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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투자의 프리런치와 확률: 공덕SK리더스뷰 잔여세대 이슈를 보고

by lovefund이성수 2019. 5. 15.

주식투자의 프리런치와 확률: 공덕SK리더스뷰 잔여세대 이슈를 보고

투자 용어 중에는 프리런치(Free Lunch)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공짜 점심처럼 그냥 먹을 수 있는 투자 수익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프리런치는 주식투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투자대상에서 존재합니다. 다만, 확률의 문제가 있다보니 프리런치를 먹기란 쉬운일은 아닙니다.

어제, 우연히 부동산 시장에서 이 프리런치 상황이 이슈와 되었습니다. 공덕SK리더스뷰 잔여세대 청약이 바로 그것입니다.  주식시장과 별개로 생각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의 투자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프리런치와 확률의 개념을 다시금 생각 해 보게 됩니다.

 

 

ㅇ 와이프의 갑작스러운 지령 : SK리더스뷰 잔여세대...

 

제 집사람과 저는 투자 관점이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릅니다. 집사람은 부동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저는 주식시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 듯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부창부수 의견이 맞아떨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어제가 그러하였습니다.

(※ 2013년 어느날 부동산 시장 바닥 그리고 2018년 여름 부동산 미친 상투 등이 하나의 예입니다.)

 

요즘은 잠시 의견이 엇갈리고 있던차에 갑자기 집사람이 저에게 지령을 내렸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SK리더스뷰 잔여세대 청약을 넣어라"

 

아마도, 서울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어제 많이 들으셨을 것이고 머리속에서는 계산이 시작되셨을 것입니다.

 

- 내가 청약을 당첨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은 Zero

- 당첨시 평가차익은 5억원

- 확률은 경쟁률은 해볼만한 수준 (로또의 경우 1등 당첨확률 814만분의 1)

 

[공덕SK리더스뷰 조감도, 사진참조 : SK뷰 홈페이지]

 

 

프리런치라는 용어가 딱 맞는 곳이 이런 경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4만6931명의 사람들이 잔여세대 1개 물량 청약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청약에 당첨된 사람은 로또 확률보다도 200배 낮은 확률로 로또 당첨에 준하는 수익을 거두는 패자가 없는 게임인 것입니다.

 

만약 청약대금대비 매매차익을 청약에 참가한 모든 이들에게 균등하게 나누어줄 경우 1명당 기대수익을 투자론처럼 계산을 해보자면

= [5억원(당첨시 기대이익) X 1명]÷ 4만6931명 - 손실금액(0원) X(4만6930명)÷ 4만6931명

= 1만653원 (1명당) 입니다.

이 숫자만 보더라도 어제 이슈 공덕SK리더스뷰 사례는 대표적인 프리런치 사례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ㅇ 프리런치 : 불확실성이 변수다.

 

혹시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을 해보셨는지요? 500여년전 범선이 세계를 탐험하고 교역하던 시절을 배경으로한 이 게임을 하다보면 프리런치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일본 나가사키항에서 금을팔아 은을사고 이 은을 유럽에 와서 팔면 엄청난 시세차익이 남게 됩니다. 그 시기 아시아권은 은 가격이 쌌고 유럽권은 금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프리런치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차익을 쉽게 얻을 수 있는 프리런치 상황은 과거에는 참으로 많았습니다. 옛날 장사를 하던분들은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물건을 떼어와서 자신의 가게에서 팔기만 하여도 엄청난 차익이 만들어졌습니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로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한국증시에서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땅집고 헤엄치면서 은행금리와 비교할 수 없는 수익을 만드는 프리런치의 영역이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프리런치 상황들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아무리 기술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확률"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감히 프리런치에 손을 뻗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대항해시대 때 금/은 차익거래를 쉽게 할 수 있었다하지만 범선이 태풍 또는 해적선을 만날 경우 범선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모든 투자금을 날릴 수도 있기에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드린 공덕SK리더스 뷰, 잔여세대 청약 상황의 경우도 만약 공덕역 주변 아파트 시세가 하향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다면, 분양가대비 기대차익이 5억이 아닌 취등록세 등 비용 납부 후 손익분기점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경쟁률은 크게 낮아졌을 것입니다.

 

이렇듯 프리런치가 시장에 뻔히 존재하더라도 가격이나 수익률 흐름이 어찌될지 모르기에 실제현실에서는 프리런치가 생각보다 오랜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맛있는 메뉴가 프리런치라면 순식간에 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사진참조 : pixabay]

 

ㅇ 주식시장에서의 프리런치 상황 : 증시 급등락이 만들어주지만...

 

주식시장에서는 프리런치 상황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덕SK리더브뷰 잔여세대처럼 1개의 케이스가 우연히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2000여개의 상장주식에서 계속 돌아가며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주식시장에서의 프리런치 상황을 내 수익률로 만드는 투자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 이유를 세가지로 압축하여보면 아래의 상황으로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1. 프리런치 순식간에 사라진다 : 적정한 주가보다 낮았지만 순식간에 적정가로 회귀

2. 프리런치인이 썩은 점심인지 모르겠다.

3. 프리런치 눈에 보이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결정을 못한다.

 

첫번째 프리런치 상황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현상은 프로그램 차익 거래에서 나타납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의 순간은 찰라의 순간처럼 찰칵!하고 지나간다하지요. 그러다보니 이 영역은 사람이 주문을 넣을 수 없고 컴퓨터 프로그램만이 움직이는 세상입니다. (그러하기에 일반적인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지요.)

 

두번째와 세번째가 개인투자자가 마주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두번째 상황의 경우는 종목을 선정할 수 있는 지식이 부족한 경우 입니다. 과거 2010년대 이전 증시에서는 투자지식이 적은 투자자들이 많았다보니 프리런치가 썩은 점심처럼 치부되어 버려져있던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하여 비율은 줄었지만 아직도 시장에 프리런치가 만들어지는 원인으로 남아있습니다.

 

세번째 상황의 경우, 프리런치가 확실한 "참 좋은데 뭐라 말할 수 없이 좋은 건 아는데"라 할 수 있는 종목이 있다하더라도 가격이 과연 적정한 주가 수준까지 갈 것이라는 보장을 할 수 없기에 투자자들은 프리런치를 포기합니다. 특히 이번 5월 증시처럼 대외적 변수가 발생할 경우 본인이 가지고 있는 프리런치까지도 더 싼가격에 시장에 던져버리기도 합니다.

 

작년 가을 증시 중급 하락장 때처럼 그리고 지금 5월 증시 급락 때처럼 증시가 크게 출렁이게되면 주식시장에는 포장을 벗기지도 않은 고급 프리런치가 헐값에 던져지게 됩니다.

물론 그 프리런치 하나하나 단위로 보면 미래에 손실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마치 대항해 시대 때 금/은 차익거래 무역을 하는 범선 1대에 몰빵투자한 것처럼 매우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프리런치의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을 모아서 포트폴리오를 꾸린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물론 1종목에 몰빵해서 기대할 수 있는 짜릿한 대박수익률은 아니지만 프리런치의 확률은 수익률이라는 추출물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예를들어 포트폴리오를 꾸렸는데 적정한 주가까지 상승할 종목확률 50%, 하락할 종목확률 50%라 해보겠습니다. 이 때 상승하였을 때의 평균기대수익률을 100%, 하락하였을 때의 기대손실을 -50%라 한다면 이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은 25%로 계산됩니다.

 

기대수익률

= 상승확률 X 평균기대수익률 - 하락확률 X(평균기대손실)

= 50% X 100% - 50% X 50% = 25%

 

이러한 프리런치 상황은 증시가 급락할 때 특히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헐값에 버려진 종목들은 더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지게 할 것이고, 워낙 낮은 가격에 버려졌기에 평균기대손실도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확률의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하락장을 겪은 시기 포트폴리오를 꾸린 경우 수익을 낼 확률(승률)은 급격히 높아지게 됩니다.

 

 

[하락장/상승장 후 lovefund연구용 가치투자 포트폴리오(레벨1)의 사례]

 

위의 표는 대표적인 하락장 직후인 2016년 2월과 상승장 중이었던 2015년 2월에 만들어진 필자의 연구용 가치투자 포트폴리오(레벨1)의 1년 후의 수익률 통계치입니다.

하락장 이후에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는 승률 86%에 이르고 하락평균 손실률이 -7.5%에 불과하였지만 상승장 이후에 만들어진 포트폴리오의 경우 승률이 44%로 낮아이고, 하락평균 손실률이 -15.8%까지 높아졌습니다.

 

자... 길이 너무 길어졌군요. 간단히 마무리하겠습니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이런 살벌한 증시 환경이 프리런치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일까요? 아니면 모두가 환호하는 그 때 일까요? 판단은 독자님들께 맡기겠습니다.

 

2019년 5월 15일 수요일,  폭락장 직후인 2009년 2월 사례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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