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20년 새해 증시가 개장되며 20년대! 증시도 시작되었습니다. 아재들끼리 농담삼아 "2020 원더키디(추억의 만화)"의 시대가 되었다고도 말하는 2020년입니다. 매년 첫 거래일에는 새해에 대한 희망감이 가득합니다만, 그 기분은 하루를 넘기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2020년 증시,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아야할지에 대해 새해 첫 거래일 증시토크에서 이야기드리고자 합니다.
ㅇ 문득 작년(2019년) 첫 거래일 증시토크를 뒤돌아보니.
오늘 증시토크를 쓰기에 앞서 이런저런 데이타를 살펴보던 중 2019년 첫 거래일에 필자가 적었던 증시토크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증시토크는 제목은 "2019년 새해증시:오리무중을 걷는 기분일듯한 장세"라고 왠지 무겁게 잡았었더군요. 기대감도 있지만 함부로 긍정론을 피력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던 작년 초를 떠올리다가 현재 2020년 1월 첫거래일로 생각을 되돌려 와보니 왠지 모르게 2020년 1월 첫거래일인 오늘은 그 때보다는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2019년 첫날 그 해 증시를 오리무중 이라 표현했지만, 2020년 첫날인 오늘 저는 가벼워진 어깨 속에 희망과 회의감의 공존이라는 작년에 비해 조금 더 긍정적인 의미로 시장을 대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2020년에 시작하며, 시장에 호악재 중 막연한 재료들을 제외하고 눈에 확실히 보이는 근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 아마 2020년 연말에는 우리가 현재 전혀 생각치도 않았던 호재/악재들이 등장하겠지요?)
ㅇ 눈에보이는 긍정적 요인 : 턴어라운드 되고 있는 경제 지표들...
지난 한해는 미중 무역전쟁에 여파가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던 한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채찍효과의 거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한국은 수출감소와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발생하였고 결국 주가불안 요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하반기 들어 수출 증사율이 전년동기비 -10%대 감소세로 들어가면서 우려감은 커져갔습니다. 그런데 경제현상에는 "기저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올해 좋지 않았는데 새해에 조금이라도 개선되면 턴어라운드로 시장은 받아들이게 됩니다. 미중 1단계 협의가 없었더라도 기저효과가 발생되어 2020년에는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커졌던 것이지요.
이런 중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있었으니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 효과는 올해 봄 통계에서 나타나고 있을 것입니다.
[월별 수출입 증감률, 수출 전년비 증감율(청색선), 자료 : 관세청 2020년 1월1일 보도자료]
그런데 앞서 언급드린 기저효과 조짐이 작년 12월 수출입 통계에서 나타났습니다. 위의 수출 전년대비 증감율(청색선)이 작년 6월 이후 두자리수 -10%대 감소가 이어졌습니다만, 연말 12월에는 감소폭이 -5.2%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즉,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올해 "기저효과+미중무역1단계 합의" 효과로 연초 이후 수출이 전년대비 증가세를 보인다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도 높아지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지표의 턴어라운드는 수출입 통계에서 뿐만 아니라 경기 선행지수에서도 관찰되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OECD 경기선행지수 추이, 자료 : OECD]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OECD경기선행지수를 보면 이미 중국은 지난 연초부터 경기선행지수가 턴어라운드하였고 한국과 미국은 작년 10월부터 턴어라운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나 한국증시의 경우 경기선행지수와 주가지수가 방향성을 같이하는 경향성이 크다보니 경기선행지수는 주식시장 심리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참고 : 종합주가지수와 OECD경기선행지수 추이, 월별등락률의 상관계수 0.3]
ㅇ 눈에보이는 부정적 요인 : 주가지수가 상승하면 국민연금은 부담요인 그리고 그외
매년 수없이 많은 악재들이 등장하지만 대부분 막연하거나,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야 그 악재의 존재를 파악하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시장을 분석하다보면 스케쥴이나 시나리오 전개에 따른 악재들을 예상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 악재로서의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현재로서는 모릅니다.
대표적으로 계산 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의 매매입니다.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중장기 국내주식 비중 목표치를 두고 있는 연기금은 주식시장에 큰 공룡입니다. 그들의 매매 수급동향은 [연기금+국가]라는 합쳐진 통계치로 연기금의 존재를 숨겨 발표하고 있지만 숲속에 공룡이 숨어서 움직이더라도 그 모습은 훤히 보이는 것처럼 연기금의 매매수급은 정해진 타임프레임과 주가지수 등락률에 맞추어 나타나게 됩니다.
작년 주가지수가 1900p를 무너트리는 등 비관론이 팽배할 때 필자가 증시를 두려워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린 근거 중에 하나가 연기금의 대규모 매수세가 자산배분전략 리밸런싱 과정에서 유입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이후 연기금의 엄청난 연일 매수세 기억나실 것입니다.
(※ 2019년 8월 21일 이후 25일 연속 순매수 기록/ 2019년 하반기 연기금등 6조2천억원 순매수)
든든한 언덕과도 같았던 연기금(이라 쓰고 국민연금, 연기금 자금 중 절대적인 비중을 국민연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연기금의 수급이 주가지수 2200p부터는 중립 상태에 들어가게 됩니다. 국내주식비중 17.3%를 맞추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더 사기도 애매하고 매도하기도 애매한 상황에 들어온 것이지요.
[주가지수 상승시 국민연금의 예상 매도규모]
그런데 만약 주가지수가 2500p까지 상승한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요?
기금운용본부의 공시와 국내주식투자 목표비중 17.3% 감안하여 필자가 계산하여볼 때 -16조원 이상 매도물량이 출회되어야하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꿈의 주가지수인 3000p에 이를 경우 45조원 수준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게 되지요.
즉, 향후 증시 상승시 연기금의 매도가 증시에 수급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공백을 누가 메워줄지가 향후 증시의 관건이 되겠습니다. 다만 저 매도물량을 뚫고 해당 지수에 올라서게 되면 그 영역부터는 증시가 하락할 때 연기금이 든든한 매수세를 유발하게 되는 새로운 기준선이 됩니다.
이 외에도 눈에 보이는 악재로는 5월, 8월 11월에 예정되어있는 MSCI 이머징 지수 리밸런성이 있습니다. 중국A주의 비중 확대 스케쥴 중 2018년엔 5%, 2019년에 20%까지 진행되었고 올해 또 다시 작년 수준의 리밸런싱이 있을 예정입니다. 타임 스케쥴에 의한 ... 잠재적 악재라 할 수 있겠군요.
만약 주가지수 상승할 경우 큰 공룡 악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상장주식 양도세 전면시행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일본도 1989년 증시 버블시기에 단계적으로 진행해 오던 주식 양도세를 그 해 전면시행으로 정착시켰습니다.
ㅇ 희망과 회의감의 공존
2020년 증시를 시작하는 오늘 증시의 호악재를 생각하면 끝도 없이 꼬리를 물고 재료들이 머리속에 떠오르실 것입니다. 희망도 있지만 회의감도 공존하시리라 짐작됩니다.
특히나 겨울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은 군중심리 사이에서 주식시장에 대해 언급하다보면 냉소를 받기 쉽상이지요. 아마 악재들보다 그 냉소가 투자자들을 더 힘들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드린 재료들을 넘어 가장 강력한 재료는 계속 강조드려온 한국증시의 극단적 저평가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강세장은 비관속에서 태어나... 회의감 속에서 자라며, 낙관속에서 성숙하여 행복속에서 사라진다"는 텀플턴경의 투자격언을 떠올리며 2020년 증시를 함께 시작하시지요.
2020년 1월 2일 목요일, 2020년 성공투자와 함께하시는 한해 되시기 바랍니다.^^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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