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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리디노미네이션, 화폐개혁이 증시와 경제에 미칠 영향은?

by lovefund이성수 2019. 4. 1.

리디노미네이션, 화폐개혁이 증시와 경제에 미칠 영향은?

또 다시 화폐개혁이 세간에 화재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 질의에서 "공론화에는 동의한다"라는 취지의 답변에 대해 뉴스매체들은 리디노미네이션(화폐개혁)이 진행될 것처럼 뉴스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화폐개혁이라 하였지만 국민들이 과거 60여년전에 겪었던 부작용이 있다보니 "리디노미네이션"이라는 고상한 단어로 등장하고 있는 화폐개혁. 이 이슈는 21세기들어 몇년에 한번씩은 꼭 등장하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화폐개혁인 현실로 진행된다면 과연 경제와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ㅇ 2013년, 2004년에도 부상했던 화폐개혁(리디노미네이션)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언급은 올해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과거 2013년과 2004년에 크게 부상하였고 2004년에는 실제 진행되기 직전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시기 모두 이야기만 나오고 유야무야 되었습니다.

2013년 당시는 막 박근혜 (전)대통령이 취임한 전후였다보니 인수인계 과정에 뒤숭숭한 상황과 박근혜 (전)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의장 시절 1962년에 화폐개혁을 무리하게 진행하였다가 경제적 충격을 크게 주었던 기억이 있다보니 화폐개혁을 언급하기 어려웠고, 2004년 당시에는 한국은행 박승총재가 주도하였지만 부동산 가격 안정을 중시했던 노무현 대통령 시기였기에 화폐개혁 후 물가 불안 우려가 있어 정부차원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중단시켰습니다.

 

 

ㅇ 한국에서는 3번의 화폐 개혁이 있었다. 1950년/1953년/1962년

 

보통 한국의 화폐개혁은 2번 있었다고들 합니다. 한국전쟁중과 1962년에 있었던 2번의 화폐개혁이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지요. 한국전쟁 중인 1953년 그리고 516군사 쿠데타 직후인 1962년 화폐 개혁이 단행되었는데 그 이후 엄청난 물가 상승률이 후폭풍처럼 몰아치면서 국민들이 큰 고초를 겪으며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2번의 화폐개혁이 전체 한국의 화폐 개혁 횟수로 기억되지만 엄밀히는 1950년 일제강점기 시절의 조선은행권을 1:1의 비율로 한국은행권으로 바꾸었던 화폐개혁이 1차 화폐개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1차 화폐 개혁은 1:1 교환이었을 뿐이기에 일반적으로 거래하는데 있어 불편함은 없었고 화폐개혁 이후에도 10년 넘게 조선은행권이 유통될 정도로 화폐 개혁 자체는 사람들 기억에 크게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 중에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할 당시 한국은행에 있던 조선은행권 원판을 확보하여 남한 경제 교란을 목적으로 대량으로 조선은행권을 찍어 유통시킵니다. 

 

[과거 조선은행권]

 

그로인한 인플레이션 부작용을 막기 위해 1953년 100원을 1환으로 바꾸는 2차 화폐 개혁을 단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인플레이션은 지속되었지요. 

그 인플레이션은 십여년 후인 1962년 10환을 1원으로 바꾸는 3차 화폐개혁으로 이어집니다. 이 당시 이 화폐개혁을 주도했던 정치인이 군사정권하의 유명한 J~~~모씨라고 사람들은 말하곤 하지요.그런데 1962년 화폐 개혁 당시는 군사작전처럼 전격적으로 진행되었고 비밀리에 전개되었다보니 화폐도 영국에서 인쇄해 오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사람이 화폐모델이다보니 이황,세종대왕 등의 그림이 코가 큰 서양인 얼굴이었다 하지요.

 

문제는 그 1962년 3차 화폐 개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상당하였습니다.

지하경제와 당시 화교의 숨겨준 화폐를 꺼낸다는 명목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은행에서의 입출금을 통제하였지만 이로 인하여 사람들은 경제 활동에 큰 불편을 겪었고, 그 시절에는 서민들도 푼돈이 있으면 기업들에 돈을 빌려주는 돈놀이를 하여 재테크를 하였는데 화폐개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속에 화폐가치가 없어졌고 실질 가치 측면에서 기업들에게는 부채 감소, 서민들은 빌려준 돈 가치 폭락으로 인해 서민경제가 위축되는 부작용을 만들었습니다.

 

[1962년 6월 10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화폐 개혁, 사진참조 : 경향신문 1962년 6월 10일자]

 

그 화폐개혁이 있기 직전 필자의 할아버지께서는 친척이 딸 결혼시킨다하여 큰 돈을 빌려주었는데, 화폐개혁이 있고나서도 수년 뒤에도 돈을 갚았더랍니다. 그 시절에도 결혼식은 집안 기둥뿌리를 흔들정도로 큰돈이었지요. 하지만 그 돈을 빌려간 할아버지의 친척은 돈 갚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다 10년가까이 지난뒤에 갚을 때는 명목상 빌려준 돈 가치로만 쳐주면서 솜 한통을 던져주더랍니다. 그 당시 인플레이션이 엄청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ㅇ 화폐개혁 만약 진행된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앞서 설명드린바처럼 화폐개혁이 발생하면 물가 상승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2000년대 터키 화폐개혁 사례에서 큰 충격이 없었다하지만, 화폐 단위가 1/10 혹은 1/100이나 1/1000로 낮아지면서 소수점에 들어간 금액을 단위 올림하는 우수리인상이 비일비재할 것입니다.

 

커피 한잔에 3500원인데 1/1000 화폐개혁을 한다면 커피한잔은 3.5 환(가상의 화폐신화폐 단위)이 되겠지요. 그러면 커피가격은 자연스럽게 우수리 인상되면서 4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가격이 과거 천원단위 때에 비하면 작은 단위이기에 큰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다보니 여기저기서 물가 상승이 발생합니다.

 

10억원하는 집한채도 1/1000 화폐개혁을 할 경우 100만환에 불과하니 집가격을 50만환 인상하여도 화폐개혁전에는 5억원 인상한것이지만 왠지 모르게 그보다 낮은 가격 상승인듯 하여 사람심리는 가격인상을 용인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화폐 개혁이 발생하면 몇년간은 경제 사회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며 임금인상이 더딘 임금근로자는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게되지요.

 

다만 경제측면에서는 마늘밭(?)에 밀폐용기에 담아 꽁꽁 숨겨져있던 지하자금들이 신권 화폐로 교환해야하니 수면위로 부상할 것이고 이 덕분에 일시적으로라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니 재화 소비와 투자가 선제적으로 늘면서 경제의 단발적인 성장이 강하게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이와함께 정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덕분에 실질 국채 부담이 낮아지니, 국가 재정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부채를 많이 안고 있는 채무자들에게는 호시절이 찾아오기에 주택담보 장기 채무의 경우는 단 몇년 만에 실질 부채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자산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모든 귀금속,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 상승이 동반될 것이고, 주식시장 또한 기업들의 이익증가와 자산가치 증가 등으로 주가 강세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됩니다.

 

 

ㅇ 리디노미네이션(화폐개혁) : 가능성은 극히 낮다.

 

화폐개혁이 실제 단행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일단, 화폐개혁은 부동산 가격을 앙등시키는 원인이 되기에 주택가격 안정을 추구하고 있는 현 정부에 부담이 됩니다.

두번째로 화폐 개혁이 단행 될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외환시장에 모든 시스템을 바꾸는 것부터 해서, 증권시장에 모든 돈단위 변경, 신용카드 결제 체계, 은행예적금, 대출 및 사람관계 속에서의 화폐개혁에 따른 불편함 등 그 직간접적인 비용은 천문학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화폐개혁은 짐바브웨, 베네쥬엘라처럼 경제 상황이 안좋은 국가들이 포기하는 심정으로 주로 사용합니다.

세번째로 채권자들이 원치 않습니다. 한국 국채를 매입한 투자자, 주택담보대출을 장기로 빌려준 은행 등등 대다수의 채권자들은 화폐개혁으로 인한 불이익이 크기에 강하게 저항할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화폐개혁 자체는 단행될 가능성이 극히 낮습니다.

다만 몇년에 한번씩 이렇게 이슈가 부상하고 공론화가 될 경우 어느날 갑자기 화폐개혁이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당장 지금 몇년 안은 아니더라도 10년,20년 뒤에는 말입니다. 그러하기에 위에 언급드린 화폐 개혁의 역사와 전후 상황들 꼭 기억하십시오.

 

만약, 정말로 화폐개혁이 현실로 부상하려 한다면, 현금을 들고 있거나 저의 할아버지처럼 돈을 남에게 빌려주는 최악의 투자 결정은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 때 주식투자는 다른 실물자산과 더물어 좋은 인플레이션 헷지 효과를 만들어줄 거입니다.

(※ 생각 단상 : 가끔 오래된 초가집이나 기와집을 허물면 상평통보가 엄청나게 나온다 하지요? 그리고 마늘밭에 숨겨져있는 돈은 얼마나 될까요?)

 

2019년 4월 1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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