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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우한 폐렴으로 흔들리는 증시 : 공포는 공포를 부르고.

by lovefund이성수 2020. 1. 28.
우한 폐렴으로 흔들리는 증시 : 공포는 공포를 부르고.

설연휴 사이 우한 폐렴 감염자수와 사망자수가 폭증하고 있고, 중국 우한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충격적인 영상들이 SNS에 돌면서 연휴가 끝난 오늘(1월28일) 증시 약세가 당연시 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몇일 사이 뉴스매체 그리고 SNS 등에서 보여지는 군중심리와 투자심리는 시간이 갈 수록 공포에 공포를 더해가고 있더군요. 시장을 분석하는 이들조차도 설연휴 이후 민감한 숫자로 내밀고 있는 지금 필자는 왠지 모를 씁쓸함을 보게 됩니다. 군중심리의 역사는 결국 반복되고 있기에 말입니다.

 

 

ㅇ 우한 폐렴으로 인류가 멸망하려나? 투매, 투매...

 

중국이 우한시를 폐쇄하고 예전과 달리 신속히 WHO상황을 보고해서일까요? 우한폐렴에 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뉴스와 증시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심지어는 우한 폐렴으로 의심되는 환자들의 충격적인 영상이 뉴스매체에 나올 정도이다보니 투자자들의 심리는 순간적으로 차갑게 차갑게 식어버렸습니다.

 

오늘 이 칼럼을 쓰고 있는 12시 즈음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 모두 3%넘게 하락하고 있고 하락종목수가 상승종목 수에 10배에 이를 종목로 극도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 1918년 스페인 독감이 돌던 시절 수백만~수천만명이 사망하였던 것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은 심지어 중세 유럽에서 돌았던 흑사병을 이야기하며 우한 폐렴이 혹시나 인류에게 큰 악몽을 남기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하며 공포에 떨고 주식시장이 하락하니 투매하며 또 다시 공포에 떠는 상황이 반복되는 오늘 아침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3년 사스, 2009년~10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때의 공포심리가 복사-붙여넣기 하고 있나?"

사람들의 반응은 그 때와 똑같이 반응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우한 폐렴의 경우는 증시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살짝 다르긴 하군요.

 

 

ㅇ SARS, 2003년 당시를 다시 떠올려보다.

 

2003년 연초, 전세계를 강타한 SARS.

사스라는 명칭은 2003년 4월이 되어서야 명명되었고, 그 전에는 중국 괴질 혹은 홍콩 괴질이라 불리었습니다. 2002년 가을부터 시작된 괴질은 2003년 연초부터 급격히 사망자를 늘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즈음 필자의 친구는 신혼여행을 동남아에서 다른 곳으로 급하게 돌릴 정도였으니 그 당시 공포 분위기 미루어 짐작되실 것입니다.

 

[2003년 SARS가 당시 뉴스들을 보면 현재 우한폐렴에 대한 반응과 똑같다, 자료참조 : 다음뉴스 검색]

 

 

매일 실시간으로 감염자수와 사망자수가 업데이트 되고, 뉴스 영상에서는 세계 각국 병원에 심각한 상황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은 SARS 공포에 떨었지요.

17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사람들은 2003년 SARS가 2002년 가을부터 시작되었으니 SARS 때문에 증시가 대폭락하였다고 분석합니다.

 

음... 맞긴 합니다. 2002년 10월말부터 2003년 3월 17일까지 한국증시는 -20%하락하였습니다. 조금 과하게 잡자면 2002년 11월 말부터 잡아보면 2003년 3월 17일까지 -30%하락하였습니다.

우와...SARS 때문에 증시가 대폭락하였네요(?????)

 

과연 그럴까요? 아니지요. 그 당시는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앞두고 있던 전쟁리스크가 지배하던 시기였기에 증시 조정세가 깊이 전개되었던 것입니다. SARS는 그저 분위기만 잡았을 뿐이지요.

오히려, 중국괴질, 홍공 또는 동남아 괴질로 불리우던 병이 2003년 4월 SARS로 명명된 이후에는 오히려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이후 두달 뒤 2002년 11월 고점까지 회복하였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2003년 연초 하락을 SARS 때문이라 분석하지만 아니다]

 

 

ㅇ 우한 폐렴 : 호들갑을 떨기에 빨리 잡힐 것!

 

예전 SARS 당시 그리고 2009~10년 신종플루 당시에 필자는 불쾌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내 스스로를 유행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몇몇 사람들이

"마스크 끼고 호들갑 떤다..."면서 시비를 걸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호들갑을 전국민적, 전세계적으로 떨었기에 SARS도 진정되었고, 신종플루, 조류독감, 메르스도 빨리 진정될 수 있었지요. 심지어는 1918년 스페인 독감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이후에 급격히 감염자가 줄어들었다고 하지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외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2개 착용한 것을 보며 다들 나름대로 호들갑을 떨며 감염을 막으려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례적으로, 정말 이례적으로 WHO에 우한 폐렴 사태를 SARS때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빨리 알리고 우한시를 폐쇄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마 십수년 전이었다면 "호들갑 떤다"면서 비아냥 거릴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지금은 그 때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권 사람들은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검사장비도 발전하여 최대한 빨리 감염여부를 알 수 있으니 의학기술의 발달을 실감할 정도입니다.

(※ 2009년~10년 신종플루 당시에는 독감여부 검사 의뢰 후 3~5일 뒤에야 결과가 나왔지요? 그 사이 병명도 모른체 타미플루를 먹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ㅇ 그렇다면 지금 증시 급락은 어떻게 볼 것인가?

 

[사진참조 : pixabay]

 

글을 쓰는 잠깐 사이에 주가지수가 3%대 중반까지 추가 하락할 정도로 오늘 증시가 제법 깊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낙폭이 낙폭을 만들며 공포심리를 키우는 가운데 우한 폐렴이 공포심리를 증폭시키는 매개체인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우한 폐렴만으로 보기에는 낙폭이 과도합니다. 물론, 우한 폐렴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위축된다는 논리로 해석할수는 있습니다만, 과거 메르스, 신종플루, SARS 때 반응했던 증시 모습에 비한다면 과도한 반응이 설명절 이후인 오늘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단, 우한 폐렴 이슈는 현재 공포 심리를 주고는 있으나 오늘 급락에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른 숨겨진 존재와 같이 등장한 마치 바지사장과 같은 재료라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달러원 환율이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고, 외국인 매도가 선현물 양시장에서 제법 강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은 우한폐렴이 진짜 악재가 아니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뒤에 숨겨진 존재들로는 지난주에 있었던 홍콩의 신용등급 하향이 있을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서서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초과지급준비금리(IOER) 인상 가능성이라는 잠재적 악재가 우한폐렴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는 악재로서의 힘을 내뿜을 수 없기에 우한 폐렴이라는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 말입니다.

 

이 악재들은 결국 우한폐렴의 전염속도가 잡히게 되면, 모두 망각의 길로 접어들어갈 것입니다.

다만, 그 때까지 투자심리는 우한폐렴 공포에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며 치이겠지요.

 

2020년 1월 28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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