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N자형 바닥 후 추세를 뚫었던 2004년과 05년의 증시 추억

by lovefund이성수 2019. 4. 5.

N자형 바닥 후 추세를 뚫었던 2004년과 05년의 증시 추억

과거는 반복되지는 않습니다. 과거와 똑같은 미래도 없지요. 주식시장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다만 과거 증시에서 나타났던 기억들을 되곱아보다보면 현재 증시에서의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19년 봄 한국증시는 N자형 바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그 N자형 바닥이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만, 왠지 2004~5년에 있었던 증시 흐름이 추억처럼 떠오르는 오늘입니다.

 

 

ㅇ 2004년 겨울 : N자형 바닥 후, 장기 삼각 수렴형이 돌파될 즈음

 

2005년을 앞둔 겨울, 필자는 친구 J와 함께 술을 한잔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술을 끊었습니다만, 그 당시는 ^^ 많이 마셨지요)

당시 한국 증시는 1989년 이후 15년여 넘는 시간 주가지수 500~1000p라는 박스권에 가두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두리 박스권은 2000년대 들어 1000p와 500p를 1년에 한번씩 넘나들며 지금은 상승하기 어려운 급등락 장세가 반복되었습니다. 한번 머리속으로 상상 해 보시지요. 한 해는 100%주가지수 상승, 한해는 -50% 지수 반토막, 그 다음해는 주가지수 100% 상승, 그 다음 해에는 -50%지수 반토막 나는 시장에서 생존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2004년 연말 장기 삼각수렴 박스권 돌파를 앞두고 있던 주가지수]

 

그런던 2004년 겨울, 그해도 한국증시는 차이나쇼크, 카드대란 및 노무현 대통령 탄핵 논란 등으로 증시가 급등락속에 있었다가 연말들어 증시가 안정되며 삼각형으로 수렴되는 박스권에 상단부에 주가지수가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그 친구 J와 술자리에서 했던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이번에 상단 뚫고 올라서면 큰 장 올 듯 해, 십수년 박스권의 상단이 깨지면 대단할거야."

"시장에 싼 종목들이 정말 많아. 특히 제약주는 PER 5배에 PBR 0.2, 배당수익률 7%인 종목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2005년에는 대박나자며 건배를 찐하게 울렸습니다. 그러고보니 벌써 14~15년 전 일이로군요.

 

2005년을 앞둔 새해 즈음 우연히 D라는 친구집에 들렀습니다. 그 D친구의 아버지와는 주식투자 이야기를 많이 나누곤하였는데 그 날도 D의 아버지께서 댁에 계셔서 이런 저런 주식투자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버지, 2005년에 큰 장이 올 것 같습니다.

"아니야. 한국증시는 500~1000p에서 못 벗어나. 그래서 연말에 주식팔아서 후배가 좋은 땅을 구획을 나누어 파는데 그 땅사놨다."

 

그 즈음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엔 그리고 일반 개인투자자의 생각에는 주가지수 1000p선은 넘을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 생각하였지요. 그런데 2004년 말부터 2005년 초반 시장이 이상하게 돌아가는게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려고 후보종목을 선정하고 매수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상한가에 들어가는데 이런 현상이 한두 종목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전 종목에 걸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제일화재를 1000원초반에 매수하려하였는데 충분히 사지 않은 상황에서 상한가를 치니 중간에 포기했었습니다만 그 후 수개월 뒤 당시 제일화재는 순식간에 6배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이 한 두 종목에서 나타난 것이 아니고 상장 주식 대다수에서 나타나고 있어 당시 증시 긍정론이 강했던 저도 의아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주가지수 1000p에 이른 2005년 봄 증시는 잠시 소강국면에 들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상승 피로감이는 명분도 있습니다만, 2004년 초반에 대량으로 판매되었던 ELS들이 주가지수 1000p에서 수익을 확정지으면서 매도세가 대규모로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그 시기 주가지수 1000p이상에서는 매도한다는 금융상품들이 투자자에게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국 증시는 절대 1000p를 넘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들 생각 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 마지노선이 독일의 전격전에 허무하게 뚫렸던 것처럼 2005년 여름 주가지수가 다시 1000p를 뚫더니 연말 1400p까지 전격적으로 상승하면서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주가지수 1000p에서 주식을 팔고 현금화 했던 개인들은 그야말로 닭잡으려다 지붕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지요.

(이 과정에서 앞서 언급드렸던 극단적인 저평가 수준에 있던 제약주들은 몇배씩 올랐습니다. 덕분에 저도 시장에 감사하였습니다.)

 

 

ㅇ 2019년 증시 주가지수 2250p를 넘어서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주가지수 2000p 영역에서 트램폴린처럼 바운스하며 N자 쌍바닥을 만드는데]

 

 

2018년 작년 증시 하락 이후 한국증시는 주가지수 2000p 영역에서 마치 트램폴린에서 바운딩 되듯 겨울 기간 반등하고, 2월 조정 후 3월 다시 재반등을 하며, N자형 패턴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 패턴이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만 만약 주가지수가 2250p에 이르게 될 경우 주가지수 N자형 패턴이 완성이 될 것입니다.

 

은근히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N자형 패턴에 대한 신뢰가 강합니다. 그 이유는 1차 반등 후 조정이 나올 때 직전 저점까지 가기도 전에 2차 반등이 나왔기에 주가 하방경직이 강하다는 믿음을 주기 때문입니다. (속칭 짝궁뎅이 패턴이라고도 하지요)

 

만약 주가지수가 2250p를 넘어서면 이 패턴이 완성되게 됩니다.

그 이후에는 2018년 초 이후 하락장과 다른 장세가 만들어지지요. 이미 N자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악성매물을 대부분 소화시켰기 때문에 고공권에 매물은 적은 편이다보니 호재가 나오면 매우 가볍게 치고 올라갈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지난 2018년 초 이후 1년여 동안 한국증시에서 떠날 투자자들은 이미 다 떠났다보니 더 이상의 악성매물이 출회되기 어렵습니다. 그 돈들 어디로 갔을까요? 여러군데로 흩어졌겠지만 은근히 많은 자금이 "서울/경기 아파트 ♬"로 흘러갔습니다. 지난 여름 이후 증시에 대한 군중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이유도 아파트 거래량이 폭발하면서 모든 자금을 아파트 시장에 올인하면서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자금과 투자자들이 이탈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증시가 N자형패턴을 완성하고 갑자기 상승한다고해서, 군중들의 자금이 곧바로 유입되기는 힘들 것입니다. 주식투자 할만한 자금은 모두 부동산에 묶였고 주택담보대출도 가득 잡았기 때문이지요. 마치 2004년 연말과 2005년 초 주가지수 1000p에서 주식을 모두 매도해야한다면서 개인투자자가 모두 떠난 때처럼 시장에 남아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의 증시토크를 보아주시는 독자님은 바로 그 소수의 현명한 투자자 중 한명입니다.

 

2019년 4월 5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