람이 융통성이 있어야지!!! 당신이 상상하기 힘든 큰 자산을 운용하는 훌륭한분께서  말씀하신거야!" 

 

ㅇ 시장님 마지막 서울부동산 퐈이야! 고마워요...

 

[작년 여름 아파트 시장에 마지막 불꽃놀이를 만들게 된 여의도 용산 개발 발표]

[뉴스 검색 : 다음 뉴스]

 

작년 봄에서 여름을 보낼 즈음 서울 및 핵심 지역 부동산은 긴장 국면에 있었습니다. 어짜피 연말에 송파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단지 입주가 기다리고 있기에 강남권을 중심으로한 서울 핵심지역 부동산 가격이 소프트랜딩할 수 있었지요. 그래도 직전 열기가 워낙 강했다보니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처럼 긴장감이 팽배하였습니다.

 

이 남아있는 팽팽한 긴장감에 휘발유를 뿌리신 분이 계시니... S동네 시장님이십니다.

작년 여름 쌩뚱맞게 용산과 여의도 개발 계획을 발표하시니, 와.... 필자는 이 발표를 보자마자 입에서 저절로 "식빵(!)"을 찾게 되더군요. 여기서 잘 부동산시장을 가만히 두었으면 소프트랜딩 될 수있었는데 확~! 휘발유를 뿌려주셨습니다. (식빵의 원 뜻은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왜 이 부분이 쌩뚱맞게 증시 칼럼에 나왔느냐?

작년 여름 그 뜨거운 여름 옥탑방이 지글지글 끓듯이 한국 부동산은 마지막 불길에 휩싸입니다. 실수요자들도 그리고 갭투자자들도 일시에 광분하며 "가즈아!!!"를 외치면서 마지막 불꽃에 미친들 달려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식투자를 하던 이들은 마음의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돈을 모두 빼내어 핵심지역 아파트를 사러 달려갔습니다. 핵심지역에 물량이 귀하니 경기권까지 난리가 났지요. 관광버스로 임장을 간 수십명이 한꺼번에 매물을 사들여대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면서 광분하며 더 많은 이들이 아파트를 사러 뛰어다녔습니다.

 

2013년 초 거주목적인 경우 아파트 빨리 사라고 지인들에게 말할 때는 "1억"빚도 무섭다며 거들떠보지 않던 이들이 갑자기 3억 빚 무섭지 않다고 말하면서, 집없는 세상 서럽다며, 부동산과 은행으로 뛰어가고 증권 계좌에서 주식을 모두 매도하여 시장에서 이탈하였습니다.

심지어 20년 넘게 재테크를 신경써드렸던 혈육같은 가까운 지인도 913대책이 발표될 즈음 모든 재산을 털어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필자에게 일언반구 물어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 시장님, 회장님, 영화님.

시장님 덕분에 사람들은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이탈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 이후 M금융사 회장님의 발언과 국가부도의 날 영화 개봉은 도미노처럼 군중심리를 무너트리고 말았습니다.

 

아마 당장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인 2600p를 뚫더라도 군중심리는 갑자기 과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공포심리가 기저에 깔려있고 더 중요한 것은 아파트를 사들이느라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한국증시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투자자의 부재로 인해 활력은 예상보다 적을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필자가 좋아하는 증시 상황인 군중심리가 과열되지 않은 증시 상황이 길게 이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위의 3가지 상황들이 반어법으로 고맙기도하고, 진심으로도 고맙습니다.

 

2019년 2월 27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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