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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4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 : 빅배스 현상이 쏟아지다.

by lovefund이성수 2020. 2. 14.

4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 : 빅배스 현상이 쏟아지다.

속속 기업들의 4분기 잠정실적 공시가 이어지는 요즘입니다. 배당 예정금액도 함께 발표되다보니 흐믓한 기대감 속에 4분기 잠정 실적을 보면, 3분기까지 멀쩡했던 회사가 4분기에 엄청난 실적악화로 인해 전년도 실적 자체가 망가진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4분기 어닝 쇼크라는 단어를 매년 연초 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되면 너무 흔하게 그리고 반갑지 않게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4분기 기업 실적 악화 이면에는... 빅배스가 숨어있습니다. (※ 큰 욕조 현상) 

 

 

ㅇ 분명 3분기까지 실적이 멀쩡했던 회사인데 : 2019년 누적 실적 악화?!

 

요즘 12월 결산법인들의 2019년 잠정실적이 발표가 연이어지고 있습니다. 좋은 종목, 가치있는 종목, 실적이 그래도 괜찮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더하더라도 4분기 실적 쇼크로 인해 주가가 휘청거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분명 3분기까지는 실적이 그런데로 선방한듯 한데 4분기에 몰아서 실적 악화를 반영하니 주가도 휘청거리고 심리적으로도 난감한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H모 회사에서 관찰된 4Q 어닝쇼크와 빅배스 현상]

 

 

위의 사례는 최근 잠정실적을 발표한 H모 회사의 2019년 실적을 기간별로 나누어 전년실적과 비교한 도표입니다.

이 회사는 3분기까지는 그런데로 크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4분기에 매출액 감소에 비하여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급격히 감소됩니다. 결국 2019년 전체 실적은 매출액 0.6%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10%대 감소로 마감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H모 회사에서만 발생되는 것이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의 상장사에서 4Q에 실적이 레벨다운 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회사마다 상황은 제 각각이겠지만 결론적으로 "빅배스"현상을 노렸기 때문입니다. 마치... 연말에 관공서에서 보도블록 급하게 갈아치우듯 말입니다.

 

 

ㅇ 빅배스 : 비용, 부실 모두 털어내고 가볍게 고고고?

 

보통 빅배스 효과는 CEO변경 전후 주가 연구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CEO가 변경되면 이전 CEO가 남겨둔 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기업 정치 측면에서는 이전 CEO의 업적을 깍아내리면서 신임CEO 임기 초반에 과거 CEO의 부실, 비용, 잔재들을 털어냅니다. 또는 보수적 회계를 이용 해 이익을 보수적으로 잡게 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실적은 당연히 악화되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전CEO의 잘못된 오점으로 시끌시끌해집니다. 

"거 봐라! 예전CEO가 이렇게 문제가 있었기에 내 임기 초에 모두 청산하고 시작하자" 라는 분위기이니 책임은 떠난 이전CEO에게 넘겨지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부실을 털어내고 나면 가볍게 조금만 경영을 잘해도 실적과 업적은 엄청나게 튀어오르는데 그 흐름이 마치 욕조를 옆에서 본 라인처럼 쭉~~ 하락했다 올라온다하여 혹은 목욕을 해서 오물을 씻어낸다하여 빅배스(Big Bath)효과라 합니다.

 

그런데 이 빅배스 효과는 4분기 기업실적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포털사이트에서 "4분기 빅배스"로 뉴스 검색을 해 보아도 매년 엄청난 양의 기사가 쏟아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예 상장사들의 관행처럼 되어있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기업들의 관행 때문에 이익 추정에 애를 먹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매년 연초 4분기 실적 쇼크인 빅배스 관련 이슈가 쏟아진다, 자료참조 : 다음 뉴스검색]

 

 

ㅇ 4분기에 기업들은 왜?! 이익을 줄이면서 빅배스를 단행할까?

 

그렇다면 왜? 4분기에 기업들이 빅배스를 단행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회사마다 사정이 있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4분기 연말에 성과급/성과금을 일시에 지급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3분기까지 실적이 좋았다면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줄터인데 보통 연말에 지급되지요? 그러다보니 매출은 멀쩡하더라도 4분기에 성과급/성과금 지급 등의 비용 증가로 이익이 갑자기 위출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벤더 기업들의 경우 원청 제조사의 눈치가 보여

여러분이 원청 제조사에 부품이나 소재 혹은 장비 등을 공급하는 벤더회사의 CEO라 가정 해 보겠습니다. 만약 3분기까지 실적이 엄청나게 좋고 4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져 그 해 실적이 대박이 났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원청 업체에서 친절히 "납품단가 인하"압력을 요구할 것입니다.

흐흐흐흐흐 (씁쓸합니다.)

이 압력을 최대한 낮추려면 어찌해야할까요? 네... 4분기에 비용을 털어 낼 것 있으면 빨리 털어야지요.

 

셋째, 회사 직원들을 관리하는 사측입장에서 보겠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습니다만 경영진이 자주 하는 이야기가 바로

"회사가 위기다!"라는 말입니다. 경기가 좋아도 위기, 나빠도 위기, 그냥 그래도 위기. 위기위기위기입니다.

실적이 엄청나게 좋은데 경영진이 "회사가 위기야"라고 말한다면 직원들이 공감하지 않겠지요?

그래서 3분기까지 실적이 그런데로 괜찮더라도 4분기에 보수적 회계를 짜내서 이익을 줄여 버릴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네번째로, 실적이 안좋아지고 있거나 다음 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 아예 미리 잠재적 비용을 털어 재무제표를 다듬어 놓는 것입니다. 이를 (마사지~~)라고 합니다. 이익이 너무 크게 발생했다면 이익을 조금 완화시켜 다음 해로 이익을 넘길 수도 있고, 실적이 안좋다면 아예 일거에 모든 부실을 털어내고 다음 해 가볍게 갈 수도 있습니다.

 

 

ㅇ 4분기 불편한 실적 빅배스 어떻게 대해야 하나.

 

[4분기 어닝쇼크/빅배스 효과. 사진참조 : pixabay]

 

작년에 기업들의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았다보니, 새해(2020년) 전망이 무거워서일까요? 중소형주에서 특히 빅배스 현상이 많이 관찰되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그냥 아무 종목이나 붙잡고 잠정실적 공시 열어보면 노골적으로 4분기에 빅배스 흔적이 너무도 노골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씁쓸합니다..

그로 인해서일까요?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4분기 실적 악화를 무조건 나쁘게 보아야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하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 선반영 입니다. 과거에는 개인투자자들은 인지하지 못했던 4분기 빅배스 현상을 이제는 상당수 개인투자자분들이 인지하고 있습니다. (※ 개인투자자분들의 지식이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3분기까지 실적이 엄청나게 좋으면 4분기에는 실적악화되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결과 3분기까지 주가강세가 이어졌다가 4분기에 실적 악화 우려로 내려앉는 경우가 자주 관찰됩니다.

즉, 선반영된 것이지요.

 

두번째 빅배스로 부실,비용 등을 털어냈으면 그 후엔?

올해 2020년 기업들의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계속 제기 되고 있지요. 2월 10일까지의 수출통계도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월 12일 자 lovefund증시토크 "경제 지표들, 한국증시의 턴어라운드를 암시하고 있다" 참조)

그런데 4분기에 부실과 비용을 털어냈고 그 실적 악화과 주가에 선반영되었다면 이후 2020년 기업 실적 턴어라운드가 발생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네 맞습니다. 매출이 조금만 늘어도 비용은 이미 많이 털어냈기에 이익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따라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될 즈음 흥미로운 현상이 증시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 해 봅니다. (흥미로운 현상이 무엇인지는 독자님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경우 기업 실적을 추정할 때, 3분기까지 호실적이었던 기업의 경우는 4분기 실적이 아예 없다고 가정하고 밸류에이션을 추정합니다. 그냥 3분기까지 실적만으로 밸류에이션을 계산하는 것이지요. 오늘 글에 주제인 4분기 빅배스를 기업들이 단행할 가능성이 절대적인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2월 14일 금요일, 발렌타인 데이인 오늘 행복한 불금 보내십시오^^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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